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정의 '뉴라밸'] 대한제국 스타일 대유행, 드라마부터 미술·인테리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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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션샤인이 쏘아올린 대한제국 열풍, 전시와 연구도 활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대한제국 미술> 전시 성황리에 진행
문화재청 <고종의 길>은 엉터리 복원 논란 일기도
타임머신 탄 듯한 레트로한 카페들도 유행, 일반 인테리어에도 영향
일제 시대로 빼앗긴 근대 문화 되찾으려는 분위기 반영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조은정 기자 <조은정의 '뉴라밸'="">

 


◇ 임미현 > 문화 트랜드를 읽는 '뉴스 라이프 밸런스', 조은정의 '뉴라밸' 시간입니다. 문화부 조은정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 조은정 > 네. 반갑습니다. 조은정입니다.

◇ 임미현 > 오늘은 어떤 이야기 가져오셨어요.

◆ 조은정 >요즘 문화계에서 대한제국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합니다. 대중들도 그 시대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많이 갖는 분위기입니다. 대한제국은 1987년에 고종이 자주독립을 지키기 위해서 조선의 이름을 고치며 시작됐구요. 1910년 일본에게 주권을 뺏기기 전까지 13년간 이어졌습니다. 근대의 태동기라고 볼수있죠.

◇ 임미현 >참 짧은 시기였는데. 이 시기가 주목받는 계기가 있을까요?

◆ 조은정 >시작은 올해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대한제국 시기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었는데요. 이 시기 의병에 주목하고, 대한제국이 처했던 상황을 재조명하면서 드라마는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귀하', '나으리', '~하오' 체 같은 옛스러운 말투도 한창 유행하기도 했었죠.

◇ 임미현 >저도 그 드라마 정말 재밌게 봤어요.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기 직전 상황이었던 만큼 더 애잔하고 안타까웠어요. 또 조선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그때 느낌들이 신기하기도 했구요.

드라마 <미스터션사인> 속 글로리 호텔(아래)의 모티브가 된 손탁호텔. 1902년 서양요리와 호텔식 커피숍 경영의 효시가 됐다. 당시 보불전쟁으로 프랑스계 독일령이 된 프랑스 알자스 로렌 출신인 손탁(Sontag)은 대한제국 궁내부에서 활약하며 명성황후와 친밀해지며 '한러밀약'을 추진하기도 했다. 다양한 독립운동과 고종 등 대한제국을 위해 일한 공로로 하사받은 옛 중구 정동의 한옥이 내탕금 지원을 받아 개축되어 점차 외국사절을 위한 영빈관으로 운영되었다. 손탁 귀국 뒤 1917년 이화학당이 구입해 기숙사로 사용된뒤 1922년 호텔건물 철거,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으나 1975년 소실됐다. 현재는 그 터만 남아 있다.

 

◆ 조은정 >맞습니다. 드라마에서 보면 처음으로 경성에 가로등이 켜지자 사람들이 신기하게 구경을 나오고요. 글로리 호텔에서는 좀 잘나간다 하는 인물들은 커피의 옛 이름인 '가베'를 비싼값에 사서 마십니다. 인테리어나 디자인도 아주 화려한데요. 구한말의 그런 특유의 분위기들이 잘 살아 있어서 더 사랑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런 유행은 요즘 인테리어에도 반영이 되는데요. 마치 대한제국 시절, 글로리 호텔로 돌아간 것 같은 카페들도 많이 있습니다. 을지로 골목에는 조선시대 왕립 서민 의료기관이었던 혜민서가 있던 자리를 카페로 꾸민 '커피 한약방'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소품 하나하나까지 구한말의 레트로한 느낌으로 꾸며놔서 진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어요. 이런 분위기로 꾸며놓은 카페들도 많이 늘고 있습니다. 일반 가정집의 인테리어에서도 레트로 스타일이라고 해서 바닥을 나무 격자무늬로 하는 것도 유행이거든요.

◇ 임미현 >아. 카페 인테리어도 대한제국 스타일이 유행이군요. 또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조은정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대한제국의 미술-빛의="" 길을="" 꿈꾸다="">전시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대한제국 시기의 회화, 사진, 공예 200여점을 통해서 한국 근대미술의 토대가 어떻게 마련됐는지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인데요.

고종 시기에 궁중미술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볼 수 있고, 고종을 비롯한 황실 인물들의 사진이나 각종 공예품도 전시돼 있어서 관객들 반응이 좋습니다. 또 미술관 바로 옆에 있는 석조전에서는 문화재청이 대한제국 황제 복식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고종과 관료들이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재현한 섭니다.

또 문화재청에서는 <고종의 길="">이라는 것을 복원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는데요. '아관파천' 당시에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길 때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길입니다. 그런데 이 <고종의 길="">은 한참 뒤인 1952년에 만들어진 지도를 참고한 것으로 밝혀져서 엉터리로 복원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대한제국의 미술전>에 전시된 채용신이 그린 '고종어진'과 대한제국 작품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 임미현 >실제 고종의 길이 아니라는 건가요?

◆ 조은정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아관파천 때 고종이 어떤 길로 갔는지 사실 정확하게 알길은 없죠. 학계에서도 논쟁이 있는 상황에서 문화재청이 상당한 국가예산을 들여 길을 복원하고 이름도 <고종의 길="">이라고 지었는데, 그 근거가 부실했다는 것은 분명한 문제점인 것 같습니다. 문화재청도 일부 언론 지적에 대해서는 인정을 한 상태입니다. 아무튼 <고종의 길="">까지 이슈가 될 만큼 대한제국은 지금 문화계에서 뜨거운 주제입니다.

◇ 임미현 >왜 대한제국 시절이 재조명되는 걸까요?

◆ 조은정 >우리는 사실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근대의 시기를 빼앗겼잖아요. 일제에 의해 주입된 근대화를 거쳤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도 자발적인 근대화의 움직임이 분명히 있었던 것이죠. 대한제국 시기 나름의 화려했던 문화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잃어버린 근대를 되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우리는 일제에 의해서 근대를 송두리째 빼앗겼잖아요. 갑작스럽게 왜곡되게 이식해버린 근대 문명이 부정적인 입장으로 다가왔었는데 드라마나 문화콘텐츠가 근대라는 것을 되살려주는 것이라고 봐요. 대한제국은 짧은 기간이지만 합법적인 근대화의 시기였고 부끄러운 것이 없는 문화거든요. 대한제국을 다시 되짚어보는 일은 우리의 역사를 복원하는 일이기 때문에 의미있는 도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임미현 >그렇네요. 정작 일제시대의 잔상이 워낙 컸기 때문에 우리의 근대 문화가 있는지도 잘 몰랐던 것 같애요.

◆ 조은정 >짧은 시기이기는 하지만 그 시기가 소중한 이유입니다.

사실 근대에 대한 향수는 전세계적으로 꾸준히 있기는 합니다. 그 시대는 물질 문명이 막 폭발했던 시기이기도 하잖아요. 서양에서도 18,19세기 또 20세기 초의 엔틱한 문화들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고,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점점 미니멀해지고 차가워지는 오늘날 문화 속에서 화려하고 순수했던 근대 문화의 태동기가 그리워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여러 전시들이 열리고 있으니까요. 기회가 되신다면 접해보시고 대한제국의 역사도 다시 되짚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임미현 >네 지금까지 조은정 기자와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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