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지원사격에도…김진표는 왜 3위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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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거취' 거론 등 무리한 친문 결집 메시지에 빈축
- 일부 친문들의 '미지근한 지원'…'조직 선거'의 한계도 작용한듯

김진표 의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 김진표 의원은 3위를 기록했다. '친문'(親文) 의원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것 치고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의원은 대의원 표와 권리당원 표, 일반 당원 표, 국민여론조사에서 각각 27.48%와 25.54%, 25.5%, 25.37%를 기록했다.

대표에 당선된 이해찬 대표와 비교했을 때는 물론이고 2위를 차지한 송영길 의원보다도 모든 분야에서 밀린 기록이다. 송 의원은 대의원과 권리당원, 일반당원, 국민여론조사에서 각각 31.96%와 28.67%, 36.3%, 30.61%를 얻었다.

김진표 의원 뒤에는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전해철 의원을 비롯해 친문 의원들이 주축이 됐던 부엉이 모임 소속 의원들이 다수 지원했고, 일부 친문 의원들만 이해찬 대표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도 상당수가 김 의원을 지원했다는 게 정설이었다. 김 의원의 지역구가 경기도 수원이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분류했을 때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 민주당에서 가장 많은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의원들이 김 의원을 밀었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전해철 의원은 김진표 의원을 우회적으로 지지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당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었다.

다수의 친문 의원들이 지원 사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성적을 거둔 이유로는 친문 성향의 대의원이나 권리당원의 표심이 김 의원에 집중적으로 쏠리지 않고 이해찬 대표와 송영길 의원에 분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막판 세 몰이를 통해 역전의 발판을 삼고자 했던 김 의원 측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분산된 이유로는 먼저 과도한 친문 지지자들의 결집 요구가 오히려 부작용을 나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특히 당내 빈축을 샀던 계기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거취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던 일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이 지사에게 "결단하라"면서 사실상 탈당 요구한 바 있다. 이 지사를 공격함으로써 이 지사와 관계가 좋지 않은 열혈 친문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는 의도였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캠프 관계자도 아니고 4선이나 되는 당 대표 후보가 직접 탈당을 언급하는 것은 과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조직 선거가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 않는 현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73만명의 권리당원 중 24만6천여명이 참여했다. 창당 이래 가장 많은 권리당원이 투표한 것인데, 권리당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조직을 동원한 선거 전략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또 일부 친문 의원들이 소극적으로 김 의원을 지원한 점도 부진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김 의원이 지난 지방선거 경선 당시 전 의원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밀었기 때문이 전 의원이 김 의원을 보은 차원에서 돕는 측면이 있지만, 다른 친문 의원들은 특별히 김 의원을 세게 밀어줄 이유가 약하다는 것이다. 특히 '친노 좌장'이면서 대세론이 있던 이해찬 의원의 반대편에 서면서까지 적극적으로 돕기란 어려웠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한 친문 의원실 관계자는 "전해철 의원과 김진표 의원은 특수한 관계가 있지만, 다른 친문 의원들은 그렇게까지 김 의원을 밀어줄만한 이유가 없다"며 "전 의원을 중심으로 김 의원을 도울 순 있지만, 열정적으로 돕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보수적이란 김 의원의 개인적 특성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인 데다 성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의원은 당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민주당의 확장성에는 큰 공을 세웠지만, 당내 선거에서는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정부 초기 종교인 과세 유예에 앞장서면서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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