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는 다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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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태극마크?' 한국 배드민턴 간판스타 이용대는 2016 코리아오픈 이후 10년 이상 달았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사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당시 경기 모습.(사진=노컷뉴스DB)

 

'한국 배드민턴 간판 스타' 이용대(30·요넥스)가 다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위기의 한국 배드민턴을 위해 다시금 이용대 등 베테랑들이 대표팀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본인 역시 마지막이라는 각오와 한국 배드민턴을 위해 몸을 던진다는 자세로 복귀를 원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안재창 배드민턴 대표팀 신임 감독은 19일 2019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리고 있는 경북 청송국민체육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용대와 김기정(28·삼성전기) 등 베테랑 선수들의 대표팀 복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고참급 선수들이 경기력은 물론 후배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는 것.

이용대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남자 복식 파트너였던 유연성(32·수원시청)과 함께 그해 코리아오픈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부터 2008 베이징올림픽, 2012 런던올림픽 등 숱한 국제대회에서 10년 이상 대표팀으로 활약한 만큼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본인도 태극마크의 부담감을 내려놓기 위해서였다.

마침 대한배드민턴협회도 세대 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추진하던 때였다. 고성현(31), 신백철(29·이상 김천시청), 김사랑(29·삼성전기) 등도 이후 함께 대표팀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한국 배드민턴의 세대 교체 시도는 빛을 보지 못했다. 리우올림픽에서 여자 복식 정경은(김천시청)-신승찬(삼성전기)만이 동메달을 따낸 한국 배드민턴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40년 만에 '노 메달'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협회는 강경진 전 대표팀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 재계약 대신 새롭게 코치진을 꾸리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강 전 감독이 반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선임된 안 감독이 이용대, 김기정 등 고참들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을 협회와 논의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해 남자 복식 전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었다.

현재 진행 중인 대표 선발전에서도 이런 점은 드러난다. 세계 상위 랭커는 자동 선발되는데 남자 복식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남녀 단식 손완호, 성지현과 여자 복식 이소희(이상 인천국제공항)-신승찬(삼성전기) 등은 세계 10위 안에 들어 선발전 없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남자 복식은 강민혁-김원호(이상 삼성전기)가 25위로 한국 선수 중 최고 순위다.

지난달 4일(현지 시각) 마카오 오픈 남자 복식 결승에서 맞붙은 신백철(왼쪽부터)-고성현 조(준우승)와 이용대-김기정 조(우승)가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사진=배드민턴 포토)

 

남자 복식 고참들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이용대-김기정은 지난달 월드투어 슈퍼시리즈 300대회인 마카오오픈에 대표팀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출전해 정상에 올랐다. 결승 상대도 고성현-신백철이었다. 지난 9월에도 이용대-김기정은 스페인 마스터즈에서 우승했다.

본인들도 대표팀 복귀에 대해 긍정적이다. 안 감독은 "이용대, 김기정, 고성현, 신백철 등에게 대표팀 복귀 의사를 물어봤다"면서 "모두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김중수 협회 부회장도 "이들이 돌아온다고 하면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거쳐 발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이들의 스폰서 계약 관계다. 일단 이용대는 지난해 요넥스와 거액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요넥스코리아를 넘어 일본 본사와 맺은 글로벌 계약이다. 세계적인 배드민턴 스타답게 연간 5억 원을 훌쩍 넘는 금액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협회는 빅터와 용품 후원 계약을 맺고 있어 이용대의 대표팀 복귀에 또 다른 걸림돌이었다. 배드민턴 관계자는 "이용대와 요넥스의 계약 조건에는 국제대회에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필수 조항이 있다"면서 "대표팀에 복귀해 타사 제품을 쓰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해외 리그 출전 조건도 있다. 때문에 이용대는 김기정, 고성현, 신백철 등과 인도 리그 출전으로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오지 못했다.

'빅터 배경에 요넥스 유니폼' 이용대는 요넥스와 장기 계약으로 그동안 빅터가 후원해온 대표팀 복귀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빅터와 계약이 끝나면서 협회가 다시 요넥스와 손을 잡는다면 대표팀 복귀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사진은 올해 코리아오픈 경기 모습.(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하지만 해결될 여지는 있다. 협회는 현재 빅터가 4년 후원 계약 기간을 2년 남기고 파기하면서 후원 업체를 다시 공모하고 있다. 만약 요넥스가 10년 만에 다시 협회 스폰서로 나선다면 유니폼과 라켓, 신발 등 라이선스 문제가 해결돼 이용대의 대표팀 복귀도 쉽게 풀릴 수 있다.

협회는 20일 후원사 선정위원회에서 용품 업체를 결정한다. 협회 관계자는 "다른 업체와도 협상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요넥스가 유력하다. 연 40억 원에 이르는 기존 빅터의 파격적인 액수에는 못 미쳐도 상당한 금액에서 계약 규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감독 추천 선수로 뽑을 수 있다. 안 감독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2명까지는 코칭스태프가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중수 부회장은 "남녀 20명씩을 뽑는 대표팀 엔트리 외에 추가로 선발할 수도 있다"면서 "그래야 선발전을 치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른 문제도 있다. 이용대는 현재 병역 특례 봉사활동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병무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봉사활동 서류 조작 의혹에 대해서다. 이용대는 고의적 조작보다는 단순 실수 쪽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다만 협회 관계자는 "오는 27일이면 조사가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병역 혜택을 받은 만큼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점에서 협회는 대표팀 복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효정과 함께 나선 혼합복식 깜짝 금메달을 따내며 '윙크 세리머니'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용대. 이후 남자 복식 세계 랭킹 1위로 군림하며 런던올림픽 남자 복식 동메달 등 한국 배드민턴을 이끌어왔다. 과연 간판 스타 이용대가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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