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 대북 제재완화 논의…푸틴 "비핵화 진전시 상응조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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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과감한 비핵화 조치 위해 러시아 적극적 역할 해 달라"
美 입장 고려해 발표문 조율한 듯
靑 "두 정상, 포괄적으로 제재 완화 의견 나눠"…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오후 싱가포르 펜퍼시픽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한·러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표 내용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행동에 나서면,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제재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의 '적극적 역할'을 언급했다지만 이 역할이 비핵화를 위한 대북 설득인지,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제재 완화 공감대 형성'인지는 불명확하다.

이 같은 수준에서 합의 내용이 발표된 건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 기조에 가까운 미국의 입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면담도 하루 앞두고 있다.

다만 김 대변인은 두 정상이 회담 때 모두 '제재완화'라는 표현을 썼느냐는 질문에 "두 정상 모두 포괄적으로 제재 완화에 대해 말씀을 나눴다"며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두 정상이 가진 생각과 평가를 서로 교환하는 그런 솔직한 자리였다"고 답했다.

북한 비핵화 촉진제로서의 제재완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이냐는 질문엔 "그 조건과 상황, 분위기에 대해 두 분이 포괄적으로 얘길 나눈 것"이라며 "현재로선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이런 정도"라고 말을 아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에 관심이 있고, 현재 협의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러시아는 현지시간으로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회의에서도 인도주의적 관점의 대북 제재 완화를 우회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 제재가 북한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상황 개선을 검토하자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유럽 순방 기간 중 프랑스 등 주요국가에 방문해 북한의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전제 삼아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거론한 바 있다. 양측 모두 북한이 비핵화 행동에 나서면 미국도 제재 완화를 포함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문제 해결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보는 쪽에 가깝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문제 뿐 아니라 경제 협력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김 대변인은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협력을 위한 '9개 다리' 분야와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 및 보건의료 협력 등 지난 6월 정상회담 시 합의사항의 이행현황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협력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9개 다리'란 지난해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문 대통령이 제안한 한·러 중점 협력 분야로, 농업·수산업·가스·철도·전력·항만·조선·북극항로 개척·산업단지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또 수교 30주년인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 불, 인적교류 100만 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앞두고 있는데, 그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올해 평창동계올림픽부터 시작해 한반도 평화의 큰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데 푸틴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와 한국은 국제무대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라며 "우리 양국이 늘 이야기 고리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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