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고의로 6·25 기념식 피하는 文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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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커뮤니티 등에서 '고의 회피론' 등장
역대 정권 6·25기념식 살펴보면 주장의 신빙성 희박
현행 법령상 대통령의 기념식 의무참석 규정 없어
일부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 댓글을 중심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6·25기념식에 고의로 불참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 기념행사를 피해 러시아 국빈순방에 나섰다는 가설이다.

文대통령, 올해 6·25기념식 피해 러시아 갔다?


문 대통령이 올해 6·25기념식 날짜를 피해 러시아를 방문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문 대통령의 순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국빈' 자격으로 이뤄졌다. 청와대가 6·25에 임박한 일정을 일부러 짠 게 아니라 러시아 측의 요청을 수용한 것이 된다.

양국 정상은 4·27 남북정상회담 이틀 후인 지난 4월 29일 통화를 나눴다.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6월 국빈방문을 요청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할 경우 한국과 멕시코 월드컵 축구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과의 만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순방 일정 또한 21~24일의 2박4일로, 우리 시간으로 24일 문 대통령은 귀국한다. 6월 25일 당일에 문 대통령은 러시아가 아닌 한국으로 돌아와 있게 된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고의로 6·25기념식을 피해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文대통령, 6·25 행사를 기피하고 참석하지 않으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6·25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6·25기념식에 불참한 대통령은 문 대통령만이 아니다.

최근 10여년간 일정을 확인해보면 정부 주관 6·25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연설하는 사람은 거의 국무총리들이었다. 대신 기념식보다 며칠 앞서 열리는 '참전유공자 위로연' 행사에는 주로 대통령이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67주년 6·25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틀전에 국가보훈처가 주관한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 참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기에도 마찬가지였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4번이나 있었던 6·25기념식에 모두 불참했고, 참전유공자 위로연에만 참석해 유공자들을 격려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최고위 정부인사는 당대 총리들뿐이었다.

물론 6·25기념식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경우가 없지는 않다. 이 경우는 '전쟁 발발 50주년' 등 10년 단위로 기념식의 의미가 가중되던 시점이었다. 전쟁 50주년(2000년)에는 김대중 당시 대통령, 60주년(2010년)에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기념사를 했다.

2010년 6월25일 '6·25 제60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노컷뉴스 자료사진)

현행 법령에 따르면, 어떤 법정 기념일이든 대통령의 참석 의무는 없다.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과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VIP(대통령)의 국가기념일 참석 의무는 어디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2000년 6월25일 '6·25 제50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는 김대중 당시 대통령(사진=문화체육관광부 e영상역사관)

다만 3·1절, 현충일, 광복절, 국군의날 등에는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는 게 관례로 굳어져 왔다. 이밖에 다른 기념일의 경우 역사적 의의나 시대정신을 반영해 그때그때 참석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지난 20일 열린 6·25전쟁 제68주년 국군 및 유엔군 참전 유공자 위로연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전례상 25일 있을 68주년 6·25기념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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