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YES24 라이브 홀에서 드렁큰타이거 정규 10집 '엑스 : 리버스 오브 타이거 JK'(X : Rebirth of Tiger JK) 발매 기념 음감회가 열렸다. 타이거 JK가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필굿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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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데뷔한 후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난 널 원해', '위대한 탄생', '굿 라이프',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심의에 안 걸리는 사랑 노래' 등 수많은 곡을 발표해 많은 사랑을 받은 드렁큰타이거가 정규 10집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YES24 라이브 홀에서 드렁큰타이거 정규 10집 '엑스 : 리버스 오브 타이거 JK'(X : Rebirth of Tiger JK) 발매 기념 음감회가 열렸다. 이날 MC는 '손뼉'이란 곡에 참여한 래퍼 데프콘이 맡았다.
타이거 JK는 DJ 샤인이 5집 활동을 끝으로 탈퇴한 뒤 홀로 활동해 왔다. 그는 이번 앨범을 마지막으로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드렁큰타이거'로서의 활동을 마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타이거 JK는 "저희는 뭔가 도전하고 부수는 문화가 만들어질 때쯤 생긴 그룹이지 않나. 저희의 가사나 음악 색깔은 타임캡슐에 그대로 넣어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렁큰타이거는 그대로 남겨놓고, 팬들이 반가워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타이거 JK는 "저는 소심한 편이다. 더 많은 세상을 접하고,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면서 제가 할 수 없는 표현이 많이 늘어났다. 앨범을 내면 하도 (방송) 금지를 당하니까 이걸 어떻게 돌려 말해야 금지 안 당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메시지를 숨길 수 있을까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흐르면서 저도 변했고, 시대도 바뀌었다. 할로윈이라서 특별한 옷을 입을 수 있는 것처럼, 이번에 그런 의미로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을 내야겠다 싶었다"면서 "드렁큰타이거로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은 이게 마지막"이라고 덧붙였다.
드렁큰타이거라는 이름으로 발표하는 마지막 앨범이니만큼, 그동안 드렁큰타이거를 거쳐 간 뮤지션과의 협업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에 관한 질문에 타이거 JK는 "DJ 샤인을 비롯해 예전 멤버들을 다 찾아다니긴 했고, 근래에 만났다"고 운을 뗐다.
타이거 JK는 "저는 그동안 활동하면서 음악 세상 속에 살았지만, 그 친구들은 떠난 지가 오래돼서 부담이 크더라"라며 "같이 한 동료로 제 앨범에 참여해주면 좋겠지만, 큰 부담을 줄 것 같아서 응원만 받았다. 미키아이즈는 연락이 돼서 녹음한 버전을 보내줬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앨범인 만큼, 드렁큰타이거는 그 어느 때보다 정성을 들였다. 우선 곡 수부터 만만치 않다. 오늘(14일) 저녁 6시 공개된 정규 10집은 두 장의 CD로 이뤄져 있다. 각각 15곡씩 30곡을 꽉 채웠다. 파트 1에는 타이거 JK 특유의 붐뱁 장르 곡들이, 파트 2에는 재즈, EDM, 레게 등 다채로운 장르 곡들이 담겼다.
타이거 JK(오른쪽)가 비지(왼쪽)과 무대를 꾸미고 있다. (사진=필굿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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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JK는 "제가 하고 싶고 빠진 것을 CD 2에 많이 담았다. 여러분들이 좋아할진 모르지만 이것저것 다 했다. 재즈, 펑크, 디스코, 하우스, 레게 등 많은 장르를 좋아한다. CD 1이 무대에 있는 타이거 JK에 가깝다면, CD 2는 일상적이고 가끔은 짓궂고 찌질할 때도 있는 타이거 JK와 가깝다"고 설명했다.
타이거 JK는 "진짜 열심히 만들었다. 1년 반 동안 추려낸 거다. 아무리 다 들려주고 싶다는 제 욕심이 있어도, 50곡은 민폐인 것 같아서"라며 "CD가 나오고 나서 20주년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알게 된 거지 전혀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살다가 '아, 진짜 오래 했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되게 지금 설렌다. 너무 고맙고. 왜냐하면 안 좋은 것들만 눈에 빨리 보인다. 20년 동안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좋은 친구를 사귀었다. 이 앨범을 만들면서 요새는 되게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타이거 JK는 "제 팬들에게 이벤트랄까, 소장 가치가 있는 것을 드리고 싶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제 CD를 듣지 않지 않나. 그걸 저도 이해하기 때문에 굳이 CD를 뽑아서 틀지 않더라도, 마지막으로 소장하는 의미가 있게 했다. 아이돌 가수들이 하는 걸 공부하기도 했다. 소장 가치가 있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느껴져서 열심히 만들어봤다"고 전했다.
이번 정규 10집의 타이틀곡 '끄덕이는 노래'는 타이거 JK와 오랫동안 함께한 힙합씬 실력파 프로듀서 랍티미스트의 곡이다. 붐뱁 사운드에 드렁큰타이거의 고유 음악색이 담긴 반가운 트랙이다.
20년 동안 힙합 뮤지션으로 한국 힙합씬에 한 획을 그은 드렁큰타이거. 타이거 JK에게 힙합이란 무엇일까.
"힙합 자체는 랩이랑 전혀 다른 거죠. 문화적인 것,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문화였잖아요. 클럽에 못 들어가는 소외된 사람들, 빈민가에서 클럽도 음악도 없었으니까요. DJ들이 놀이터에서 '우리가 클럽을 만들어 줄게' 한 거죠. 옷 살 돈이 없어서 스트릿 패션 바지를 한 쪽 걷는다는지 모자를 비뚤게 쓴다든지 그런 게 (지금은)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가 되고 했지만. 진짜 뭔가를 도전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게 힙합의 가장 큰 철학이었고 거기에서 랩 음악이 하나가 있는 건데 그게 저한테 힙합인 것 같아요. 사는 방법"
타이거 JK는 이번 앨범을 함께 작업한 뮤지션이자 자신의 아내인 윤미래가 한 말을 전했다. '1년 6개월 동안 열심히 만들었으니 고생했다. 하지만 그건 우리 사정이고 그런 고생을 사람들이 알 필요는 없다. 오늘 차트만 보지 말고 6개월 동안 계속 공연하면서 음반 활동하자'는 내용이었다. 그 말대로 타이거 JK는 앞으로 공연과 라디오 등을 중심으로 활동해 나갈 예정이다.
타이거 JK는 이번 정규 10집을 마지막으로 드렁큰타이거라는 이름을 쓰지 않을 예정이다. (사진=필굿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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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타이거 JK가 직접 한 수록곡 소개.
△ 이름만 대면
"최고인 것 같다. 랍티미스트 프로듀서의 가장 힙합 사운드에 가까운 곡이다. 가리온 메타 형님과 도끼와 '이름만 대면'이라는 곡을 만들어 봤다."
△ 렛 미 라이드(Let Me Ride)
"예전에 제가 생각했던 힙합 사랑 노래다. 굉장히 붐뱁틱하지만 로맨틱할 수 있는 걸 꼭 담아보고 싶었다."
△ 내 인생의 반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다."
△ 떡 라이프(떡 Life)
"뭔가 자기 고집, 사상, 철학을 갖고 정의를 위해 물러서지 않는다는 걸 한국식 발음으로 반영했다. 꽹과리 소리 같은 것도 넣었다. 한국 옛날 펑크 샘플을 많이 써서 드렁큰타이거 하면 생각나는, 구수한 한국적 냄새가 나는 힙합을 만들어보려고 했다."
△ 타임리스(Timeless)
"랍티미스트 최고의 곡이다. 정통 힙합이다."
△ 섹스 러브 포에트리(Sex Love Poetry)
"그냥 대화에 대한 노래다. 재즈 뮤지션이 즉흥으로 잼을 하는 것처럼 한다."
△ 암 낫 레귤러(I'm not regular)
"진부한 얘기지만 다 달라도 멋진 세상이라는 뜻이다. 이 곡은 마샬이 같이 도와줬다. 모든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공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댄스곡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 손뼉
"4만 명 앞에서도 같이 즐길 수 있는 곡을 하고 싶었다. 랍티미스트랑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 세대 사람들이 즐거워할 만한 소리를 찾다 이 곡을 선곡했다. 드렁큰타이거 그만두기 전에 국민가요를 만들고 싶었다."
△ 뷰티풀(Beautiful)
"CD 2의 타이틀곡으로, 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곡이다."
드렁큰타이거 정규 10집 '엑스 : 리버스 오브 타이거 JK'에는 2장의 CD에 각각 15곡씩 총 30곡이 담겨 있다. (사진=필굿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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