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감전사' 택배 다단계식 하청구조,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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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광범위한 외주화와 다단계 하청구조 근절 대책 마련하라"

(사진=자료사진)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 숨진 대전 택배 물류센터 감전 사고와 관련해 다단계식 하청구조가 사고를 부르는 또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택배노조는 택배 현장의 광범위한 외주화와 다단계식 하청구조 근절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6일 고용노동부 대전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문평동 CJ대한통운 물류센터는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3개의 아웃소싱 업체를 통해 외주화했다.

해당 물류센터에서 감전사고를 당해 끝내 숨진 김모(23)씨 역시 CJ대한통운의 A 하도급 업체와 계약된 아르바이트생이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는 "원청과 A 하도급 업체, 전기점검업체, 인력업체 등 원청과 하도급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여러 가지 검토할 것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택배 물류센터를 제외하더라도 택배업계는 이미 원청과 대리점, 택배노동자 등이 복잡한 하청 구조로 연결돼있다.

해당 물류센터에서 최근까지 일했던 한 노동자는 다단계식 하청의 문제점으로 '산재처리'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노동자는 "하청의 하청이니까 다쳐도 사람들이 알아서 자기 돈으로 치료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 측은 앞서 "다치면 산재처리를 해주고 병원비를 대준다"고 해명한 바 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김태완 위원장은 "일을 시켰으면 관리 책임을 져야 하지만 택배는 신흥산업이어서 법·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그런 상태에서 하청 형태로 위탁을 하니 관리책임에서 원청은 빠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사고와 같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이러한 구조 탓으로 보고 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산업구조 속에서 아무도 책임을 안 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업계는 하청을 줄 때 가장 낮은 가격을 쓰는 곳과 계약을 맺는 최저입찰제로 하도급사를 선정한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결국 하청을 쥐어짜고 다단계 하청이 되는 과정에서 책임성은 사라진다. 비용 문제는 다 하청 밑으로 내려간다"며 "비용이나 관리 문제의 모든 책임을 맨 밑(하청)이 지게 되는데 감당이 안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산업안전보건법상 다단계 하청·재하청에 대한 규제나 권고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노조는 "두 명의 노동자가 자사 물류센터에서 사망했음에도 책임회피에 급급한 CJ대한통운 규탄한다"며 성명을 냈다.

이들은 "청년노동자가 CJ대한통운 대전허브터미널에서 감전돼 지난달 16일 사망한 데 이어, 31일에는 옥천허브터미널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너무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애도하고 사죄하기보다는 책임회피와 은폐에 급급한 CJ대한통운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택배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외주화하며 진행되는 다단계 하청구조 근절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며 "노동자가 사망해도 원청에 책임을 물을 수 없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지금의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사고는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허브 물류센터뿐만 아니라 서브터미널에 대한 전면적 특별근로감독도 요구했다.

노조 측은 "노동부에 허브물류센터는 물론이고 서브터미널에 대해서도 전면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요청한다"며 "택배노동자가 근무하는 서브터미널도 비가 오면 누전이 되는 등 대다수가 안전에 취약해 언제라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달 초 대전에 있는 CJ대한통운 택배 물류센터에서 대학생이 감전사고로 숨진 데 이어 충북 옥천군 CJ대한통운 물류센터 상하차 작업을 하던 50대 임시직 노동자가 숨져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CBS의 단독 및 연속보도와 고용노동청의 특별감독 등을 통해 해당 택배 물류센터의 살인적인 근무환경과 안전교육 등 각종 안전 관련 위반사항이 드러나면서 고용노동청은 CJ대한통운 물류센터뿐만 아니라 굴지의 대형 택배업체인 한진택배와 롯데택배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감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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