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부러뜨릴테니 구독해주세요" 유튜브의 늪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 생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FM 98.1)
■ SNS 참여 : 페이스북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의 코너입니다.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오늘도 김정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 속으로 훅 들어가 볼까요?

◆ 김정훈>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주제를 갖고 왔는데요, 국회 차원에서도 이미 논의가 달궈지고 있거든요. 소리로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유튜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영상 목록입니다… 가짜뉴스는 만드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유통시키는 시장, 시장의 책임자들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패턴이 조금 달라졌다고 해서 유튜브를 옥죄겠다는 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우리도 유튜브 하고 있잖아요. 이런 게 유튜브인데, 정말 일상속으로 많이 파고든 유튜브 얘기를 하는 겁니까?

◆ 김정훈> 며칠 전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유튜브가 가짜뉴스에 책임이 있다고 하니까,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당이 되니 유튜브를 손보려 하냐'고 맞받아친 모습입니다.

◇ 김현정> 사실 유튜브에서 유통되고 있는 가짜뉴스 문제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또 유튜브 속의 일부 저질 콘텐츠들이 사회 문제가 된 것도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닌 것 같은데요.

◆ 김정훈> 그런데 최근 유튜브 독주가 굳어지고, 어린 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누구나 유튜브로 세상과 접하다 보니 이젠 더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지경까지 온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훅뉴스는 유튜브가 장악한 세상의 이면과 그 자정 가능성까지 짚어보려 합니다.

◇ 김현정> 인터넷 방송, 그 중에서도 거의 독점적인 유튜브의 실태를 들여다 보는 겁니까?

◆ 김정훈> 유튜브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게, 우리나라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이 바로 이 유튜브거든요.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의 조사 결과인데, 지난달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유튜브 총 이용시간은 333억 분으로 2위 카카오톡 이용시간 199억 분을 훨씬 앞질렀습니다.

◇ 김현정> 하긴 요새는 검색을 할 때 포털사이트보다 유튜브를 들어간다니까...

◆ 김정훈> 어떤 내용이든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콘텐츠 양이 방대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전체 콘텐츠 양에 비례해 나쁜 콘텐츠들도 늘고 있다는 점이죠. 그중 하나를 소리로 들어보시죠.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녹취: 유튜버 A의 영상 중]
"의전에 대해서는 머리에 꿰고 있더라고요. 그런데도 오늘 아주 황당한 짓을 하고 있던 겁니다… 김여정이 안내를 계속 하죠? 문재인이 웃습니다. 저 웃음 이상하지 않습니까? 대통령이란 사람이 이렇게 정신줄을 놓았으니, 망신은 망신이지만 중요한 건 문재인의 정신건강이 의심스러운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이게 무슨 동영상인가요?

◆ 김정훈>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공항에 내려 의장대 사열을 받는 장면 기억하실 텐데, 그때 사열대에 올라 잠시 당황한 모습을 두고 말을 만들어 낸 겁니다. '건강 이상 징후를 보였다', '무언가 적힌 A4용지 없이는 대통령이 예측 불허다' 이런 주장을 쏟아내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정치적인 비판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거지만, 건강이상설 치매... 이런 걸 퍼뜨리는 건 엄연히 가짜뉴스 아닙니까.

◆ 김정훈> 이분은 20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이고, 이번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까지 63만 건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영상에는 '치매다', '병원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런 댓글들이 수두룩 달렸네요.

◇ 김현정> 이런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유튜브에 대한 제재 논의가 번지는 것이죠.

◆ 김정훈> 이런 가짜뉴스뿐만 아니라, 사실 남녀노소가 이용한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건 이런 영상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또다른 유튜브 영상의 한 대목을 들어보시죠.

[녹취: 유튜버 B의 영상 중]
"'좋아요' 15만 개가 넘으면 자동차 바퀴에 깔리고 지나가는 걸 영상 찍어 올린다고 했는데요, 15만 개가 넘었네요. 그럼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맛보기로 발먼저 깔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출발하세요…"

◇ 김현정> 듣기만 해도 너무 끔찍한데요.

◆ 김정훈> 영상 하나를 보면 비슷한 영상이 추천돼 뜨는 유튜브의 특성상 문제가 될 법한 영상을 찾는 일은 어렵지도 않습니다. 말하기 민망하지만 이렇게 자해하거나 고통스럽게 폭식하는 영상, 출연자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영상 등이 그야말로 난무하는 게 현실입니다.

◇ 김현정> 선정적이고 자극적이고 이런 영상들이 돌아다니고. 이걸 성인만 보는 게 아니고 아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 김정훈> 물론 일부 콘텐츠는 '연령 제한'으로 묶여있다지만 이를 우회하는 방법은 아이들에게도 너무 쉬운 일이거든요. 이렇게 끔찍하거나 또는 외설적인 영상들이 어느 순간 아이들 눈에 들어오는 일은 시간문제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최근엔 혐오를 부채질하는 경향도 살펴볼 수 있거든요.

◇ 김현정>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영상?

◆ 김정훈> 이를 테면, 이런 주장들을 쏟아내는 동영상도 유튜브에서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유튜버 C의 영상 중]
"이 자들이 지금 대한민국에 난민으로 들어와가지고, 다시 저격수 역할을 하고 테러범 역할을 해야 될 때가 있습니다. 한동안은 아주 조용히 일반 난민처럼, 아주 얌전하게 있을 겁니다. 여러분의 자식들이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손꼽아 비십시오."

◇ 김현정> 제주도에 난민 지위 받으려고 기다리는 분들, 이분들을 지칭하는 거죠. 물론 정당한 근거가 있으면 사회 비판을 할 수 있습니다만, 근거없는 비난 혐오는 문제가 있는 거죠.

◆ 김정훈> 네. 또, 성별이나 지역별로 혐오를 부추기기도 하고요. 그럼 갑론을박이 벌어지며 동영상은 더 회자되고, 반대의 주장을 펼치는 영상까지 덩달아 조회수가 높아지거든요. 그러니 유튜브로 그저 인기를 끌어보려는 이들이라면 혐오 콘텐츠의 유혹에도 빠지게 되는 거죠.

◇ 김현정> 혐오 콘텐츠 외설 콘텐츠 할 것 없이 구독수 많아지고 조회수만 올리면 된다?

◆ 김정훈> 네. 유튜브는 조회수나 구독자 수에 따라 콘텐츠 제작자에게 광고 수입을 나눠주거든요. 그 단순한 구조 때문에 유튜브에 1인 제작자들이 몰려들었고 유튜브는 동영상 시장을 평정했습니다. 그리고 이젠 무엇이든 관심을 끌기만 하면 돈을 번다는 문화가 생겨난 겁니다.

◇ 김현정> 구독자 수 많고, 조회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제작자에게 광고 수입이 떨어지는 상황. 진짜로 광고 수입이 어마어마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요.

◆ 김정훈> 한 유명 유튜버는 1년에 10억원을 벌었다고도 하고요. 이런 데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이용해 유튜브 수입을 공개하는 영상까지도 퍼지고 있거든요. 한 대목을 들어보실까요?

[녹취: 유튜버 D의 영상 중]
"제가 어떤 수익을 내고 얼마를 버는지 궁금해하는 것 같아서 다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영상을 봐주시고 광고를 클릭, 스킵을 하셨을 때의 조회수 대비 수입이에요. 1억 5백만원 정도가 한달 수입이네요."

◆ 김정훈>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컴퓨터 화면에 실제 유튜브 데이터라며 수입내역을 띄워놓고 설명하더라고요. 물론 이 정도까지 버는 실제 사례가 많지는 않은 게 사실이고요.

◇ 김현정> 물론 많지 않은 굉장히 일부인데, 현혹돼서 나도 뛰어들어서 자극적인 영상 만들어보자, 이런 사람이 생겨난다는 거잖아요. 듣기로는 이런 욕망을 이용해서 조회수를 늘려주는 업체까지 생겼다면서요?

◆ 김정훈> 돈을 내면 영상의 조회수를 얼마까지 늘려주겠다는 업체까지 등장한 상황입니다.

◇ 김현정> 드루킹의 매크로가 생각나네요. 매크로로 조작하는 거.

◆ 김정훈> 그런 방식이죠. 이렇게 유튜브 동영상의 인기도 실제인지 허구인지 헷갈리게 된 상황 아닙니까. 또 얼마 전엔 한 유튜버가 컴퓨터를 경품으로 내걸고 구독을 하고 댓글을 달아달라고 했다가, 그게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유튜브 일반 제작자들도 이런 현실에 흔들리고 고민하고 있을 거 같아요.

◆ 김정훈> 처음에 나의 생각과 영상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해서 유튜브에 뛰어들었던 사람들도 고민을 안할 수가 없다는데, 한 유튜버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녹취: 익명의 유튜브 제작자]
"빠르게 조회수나 구독자 수를 늘리는 건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한 가지는 '19금' 컨텐츠를 시작하는 게 있고, 한 가지는 가짜뉴스처럼 사람들이 클릭할 만한 자극적인 컨텐츠를 생산하는 방식이에요. 그러다 보면 왔다 갔다 하면서 만드는 유혹이 있죠."

◇ 김현정> 유튜브에 좋은 영상도 많습니다. 이런 것보다 안 좋은 영상들, 가짜뉴스, 자극적인 것을 더 많이 보고 구독하고 이러다 보면 건전한 유튜버도 고민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김 기자, 유튜브의 흐름을 피할 수는 없는데 보다 건전하게 이끌 방안은 없습니까?

◆ 김정훈> 유해한 콘텐츠를 올리는 개인을 처벌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유해하다'의 기준이 애매하죠. 또 유튜브처럼 해외 플랫폼의 경우 그 개인을 특정하는 일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계정을 몇백개라도 만들 수 있거든요. 무엇보다 유해한 콘텐츠는 차단돼야 하는 게 그게 핵심인데 그러자면 결국 사업자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유튜브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그 지점에서 나오는 건데, 현재는 그 본사와 서버가 국내에 있지 않아 국내법이 적용되지도 않는 현실입니다.

◇ 김현정> 유튜브는 굉장히 큰 회사 아니예요. 그 안에서도 자정 노력을 할 법도 한데요?

◆ 김정훈> 그래서 신고도 받고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는 인원도 크게 늘렸다고는 하지만 역부족을 토로하더라고요. 유튜브를 운영하는 게 '구글'인데, 지난해 구글 코리아 대표가 국회에 출석해 한 발언 내용을 들어보시죠.

[녹취: 존 리, 구글 코리아 대표]
"부적절한 콘텐츠가 올라오는 걸 미연에 방지하고자 다양한 강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분당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 분량이 500시간이라 완벽히 통제하는 게 아직은 어렵습니다."

◇ 김현정> 방대한 양을 우리가 어떻게 들여다 보고 모니터 하겠느냐는 호소네요.

◆ 김정훈> 이해할 만도 하죠. 또 어떻게든 조회수, 구독자 수가 높아지는 건 유튜브로서도 이익이라 적극적으로 자율 규제에 나서겠느냐는 의구심이 있기도 하고요. 유럽에서는 시민들과 광고주들이 유튜브를 직접 압박해서 부적절한 콘텐츠를 더 적극 차단하도록 하는 노력을 만들어내기도 했거든요. 우리도 더 늦지 않게 유튜브 환경을 건전하게 유지하는 방안들 논의를 해봐야 할 때인 것 같네요.

◇ 김현정> 유튜브와 구글은 우리나라에서 연간 얻어가는 매출이 5조원입니다. 근데 세금은 200억원 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이 벌어가는 거라면 더 많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것 같고요. 우리 소비자들도 안 좋은 콘텐츠들에 가서 구독 누르고 조회수 올려주지 마시고 좋은 콘텐츠들 찾아서 그걸 장려하는 자세도 중요할 거라고 생각하니다. 여기까지 훅뉴스, 김정훈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