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 추석 온정 발길 뚝…관공서·기업체 후원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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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작년엔 7곳에서 올해는 1곳"…줄어든 후원에 아동 걱정 가득
"추석만큼은 풍성하게 보내게끔 하고 싶은 마음"

 

풍성한 추석이라지만, 올해 유난히 줄어든 '온정' 손길에 아동양육시설들은 '쓸쓸한 추석'을 맞고 있다.

60명의 아동을 돌보는 서울 용산구 혜심원의 경우, 지난해엔 공공기관 등 7곳이 '추석맞이' 도움의 손길을 보냈지만 올해엔 단 한 곳만이 방문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14년째인 권필환(58) 원장은 "매년 준다 준다 하지만 올해는 특히 심하다"며 "예년 같으면 추석 전에 위문할 기관들이 방문 일정을 조율하려 연락이 오는데 올해는 확 줄었다"고 했다.

그는 "일반 가정처럼 전도 부쳐주고, 영화관도 데려가서 풍성한 추석을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데 이처럼 후원이 줄어선 힘들 수도 있다"며 "선물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많이 와줘야 아이들이 신날텐데 쓸쓸한 추석이 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두 번째 가족'을 위해 이번 추석엔 진짜 가족도 포기하고 아동들을 돌보는 '복지사 이모'들은 마음이 한층 더 무겁다.

색색의 한복을 꺼내 크기에 맞춰 아동 이름 하나하나 옷 위에 적던 정은진(26)씨는 "아이들도 은연중 추석엔 어떤 선물을 받을까 기대를 한다"며 "이번엔 기대에 맞는 선물을 못 해줘 아이들이 실망하진 않을까 걱정이다"며 씁씁한 웃음을 지었다.

시설 안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이모를 외치는 아동에게 눈을 못 떼던 정씨는 "내가 담당하는 6세~13세 남자 아동들은 맘껏 뛰놀 수 있는 곳을 명절 때마다 가고 싶어 한다"며 "올해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줄어든 추석 후원에 근심이 가득한 건 다른 아동시설들도 마찬가지다.

관악구 상록보육원 또한 작년엔 공공기관 등 10곳에서 과일·과자 같은 추석선물 등 3천만원 상당의 후원을 보냈지만, 올해는 2곳만이 참여의사를 밝힌데다가 후원금도 3분의 1로 줄었다.

상록보육원 부청하 원장은 "보육원을 운영하면 한해 중 아이들이 일주일 내내 시설에 머무는 추석 같은 명절이 제일 고민인데 올해는 정말 뜸하다"며 "그래도 항상 오던 곳이 오지 않을까 기대는 한다"고 말했다.

이외 서울 시내 대부분 아동시설들은 지난해 추석 대비 올해는 지원이 크게 줄었단 반응이다. 서대문구의 A 시설은 "작년엔 4곳에서 찾았지만 올해는 한 곳"이라 밝혔고 관악구의 B 시설 역시 "5곳에서 올해는 2곳"이라 말했다.

아동시설 관계자들은 줄어든 후원의 이유로 경기침체를 한 목소리로 꼽는다.

부청하 원장은 "주변에서 장사가 안 되네 경기가 안 좋네 하면 특히 추석 땐 후원이 주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주변 이웃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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