[팩트체크]최근 여론조사는 ‘문빠’만 응답하는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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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대표, 안철수 후보, 여론조사 문제 제기
- 문 대통령 지지자 참여도 높으나 과거에도 나타난 일반적 현상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되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5월 2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중앙선대위 발대식에서 "‘문빠’하고 ‘태극기’만 농축돼서 여론조사에 응하다 보니 제가 당연히 3등하는 조사가 나오게 된 것”이라며 “이런 여론조사가 조작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지난 23일 천안지역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여론조사에 대답하는 사람들은 광적인 문재인 지지층, 그 사람들이 70~80%”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24일에도 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해 "지난 대선때 41%를 득표했던 문재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0%~70%까지 나오고 있다”며 “가짜 여론조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로 여론조사에 참여할까?

홍 대표의 말대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로 여론조사에 응하는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http://www.nesdc.go.kr)에 등록된 여론조사 중 전국을 대상으로 올해 실시한 조사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한국리서치는 KBS의뢰로 실시해 5월 9일 공개한 < 
전국 정기조사 국정운영평가,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에서 어느 후보에게 투표했느냐’고 물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여론조사 등록현황 중 4797번)

응답자 1000명 중 ‘투표불참/모름/무응답’자를 제외하고 지난 대통령 선거 투표에 참여했다고 응답한 834명 중 574명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답했다.

계산해보면 응답자 중 문 대통령 지지자의 비율은 68.8%로, 실제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 41.08%을 27% 포인트 이상 웃돈다.

응답자 중 다른 후보 지지자의 비율은 어떨까?


홍준표 후보나 안철수 후보 지지자의 비율은 두 대선 후보가 각각 실제 얻은 대선 득표율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낮게 나타났다.

홍준표 후보의 대선 득표율은 24.03%였으나 이 조사에서 홍 후보를 지지했다는 응답자는 89명으로 10.6%였다.

안철수 후보의 대선 득표율은 21.41%였으나 이 조사에서 안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응답자는 94명으로 11.2%였다.

유승민 후보는 6.76%(실제 득표율), 5.39%(응답자 비율)로 큰 차이가 없었고, 심상정 6.17%(실제 득표율), 2.75%(응답자 비율)로 3~4% 포인트 가량 낮게 나타났다.

지난 3월 9일 중앙선데이 의뢰로 (주)입소스가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여론조사 등록현황 중 4408번)와 2월 14일 경향신문 의뢰로 (주)한국리서치가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4319번)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자라는 응답자의 비율은 문 대통령의 실제 대선득표율보다 높았다.

(주)입소스의 조사에서 응답자 중 문 대통령 지지자는 61.6%, ㈜한국리서치의 조사에선 60.9%였다.

여론조사를 하면서 지난 대선의 지지 후보를 함께 물어보고 있는 다른 조사업체인 리얼미터 측은 “문재인 대통령을 뽑았다고 응답한 사람의 정확한 수치는 내규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업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전체의 60%나 70%까지는 아니지만 실제 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인 41%보단 많고, 반대로 홍준표 대표를 지지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실제 대선득표율보다 10% 포인트 정도 적게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론조사 결과는 가짜, 왜곡된 것일까?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인 응답자의 비율이 문 대통령의 실제 대선 득표율에 비해 높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실에 따라 홍준표 한국당 대표 등의 주장대로 최근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들을 ‘왜곡된 가짜’로 봐야 할까?

그렇게 규정하기는 어렵다.

19대 대선 후보들
먼저 박근혜 정부때 실시된 선거여론조사를 봤다.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실시해 4월 9일 공개한 <서울시장, 인천시장, 경기도지사 선거 등에 관한 내일신문 기획 여론조사>를 보자.(여론조사 등록현황 중 91번)

이 조사에서 ‘지난 대선(18대)에서 어느 후보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후보를 선택했다고 한 응답자는 666명으로 ‘무투표/무응답자’를 제외한 전체 응답자(1110명) 중에서 60%를 차지해 박 전 대통령의 실제 18대 대통령선거 득표율인 51%보다 9% 포인트가 더 높았다.

반면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다는 응답자는 36%로 실제 18대 대선 득표율인 48%에 비해 12% 포인트 가량 적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최근 공개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하게 대선의 당선자를 지지한 응답자가 많고 패배한 후보를 지지한 응답자가 적은 추세가 나타난 것이다.


(주)한국리서치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선 당선자가 이후 선거 여론조사에서 실제 득표율보다 10% 포인트 정도 '과대 대표(overestimate)' 되는 것은 미국이나 박근혜 대통령 때도 나타났던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왜곡’이란 ‘의도를 가지고 조작한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홍 대표의 말은 상당히 부적절한 코멘트”라며 “야당 지지자가 여론조사에 덜 참여하는 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모든 여론조사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자연 발생적인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나 홍준표 대표의 최근 언행이 지지자에게 조차 공감을 받기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야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 비협조적인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실제로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자유한국당이 ‘위장평화쇼’라는 말을 내놓은 후 원래 20% 이상이던 한국당 지지율이 17%정도로 떨어졌다”고 리얼미터 관계자는 밝혔다.

㈜한국리서치 관계자는 “여론조사 응답자 중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보의 지지자 비중이 각 후보의 실제 대선 득표율에 비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문 대통령의 경우 선거 시점보다 긍정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홍준표 대표나 안철수 후보는 선거시점보다 더 비판적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여론조사에 잘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실제 투표장에도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지방선거 투표에서는 보수층이 결집해 한국당 후보들이 최근 여론조사 결과보다는 더 많은 표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 나타난 패턴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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