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어쩌다 종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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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에 이어 21일 공급 관련 대책을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 희망적 사고일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약효가 먹힐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9.13 대책은 여전히 헐렁한 측면이 있다. 시가 18억 짜리 아파트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1년에 겨우 10만원 오른다는 게 단적인 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타산지석 삼는 문재인 정부가 거의 정권안보 차원에서 끝까지 달려들 것이 분명하고, 이럴 경우 정부가 쓸 카드는 많아진다.

부동산 투기가 망국적 폐단이라는 공감대가 어느 때보다 확산되고 있기에 다소 과격한 조치라도 수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정부의 그간 태도로 볼 때 여전히 못 미더운 것도 사실이다. 아직도 상황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핵심은 이른바 ‘똘똘한 집 한 채’에 대한 현실 인식이다.

정부는 최소 10억대가 넘는 ‘똘똘한 집’이라도 1주택자임을 고려, 투기수요가 아닌 실수요로 판단해 종부세 강화에 부정적이다.

그런데 1주택자라고 해서 실수요로 단정 지을 수만 있을까. 시세차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강남에 입성한 1주택자의 경우는 어떤가. 이들도 실수요자로서 보호받아야 하나.

사실 최근 서울의 집값 급등은 정부의 투기 수요 억제책의 포위망이 점차 좁혀오는 와중에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

한때 지방 집값까지 들썩이게 했던 투기세력이 다주택자 중과 등의 철퇴를 맞자 썰물처럼 빠져나가 강남의 똘똘한 집 한 채로 자금력을 집중하며 반전을 꾀하는 형국이다.

평당 1억의 ‘미친 집값’ 루머까지 나돌며 서울과 지방간 견고한 양극화 장벽을 쌓고있는 배경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세금폭탄론’이 무서워 주저주저하고 있으니 지지자들마저 답답한 가슴을 칠 노릇이다.

강남·서울이 아니라서 ‘멍청한’ 집 한 채를 가진, 아예 그 조차도 없는 서민들의 위화감을 부채질하는 것은 또 있다.

투기 목적이 아니었고 어쩌다보니 집값이 올랐을 뿐인데 징벌적 종부세는 너무 한 것 아니냐는 태도다.

종부세 대상이긴 하지만 달랑 집 한 채만 있는 은퇴세대가 세금 낼 돈이 어디 있느냐는 항변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하지만 우리 국민의 보유 재산의 평균 80%는 부동산인 점으로 미뤄 세금 낼 여력이 전혀 없을 수 없다. 지나친 엄살이거나 극소수 사례에 불과하다고 봐야 한다. 현금자산이 많은 부유층은 더욱 그렇다.

중산층 서민은 노후 생계를 위해 한 채 뿐인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신청하는 판에, 고가 주택을 끌어안은 채 세금마저 내지 않겠다는 것은 지나친 탐욕이다.

‘어쩌다 종부세’ 엄살 심리는 ‘어쩌다가 모르고 좌회전 했으니 봐달라’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조차 단지 몰랐다는 이유만로는 처분을 면해줄 수 없는 게 법치사회다. 하물며 십수억대 부동산의 문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문제는 청와대와 정부의 물렁한 태도다.


표를 의식하든 경제 여파를 걱정하든, 아니면 일각의 의심처럼 강남 집 부자들이 많아서 그렇든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최저임금 몇천원 인상이나 심지어 남북정상회담의 눈부신 성과도, 억대의 집값 폭등 앞에서는 금세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집값이 오르면 오른 만큼 비례해서 세금을 더 내게 하고 내리면 내린 만큼 감해주는 것, 이 단순한 원칙이 수요도 잡고 공급도 늘리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엄한 그린벨트 해제나 도심 재건축 허용 이전에 다주택·고가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더 강하게 압박하는 게 순서상 맞고 효과도 훨씬 빠르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이제는 정공법으로 승부할 때가 됐다. 촛불정권에 대한 촛불민심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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