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유고전범재판소, 보스니아내전 전범 카라지치 종신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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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전범재판소 항소심 "카라지치 범죄의 중대책임 과소 평가했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대량학살 등 인종청소를 자행한 세르비아계 지도자였던 라도반 카라지치(73)가 유엔산하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항소심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유고전범재판소는 20일(현지시간) 카라지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지난 1995년 보스니아 동부 스레브레니차에서 무슬림 남녀 8천명을 대량 학살한 혐의 등에 대해 인정된다며 종신형을 선고했다.

카라지치는 1심에서 4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범죄의 심각성과 피고의 책임에 비춰 1심 형이 너무 가볍다고 지적하면서 형량을 늘렸다.

바그 조엔센 주심 판사는 "카라지치가 분쟁 기간 동안 저지른 범죄에 대한 중대한 책임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최고 지도자였던 카라지치는 유고연방이 유지되기를 원했던 슬로보딘 밀로세비치 전 유고대통령의 지원으로 내전을 일으켜 이슬람계와 크로아티계 주민 등 수십만명의 학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전 이후 13년간의 도피 끝에 지난 2008년 체포된 뒤 대량학살과 전쟁범죄, 인권침해 등 11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4년 9월 검찰측으로부터 종신형을 구형받았다.

카라지치는 이날 주심 판사로부터 남은 평생 내내 감방에서 보내는 것을 의미하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때 거의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24년전 비극의 현장인 스레브레니차의 한 추모센터에 모여 TV를 통해 중계되는 선고장면을 지켜보던 학살 피해자 친지들은 이 판결을 환영하며 눈물을 흘렸다.

남편과 많은 사촌들이 사라예보 근처에서 살해된 엠마 세키치(62)는 법원 밖에서 기자들에게 "이제 내 영혼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카라지치의 변호인은 보스니아의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은 법에 기반하지 않은 순전히 정치적인 판결로 보스니아 화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체제인 '스르프스카 공화국'의 라도반 비스코비치 총리 역시 이번 판결을 정치적 판결이라고 비난하면서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를 겨냥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현재 민족 구성에 따라 보스니아계와 크로아티계로 구성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 위주인 스르프스카 공화국 등 2개의 하위체제로 나뉘어져 있다.

민족분포는 이슬람신자가 주류인 보스니아계 주민이 전체 주민의 50%가량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정교회를 믿는 세르비아계 약 31%, 가톨릭 신자가 대다수인 크로아티아계 15%, 유대인과 집시 등 기타 민족이 약 4%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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