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을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했다며 협정을 폐기하고 탈퇴하겠다고 말한 가운데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를 공식방문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한 볼턴 보좌관은 2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 등과 회담하고 23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INF조약문제에 대해 러시아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또 한반도 비핵화협상과 시리아 내전,이란 핵문제,우크라이나 분쟁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INF탈퇴문제와 관련 러시아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엄격히 협약을 준수하고 있다"며 "(미국의 행동은) 국제 사회가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모든 세계 공동체 구성원들로부터 심각한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대응에 따라 협약을 폐기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파기되면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군비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어 이번 회담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INF는 지난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500km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으로 담고 있어 냉전시대 군비경쟁을 종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고르바쵸프 전서기장은 21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옛 소련 지도부와 미국 자신이 핵군축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모두 흔들어 놓을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이어 "군축합의를 파기하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며 "조약파기는 실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은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 반면 독일은 핵군축 흐름에 역행할 것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