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미투 대책없던 정부, UN 초청 받고나니 만나자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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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한국 학내 성폭력 신고기관 없어 의문 제기
대한민국 정부 모니터링,권고안까지 내릴 수도
4가지 요구-학내 전수조사/페미니즘 교육
/사립학교법 개정/수사기관 적극 수사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2월 15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양지혜 청소년페미니즘모임 운영위원

◇ 정관용> 스쿨미투를 주최했던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이 UN 아동권리 위원회 초청을 받아서 스위스 제네바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바로 그 스쿨미투 운동에 대해서 직접 보고하고 한국 정부에 권고안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는데 청소년페미니즘모임의 양지혜 운영위원장을 연결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 양지혜> 안녕하세요.

◇ 정관용> UN아동권리위원회가 어떻게 이 청소년페미니즘모임을 초청하게 된 겁니까?

◇ 양지혜> 저희가 지난해 11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는 정부를 바라보면서 고민하다가 민변의 도움을 받아서 스쿨미투를 알리는 NGO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심의하는 사전심의 테이블에 초대를 받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그 보고서를 읽어보고 그러면 이걸 쟁점으로 본격적으로 다룰까 말까 결정해야 되니까 직접 와서 설명하세요 이렇게 된 거군요.

◇ 양지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초청장 받고 어떤 느낌이 드셨어요?
청소년페미니즘모임 운영위원장 양지혜 (왼쪽)씨. [스쿨미투, UN에 가다] 현수막을 들고 심의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청소년페미니즘모임 제공)

 


◇ 양지혜> 기쁘고 감사한 소식이었지만 동시에 막막하기도 했는데요. 아무래도 회원 대부분이 청소년이기도 하고 여권도 안 만들어진 상태에서 이런 것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쿨미투 고발을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초청에 응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여권도 없었다고. 여행 경비는 어떻게 마련하셨어요?

◇ 양지혜> 저희도 많이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도 많은 시민분들이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위한 펀딩사업들에 함께해 주시고 이 부분을 지지해 주셔서 시민분들의 후원으로 무사히 마련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누구누구가 가서 어떤 활동들을 하셨습니까?

◇ 양지혜> 저희 청소년 당사자, 그리고 청소년페미니즘모임에서 제가 활동가로 참여했고 변호사분, 이렇게 세 분과 함께 UN아동권리위원회에 있었던 아동 미팅과 사전 심의에 참석했고 또한 UN의 아동인권과 여성인권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 정관용> 그분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오던가요?

◇ 양지혜>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학내 성폭력이 세계적으로 만연한 문제인데 이렇게 한국처럼 10대 여성들이 직접 이에 대해 고발하는 운동을 만들어낸 것에 대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칭찬을 해 주셨고 한편으로는 학내 성폭력이 잘 해결되지 않는 구조에 대해 많이 질문을 던져주시기도 했어요. 이를테면 학교에서 성폭력을 경험했을 때 신고할 수 있는 기관이 없냐라는 것이 굉장히 많은 질문들이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 신고할 수 있는 기관이 없냐는 질문에는 뭐라고 답변하셨어요?

◇ 양지혜> 아무래도 아동보호에 대한 합의가 되어 있는 나라에는 최소한의 기관이나 시스템이 존재하잖아요. 한국에서도 아동복지법에 따라서 학내 성폭력에 따라서 교육기관의 신고 의무가 정해져 있는데 사실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거죠. 이러한 것들은 대한민국 사회가 너무도 성차별적인 문화가 만연해 있어서 차별이나 폭력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굉장히 큰 부분이라고 생각을 했고요. 한편으로는 입시중점 교육 속에서 교사가 너무 막강한 권위를 가지고 이에 대해 저항하기 힘든 것이 또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UN아동권리위원회가 한국의 특히 10대 여성 청소년에 대한 이 성추행 문제는 아동권리협약을 제대로 못 지키고 있구나라는 판단을 하게 되면 그럼 뭘 하게 됩니까?

◇ 양지혜> 사전 심의가 끝나고 2~3주 뒤에 쟁점 질의 리스트가 나오는데요. 여기에 만약에 스쿨미투나 아동 성폭력 문제가 포함이 되면 대한민국 정부에 이것에 대한 답변을 요청하기도 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잘하고 있는지 위원회가 직접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도 해요. 그래서 이러한 것이 9월에 본심의가 열리는데 본심의에 저희 대한민국 정부에 어떤 권고안을 내릴지 결과를 내리는 맥락으로 진행이 될 예정입니다.

◇ 정관용> 앞으로 그러니까 정말 쟁점이 되면 한국 정부한테 여러 가지를 묻게 되는군요. 그러면 한국 정부는 답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렇죠?

◇ 양지혜> 네.

◇ 정관용> 그 답까지 들어보고 제대로 못 하면 권고까지 하게 된다, 이거로군요?

◇ 양지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동안 청소년페미니즘모임이 이런 저런 스쿨미투 집회도 하고 그랬을 때 교육부나 이런 정부 당국자들이 좀 만나자고 하거나 한 적이 있었습니까?

◇ 양지혜> 저희가 UN에 가는 준비를 하면서 교육부와의 간담회들을 몇 차례 진행을 했었고요.

◇ 정관용> 잠깐만요. 그러니까 UN에 가게 되고 나서 교육부 쪽에서 연락이 온 거예요, 아니면 가시기 전에 교육부 쪽한테 만나자고 한 겁니까?
지난 1월 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스쿨미투, UN에 가다’ 캠페인 발족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기자)

 


◇ 양지혜> 가기 전에 교육부 쪽에서 연락이 와서 아동권리위원회에 참여하는 단체들이 같이 미팅을 했던 적이 있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제가 지금 여쭤본 핵심은 그동안은 정부가 교육부가 이 스쿨미투 집회 주최하는 청소년페미니즘모임과 만나자거나 하는 연락이 전혀 없었는데 여러분들이 UN아동권리위원회에 초청받았다는 사실을 아니까 부랴부랴 만나자 했다 이거죠?

◇ 양지혜> 그렇죠. 아무래도 정부에서 고발자들을 만난 게 2018년 10월쯤에는 좀 있었는데 그 이후에는 계속 만나지 않고 있다가 사실은 UN 방문을 기점으로 교육부 분들과 미팅도 진행하고 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가서 활동해서 결국은 UN아동권리위원회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뭔가를 요구하거나 권고하거나 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니까 이제서야 만나자고 한 거 아니에요?

◇ 양지혜> 사실은 저희도 그런 부분들을 UN을 방문하는 데 되게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을 해요. 말씀하신 대로 대한민국 정부에서 이걸 신경쓰고 있기 때문에 만나자고 하고 정책에 대해 질의도 받고 이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약에 심의 주제로 선정이 된다면 이 스쿨미투에 대한 대책이 이행되는 매우 중요한 2019년이라는 시기에 대한민국 정부가 더욱 스쿨미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생각을 해서 UN 방문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렇습니다. 내일 청와대 앞에서 "스쿨미투 교육부는 응답하라" 이런 주제로 대규모 스쿨미투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면서요?

◇ 양지혜> 네. 저희가 11월부터 지금까지 전국 5개 지역에서 스쿨미투 집회를 진행했는데요. 이러한 고발자들의 목소리들을 모아서 대한민국 정부가 이제는 책임지고 응답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도 하고 UN 방문의 성과에 대해서도 브리핑할 예정입니다.

◇ 정관용> 어떻게 응답해야 제대로 응답하는 겁니까? 교육부한테 요구하는 사안이 뭡니까?

◇ 양지혜> 저희가 요구했던 건 네 가지 사안인데요. 첫 번째는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입니다. 더 이상 고발자들이 힘겹게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있도록 정부가 먼저 전수조사하고 목소리를 듣겠다라고 손을 뻗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첫 번째 전수조사. 두 번째는?

◇ 양지혜> 두 번째는 교원에 대한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인데요. 데이트 폭력의 원인이 여성이 데이트 비용을 내지 않아서라는 게 표준안에 버젓이 실려 있다거나 이런 법을 바꿀 수 있도록 관점으로 이 교육을 재편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교원에 대한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그리고 그 교육 내용을 개편하라. 세 번째는요?

◇ 양지혜> 세 번째로는 사립학교법 개정인데요. 사립학교의 공공성을 확장해야지만 학내 성폭력 고발이 묻히지 않고 이야기될 수 있는 학교가 만들어진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사립학교 교원들의 징계가 솜방망이 징계가 많죠. 마지막 네 번째는요?

◇ 양지혜> 마지막으로는 수사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수사를 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해요. 최근에 용화여고에서 불기소 처분도 있었고 스쿨미투 고발이라는 것이 공적 체계에서 제대로 해결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폭력이 친고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에서는 적극적으로 스쿨미투에 대해서 수사를 한다거나 혹은 아동 친화적이거나 피해자의 관점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시도들이 너무도 부족한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소극적인 수사로 여전히 자신의 피해에 대해서 제대로 해결을 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생각해서라도 수사기관이 먼저 적극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수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우리 10대 청소년들이 내가 이런 피해 당했다 이렇게까지 외치는데도 우리 정부, 어른들이 제대로 일을 못 하니까 국제사회에까지 호소하신 건데. 참 앞으로 정말 응답이 나와야 되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양지혜> 감사합니다.

◇ 정관용> 청소년페미니즘모임의 양지혜 운영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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