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과 가짜뉴스, 미디어 사춘기 시대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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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악플러, 합의금 헌터.. 1인 미디어 시대의 어두운 면
- 가짜뉴스, SNS 기술에 필터버블 더해지며 심각한 중독성
- 법적으로 가짜뉴스 규제하기 모호한 측면 있어
-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좋은 콘텐츠로 성숙한 사회 만들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8월 17일 (금)
■ 진 행 : 대도서관
■ 출 연 : 양지열 변호사

◇ 대도서관> 지난 14일 YG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연예인과 관련한 악의적 루머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속칭 악플러의 인신공격적인 게시글과 모욕적이고 성적인 발언들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요. 그런데 사실 아무 생각 없이 쓰는 악성댓글 또 재미로 유포하는 가짜뉴스 이런 게 법적으로 처벌을 받는 것인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오늘 이 이슈 양지열 변호사와 함께 꼼꼼히 짚어보겠습니다. 양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양지열> 안녕하세요.

◇ 대도서관> 변호사님도 방송에 많이 나오시잖아요.

◆ 양지열> 그런 편이기는 한데 저야말로 대도서관님 스마트폰으로 항상 뵙다가 실물을 뵈니까 굉장히 신기한, 어리벙벙한 그런 상황입니다.

 


◇ 대도서관>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이 그래서 혹시 심한 악플을 받아보신 적 있으십니까?

◆ 양지열> 제가요? 있죠. 왜 없겠어요. 의외로 있더라고요. 특정 사이트 같은 데서 조금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관해서 얘기를 했었을 때 반대를 하시는 건 얼마든지 필요하죠. 그리고 저도 귀 기울이려고 일부러 찾아서 본 적도 있기는 한데 그냥 반대를 하시는 게 아니라 정말 글자 그대로 밑도 끝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도배를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거는 읽어서 내가 도움을 받을 수가 없잖아요, 그런 분들에게는. 그래서 저는 안 읽게 되더라고요.

◇ 대도서관> 실제로 대응하신 적도 있습니까?

◆ 양지열> 대응을 하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일단 연예인분들 같이 그렇게 많은 댓글이 달리지는 않죠, 당연히. 그렇기도 하고 또 생각보다 심하지 않은 게 변호사 덕을 좀 보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변호사니까.

◇ 대도서관> 그러네요. 변호사니까 함부로 못하는군요.

◆ 양지열> 약간은 좀 주저하시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참았죠.

◇ 대도서관> 앞으로 연예인 되려면 변호사도 겸업해서.

◆ 양지열> 그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대도서관> 앞서 제가 YG엔터테인먼트 사례를 소개했습니다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법적 조치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 양지열> 소속 연예인들을 전체를 대상으로 해서 심각한 악플 같은 것들을 상습적으로 다는 사람들을 다 가려내서 한꺼번에 소속사 차원에서 이른바 어떻게 보면 기획이라고 해야 될까요. 한번 정리를 해야겠다, 이런 마음을 품은 모양이에요. 물론 양상이 많이 달라진 것 같기는 해요, 과거와. 이렇게 기획사가 아예 나서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요즘에는 악플러들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게 오히려 대세로 바뀐 것 같아요, 연예인분들이. 사례를 하나하나 꼽기 어려울 정도로 뉴스가 뜨면 오히려 연예인 관련 뉴스는 악플러 다 강경 대응 하겠다, 이런 식이더라고요.

◇ 대도서관> 요즘 그런 기사가 뜰 때 의외로 네티즌들의 반응이 잘했다, 이런 반응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거기서 이런 분위기가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양지열> 처음에 예를 들어서 악의가 너무 없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던 분들도 또 내가 사랑하는 팬인데 팬 입장에서 봤을 때 좋아하는 연예인을 저렇게까지 심한 표현을 쓴다는 것. 그리고 이런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서 악플이라고 하는 게 사실 인격살인이라고 부를 정도로 문제가 많다는 게 알려지다 보니까 이제 일반 시청자들이나 청취자분들도 그 사실을 좀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오히려 고소를 하는 게 맞다는 쪽으로 호응을 보내주는 것 같습니다.

◇ 대도서관> 저도 가끔 가다가 악플을 많이 당하기는 합니다.

◆ 양지열> 그러시겠죠. 본인 경험담을 얘기를 해 주시는 게 청취자분들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 대도서관> 저 같은 경우도 물론 제가 잘못한 일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거야 얼마든지 괜찮은데 정말 밑도 끝도 없이 한 번도 보지 않는 것 같은 분이 저에 대해서 악플을 다는 걸 보고 또 그걸 심지어 여기저기 퍼뜨리고 다니는 걸 보면 저도 사실 울컥울컥해요.

◆ 양지열> 사람이잖아요.

◇ 대도서관> 그래서 이걸 고소 고발을 해 버릴까 하다가 참고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고소를 해 본 적은 없거든요.

◆ 양지열> 사실 대도서관님 정도는 거의 준연예인인데, 네트워크상에서는. 그런데도 이 정도면 참자라고 한다면 고소에 나서는 연예인들은 얼마나 시달렸을까 생각도 들고요. 지금 딱 지적해 주신 부분이 뭐냐 하면 예전에는 인터넷이라고 그래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았어요. 또 그 안에서 가짜뉴스가 됐건 허위사실 유포나 모욕이 됐든 보는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가 않았고 전파가 되는 것도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지금 누군가 하나 잘못된 얘기 이른바 찌라시 만드는 순간에 단톡방에 그냥 뜨면 빛의 속도가 퍼져나가잖아요.

◇ 대도서관> 이미 끝나요. 그게 가짜뉴스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다 퍼져 있고.

◆ 양지열> 막을 수가 없으니까.

◇ 대도서관> 그거를 다시 내가 해명을 해 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 양지열> 더 눈덩이처럼 말꼬리 잡는 게 얼마나. 저희도 말꼬리 잡는 건 아니고요, 변호사가. 뭔가 서로의 의견들을 가지고 주고받는 공방들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진짜 완벽한 내 입장에서 논리라고 해도 거기는 반드시 허점이 있고 거기서 또 뭔가를 찾아내서 반박을 하면 서로 주고받으면서 오히려 더 커지는 겁니다.

◇ 대도서관> 이게 일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더라고요.

◆ 양지열> 그래서 아예 연예인분들도 이건 딱 끊고 그냥 고소를 하자, 경찰로 가자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자료사진=pixabay)

 


◇ 대도서관> 맞습니다. 이게 연예인분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부분을 들어보니까 뭔가 나에 대한 거짓 루머 같은 게 퍼지고 있어요. 그러면 내가 거기에 대해서 대응을 하는 즉시 정말로 진짜 이게 공론화가 돼서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오히려 더 피해를 보는 경우가 더 많다고 그러더라고요.

◆ 양지열> 그런 것 때문에 아마 말씀드린 것처럼 아예 대응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심하면 법적으로 호소를 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들을 하는 시기로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 대도서관> 맞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래도 매일매일 인터넷 생방송을 하다 보니까 어느 정도 시청자분들에 대해서는 해명하거나 그런 왜 그랬는지 이유를 말씀드릴 여지는 있어요. 그런데 연예인이라든지 유명인 같은 경우는 보통 그런 경우가 많이 없잖아요. TV 프로그램 같은 데 나와서 갑자기 거기서 뜬금없이 자기 그런 얘기를 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 양지열> 원래 하시는 방송 자체가 일종의 쌍방향 방송이잖아요. 실시간으로 다른 분들 어떤 얘기하고 있는지 들으면서 거기에 대해서 의견도 주면서 주고받는데. 연예인 분들은 가요 프로그램 한번 출연했는데 옷이 좀 이상했다든가 말 한마디가 갑자기 엉뚱한 뉴스가 재생산이 된다거나 또 요즘에는 할 수 있는 게 되게 많아지더라고요. 스마트폰 한 대로 사진을 조작한다거나 그럴 듯한 뉴스처럼 만들어내는 게 너무 쉬워지니까 그거 사진 합성하거나 기사 몇 개 섞어서 가짜를 만들어서 퍼뜨리기 시작하면 정말 밑도 끝도 없이 퍼져나가는 거죠.

◇ 대도서관> 맞습니다. 이게 진짜 심각한 문제네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연예인에 대해서 완전 공인처럼 생각하는 여론이 생긴 것도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까 저 사람들은 왠지 욕해도 된다는 분위기가 어느새 잡혔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들어서 수그러들지 않고 있나 하는 생각이.

◆ 양지열> 스캔들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죠. 저는 그런 정도라면 어느 정도 공인으로서 감수할 부분이 있다. 연예인분들이 법적으로 공인은 아니거든요.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분들을 공인이라고 하는 대표적으로 공무원이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존재는 맞는데, 문제는 예전의 스캔들이라고 하는 것이 조그맣게 가십성 기사처럼 난다거나 내용도 그렇게 연예인들에게 치명적으로 피해가 되는 정도는 아니었죠. 젊은 청춘 남녀가 다른 젊은 청춘 남녀에 관한 얘기 이런 거였는데 이제는 그런 상식적인 수준의 스캔들이 아닌 내용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니까 그게 문제라는 거죠.

◇ 대도서관> 맞습니다. 요즘은 그런데 제가 인터넷에 대해서 많이 알다보니까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굉장히 신기한 게 일반인분들끼리 그렇게 고소 고발을 많이 하더라고요. 이것도 새로운 양상 같아요.

◆ 양지열> 지금 얘기하고 있는 모든 일들의 바탕에는 어떤 게 있냐 하면 과거에는 언론이라고 하는 매체들, 신문이 됐든 방송이 됐든 그리고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이런 사람들만이 입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말을 할 수가 있었고 자기 의견을 피력할 수가 있었는데 이제 세대가 바뀌면서 모든 사람들이 1인 미디어 시대가 됐죠. 가장 큰 상징성을 가진 존재잖아요, 대도서관님이. 그러다 보니까 이게 그냥 커뮤니티 사이트 속에서도 목소리가 큰 분들이 생기고 또 그분들을 향해서 반론을 제기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온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거고 그러다 보니까 법적으로 비화되는 일이 이어지는 거죠.

◇ 대도서관> 맞습니다. 1인 미디어 시대라는 게 신기한 게 꼭 인터넷 방송뿐만이 아니라 커뮤니티라든지 아니면 자기 SNS에 글을 쓰는 행동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1인 미디어거든요. 그런데 그 글들이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돼요. 10만 건, 20만 건. 많게는 100만 건, 200만 건.

◆ 양지열> 자기는 그렇게까지 될 줄 몰랐는데.

◇ 대도서관>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책임감을 좀 덜 가지고 쓰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서.

◆ 양지열> 책임감을 덜 가지고 쓰는 게 아니라 약간은 악플러, 전문 악플러 말씀드렸잖아요. 그거를 즐기시는 분들도 생기시는 것 같아요.

◇ 대도서관> 있어요, 즐기는 사람 있어요.

대도서관과 인터뷰 중인 양지열 변호사 (사진=시사자키팀)

 


◆ 양지열> 그게 좋지 않은 얘기인데도 불구하고 내 말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호응을 해 주네. 욕을 먹어도 많이 먹으면 좋다, 이런 분들이 의외로 있더라고요.

◇ 대도서관> 그게 욕먹어서 자기가 유명해져도 유명해진 거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고 그다음에 자기가 뭔가 사람들을 조종한다는 느낌에 심취하시는 악플러들도 제가 봤거든요.

◆ 양지열> 그런데 그러다가 잘못하면 형사 처분을 받게 된다는 큰 맹점이죠.

◇ 대도서관> 쇠고랑 차십니다. 이런 일반인 고소, 고발 중에는 게임 유저 간 발생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아요.

◆ 양지열> 게임이 요즘에는 많은 분들이 MMORPG라고 하는 것 자체가 다중이 동시접속을 해서 하는 게임이고 또 팀플레이 같은 거로 이루어지는 것도 있죠. 저야 그런 것들을 많이 하지 않지만. 자동으로 서로 얘기들도 하고 대화창 같은 것도 뜨고 그러면 그 안에서 욕설 같은 거 이런 것들을 하는 경우들이 생기는가봐요. 그런데 그걸 캡처해서 고소 고발을 하는 사례들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냥 부지불식 중에 이게 조심하셔야 될 게 뭐냐 하면 그냥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냥 예를 들어서 그냥 아이디 1984 그러지 마, 하면서 욕이 붙었다 이런 정도가 되면 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렵거든요.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는 누가 명예훼손을 당하고 있고 누가 모욕을 당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되는데.

◇ 대도서관> 명확하게 적시가 돼야 되는군요.

◆ 양지열> 그런데 아이디 1984, 이렇게 되면 누구인지 모르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고 서로 조금 익숙해지거나 아니면 일부러 고소를 유도하기 위해서 ‘나 대치동 사는 양지열이야’ 이렇게 해 놓고 욕 해 봐, 욕을 이끌어내는 거죠, 유도를 하는 거죠. 그렇게 해 놓고 덫을 놓는 겁니다. 그렇게 해 놓고 그쪽에서 욕을 하면 딱 캡처를 해서 당신 사이버수사대에서 연락 갈 거야. 이런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는 거죠.

◇ 대도서관> 일명 합의금 헌터군요. 이게 특히 초등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덜컥해서 실제로 그렇게 걸려든다고 하더라고요.

◆ 양지열> 그럼요. 깜짝 놀라죠. 아이들은 형사 처벌 연령을 조금이라도 넘게 되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나 이런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는 강하게 처벌을 안 받더라도 일단 엄마, 아빠한테 혼날 생각을 해 보세요.

◇ 대도서관> 그렇죠. 엄마, 아빠한테 혼나는 게 제일 무섭거든요.

◆ 양지열> 어떻게 감당하겠어요, 그 어린 친구들이.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악용을 하고 또 부모님 입장에서도 이거 합의를 봐줘야지 혹시라도 우리 아이에게 오점으로 남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합의부터 먼저 보는 경우가 있으니까 그걸 남용하는 사례들이 가끔 있다고 하더라고요.

◇ 대도서관> 이게 만약에 합의금을 낸다면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 양지열> 합의금은 합의하기 나름이고요. 그런데 형사 처벌 금액이.

◇ 대도서관> 합의금이 아니라 형사 처벌 금액.

◆ 양지열> 실제로 명예훼손이나 모욕까지 갔을 때 정도가 아주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통 한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 조금 심해지고 상습성이 있다거나 아니면 상대방이 영업을 하는데 영업이익을 침해할 정도가 된다 이런 정도가 되면 300~500까지도 가고요. 정말 정말 심각한 사례 같은 경우에는 실형까지 나오기도 했었어요.

◇ 대도서관> 그런 경우도 있나요?

◆ 양지열> 과거에 오래된 얘기기는 하지만 우리 가수 타블로 씨 학력과 관련해서 굉장히 집요하게 전 국민을 상대로 해서 그렇게 사람을 쫓아내려고까지 했는지 모르겠는데.

◇ 대도서관> 그러니까 그렇게 집착할 이유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 양지열> 저는 그런 심리는 사실 제가 심리전문가가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그런 분들이 계신가 봐요.

◇ 대도서관> 의외로 있어요. 정말 집착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거든요. 우리도 가끔 보면 진상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성격을 가지신 분들이 한 분만 딱 있어도 정말 무서운 사건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 양지열> 거기에 이렇게 꼬여들고 모여들고 점점점점 커지고 그 안에서 확대재생산을 하다 보니까 그때 당시 법원이 도저히 이런 사례는 있을 수 없다고 해서 실형을 선고한 경우도 있죠.

◇ 대도서관> 그렇군요. 그런가 하면 가짜뉴스 얘기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튜브에 정말 많아졌더라고요.

6.13 지방선거 당시 유포됐던 가짜뉴스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 양지열> 유튜브 가짜뉴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보여요. 유튜브 가짜뉴스는 읽어주는 프로그램 있지 않습니까? 말 만들어주는 것.

◇ 대도서관> 보이스 웨어거든요.

◆ 양지열> 그게 결정타를 날리는 것으로 보여요. 그냥 내가 뚝딱뚝딱 원고 가짜로 쓴 다음에 보이스웨어라고 하셨나요. 보이스 웨어를 이용하면 진짜 뉴스처럼 들린단 말이에요,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 대도서관> 이게 텍스트로 보는 거랑 사람의 귀로 들리는 거랑은 차원이 달라요.

◆ 양지열> 굉장히 1차원적이고 바로 즉각적으로 흡수가 되고 또 유튜브라는 특성 자체가 뭔가 애를 쓰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리고 그런 가짜뉴스들이 중독성이 굉장히 심해요. 굉장히 자극적인 소재들이니까.

◇ 대도서관> 왜냐하면 이슈, 논란 이런 부분들을 정말 흥미롭게 자극성이 높거든요.

◆ 양지열> 그리고 기성 언론에서 들려주지 않는. 마치 기성 언론이 알고 있으면서도 얘기를 안 해주는 것 같은 것들을 막 만들어내니까 거기에 빠지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 대도서관> 원래 유튜브 알고리즘이 한 번 봤던 콘텐츠, 자신이 흥미를 보였던 콘텐츠들을 계속 또 추천해 주거든요. 그런 알고리즘이 잘 돼 있다 보니까 그걸 보시는 분들은 계속 그런 것만 보시더라고요.

◆ 양지열> 두 가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지금 말씀하신 게 유튜브 뿐만이 아니라 SNS라든가 아니면 상업적인 인터넷사이트들 다 그런 기술을 적용을 해서 우리 한 번만 검색하고 나면 관련 상품들이 계속 뜨는 그런 기술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두세 번 정도면 특정한 어떤 주장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를 보게 되면 계속 그걸 업데이트해서 보여주지 않습니까? 그 안에 갇히는 거예요. 이제 필터 버블이라는 그런 용어까지 만들어졌을 정도로 내가 소화하는 것들이 어느 순간에는 내가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도 그 안에 가둬져서 내가 볼 수 있는 건 오로지 그것만 보이는, 그리고 세상의 전부가 그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이어지고.

두 번째는 모르겠어요. 우리 한국사회의 어떤 단체성 이런 고유의 특징 중의 하나가 단체 대화방들을 그렇게 많이들 쓰시잖아요. 그리고 50명, 100명 있는 단체방들도 있고 그런데 한두 번씩 올라가기 시작하면 거기서 꽃피면 그다음부터는 엄청난 속도로 두 가지가 겹쳐지는 거죠.

◇ 대도서관> 이게 뭔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면 더 그 일이 커지죠.

◆ 양지열> 그렇죠.

◇ 대도서관> 가짜뉴스를 막기 위한 법조항 같은 것도 있나요?

◆ 양지열> 예전에는 그냥 이른바 혹세무민한다고 해서 그런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그 자체로 처벌도 했었어요. 그런데 헌법재판소에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을 한다거나 아니면 어떤 회사의 이미지를 깎는 영업에 침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 자체만으로 형사 처분까지 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너무 위축시킬 수 있다고 해서 위헌 결정을 했거든요. 그 이후로는 사실은 가짜뉴스에 대한 법적 제재는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가짜뉴스가 굉장히 많이 만들어지고 법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걸 어디까지 규제할 거냐, 그러면. 양지열이 천재다라는 가짜뉴스를 만들어냈는데 가짜는 맞는데 이걸 형사 처분을 해? 애매하다는 말이에요. 모호한 부분에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어떻게 할지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6.13 지방선거 당시 유포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석방 가짜뉴스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 대도서관> 그렇다고 네티즌들이라든지 아니면 국민 분들께서 직접적으로 신고한다든가 이런 것도 있으면 좋겠지만 이게 또 만약에 악용되면 좋은 콘텐츠까지도 신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진짜 곤란하겠네요.

◆ 양지열> 사실 국민들이 어찌 보면 내가 보고 있는 것 말고 다른 목소리에도 조금 귀를 기울여주는 습관, 이런 걸 들여놓는 게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시대로 보입니다.

◇ 대도서관> 저희 같은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은 좋은 뉴스를 흥미롭게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도 고민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또 많이 보거든요. 앞으로 그러면 어떻게 나아가야 될까요.

◆ 양지열> 저는 여기서 한마디로 이렇게 저렇게 하자고 말씀드리기보다는 약간 우리가 언론의 사춘기 시대를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대도서관> 적절한 표현이네요.

◆ 양지열> 그러니까 뭔가 막 각자가 얘기도 할 수 있고 언론들도 예전과 다른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낼지를 못 찾고 있는 중이거든요. 찾아나갈 거고 지금은 지나친 면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 대도서관님처럼 좋은 콘텐츠 만들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이라, 다만 그걸 너무 예단해서 오히려 누르는 건 더 안 좋을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 대도서관> 맞습니다. 흔히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라고 하잖아요. 인터넷 문화의식 같은 거라든지 윤리의식 같은 거에 대한 교육이 너무 청소년들한테 집중되고 있어요. 저는 반대로 생각해요. 어디 나가면 늘 얘기하거든요. 어른들한테 해야 되는 거거든요. 청소년들은 오히려 요즘 합의금이 얼마인지 어느 정도면 고소가 되는지를 눈치 채는 경향이 되게 많은데 어른들이 그걸 잘 모르시다 보니까 가짜뉴스에 많이 빠지시더라고요. 이런 교육을 좀 다른 방식으로 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제 온라인은 가상 세계가 아니라 현실의 또 다른 얼굴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 혐오 발언, 욕설, 악플, 가짜뉴스 유포 하지 맙시다. 지금까지 양지열 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양지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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