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의 극단적 수비는 과연 하든을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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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로켓츠의 제임스 하든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타 재즈는 2018-2019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켓츠와의 서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7전4선승제)에서 리그 득점왕인 '털보' 제임스 하든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꺼내들었다.

유타 수비수는 제임스 하든의 정면에 서지 않는다. 왼손을 주로 쓰는 하든의 왼쪽 돌파를 견제하는 위치 선정을 한다. 하든의 왼쪽 어깨에 몸을 붙이고 오른쪽 돌파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제임스 하든이 슛을 던지는 왼손 가까이에 수비수가 있기 때문에 하든으로서는 편하게 3점슛을 던지기가 어렵다. 반면, 하든은 열려있는 오른쪽 길을 통해 쉽게 돌파를 할 수 있다.

유타가 위험 부담을 떠안은 이유는 제임스 하든이 들어오는 페인트존 안에 올해의 수비수 수상 가능성이 높은 프랑스 출신의 센터 루디 고베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하든이 돌파할 때 수비가 안쪽으로 몰릴 경우 외곽에 오픈 기회가 발생한다. 하든은 득점력만큼이나 패스 능력도 좋은 선수다. 하지만 유타는 차라리 하든이 아닌 다른 선수가 3점슛을 던지는 게 낫다는 판단에 이처럼 모험적인 수비를 선택했다.

리그 승률 1위 팀 밀워키 벅스의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제임스 하든과 휴스턴의 공격을 흔들었다. 하든의 동료들이 던진 3점슛이 기복을 보이면서 수비 효과가 컸다. 또 밀워키의 수비 조직력은 매우 좋았다.

하지만 밀워키의 수비를 경험한 제임스 하든과 휴스턴은 학습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휴스턴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유타와의 홈 1차전에서 122대90으로 크게 이겼다. 제임스 하든은 33분동안 출전해 29점 10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휴스턴은 총 15개의 3점슛을 넣었고 36.6%의 준수한 적중률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평균 36.1득점을 올리면서 7.5어시스트를 기록한 제임스 하든에게 너무 쉽게 돌파를 허용한 대가는 컸다.

제임스 하든은 영리했다. 골밑의 고베어가 미리 다가오면 뒷공간을 노리는 센터 클린트 카펠라에게 앨리웁 패스를 띄웠다. 고베어가 주춤하면 플로터를 날렸다. 도움수비가 베이스라인에서 골밑으로 올라오면 주저없이 비어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건넸다.

유타의 퀸 스나이더 감독은 1차전 패배 원인을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했다. 수비 방법을 바꾸지는 않았다. 유타는 18일 휴스턴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제임스 하든에 대한 수비를 일부 수정했다.

리키 루비오와 로이스 오닐 등 유타 수비수들이 1차전에서 코트 중앙선 부근부터 제임스 하든의 왼쪽 돌파를 막는 위치 선정을 했다. 하든은 멀리서부터 쉽게 돌파를 시작해 가속이 붙은 상태로 페인트존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이는 유타에게 치명적이었다.

2차전은 달랐다. 유타 수비수는 제임스 하든이 3점슛 라인과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정면을 막았다가 3점슛 라인에 다가오면 위치를 바꿨다. 하든은 여전히 쉽게 골밑을 파고들었지만 속도가 많이 줄었다. 도움수비가 다가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1차전 최대 실수도 일부 보완됐다. 제임스 하든에게 길을 열어주는 수비수는 1차전에서 하든을 뒤쫓아가는 동작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2차전에서는 보다 끈질기게 쫓으며 계속 몸싸움을 걸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리그 득점왕을 막을 수 없었다.

휴스턴은 유타와의 2차전 스코어를 118대98로 매듭짓고 또 한번 대승을 거뒀다. 제임스 하든은 33분동안 32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그는 윌트 채임벌린, 오스카 로버트슨, 찰스 바클리, 르브론 제임스 그리고 러셀 웨스트브룩에 이어 NBA 플레이오프에서 30점 이상을 기록하면서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역대 6번째 선수가 됐다.

제임스 하든은 3점슛 13개를 던져 무려 6개를 넣었다.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다. 상대 수비가 왼쪽 어깨에 붙으면 오른쪽으로 사라지는 특유의 스텝백을 활용해 과감하게 슛을 던졌다. 돌파 후 내주는 외곽 '킥아웃'과 카펠라와의 앨리웁 합작의 위력도 여전했다.

제임스 하든이 유타의 수비를 흔들었고 리그 최정상급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은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지원 사격을 펼쳤다. 그 결과 휴스턴은 무려 42개의 3점슛을 던져 17개를 성공, 40.5%라는 매우 높은 적중률을 자랑했다.

휴스턴은 1쿼터를 39대19로 압도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3쿼터 들어 유타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고비 때마다 휴스턴의 외곽포가 터졌다.

유타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은 한 가지 목표를 이루기는 했다. 제임스 하든의 자유투 시도 횟수를 크게 줄였다. 정규리그에서 전체 선수 중 가장 많은 평균 11개의 자유투를 던진 하든은 플레이오프 첫 2경기에서 총 8개 시도(7개 성공)에 머물렀다.

하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제임스 하든은 유타가 열어준 길로 들어간 뒤 함정수비가 발동되기 전에 모든 것을 끝냈다. 판단이 빨랐고 실수는 적었다. 또 하든은 자신의 스텝백 기술을 활용해 여전히 3점슛을 많이 던지고 있다.

일반적인 수비로는 제임스 하든의 모든 장점을 무력화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유타의 모험은 하든이 올시즌 얼마나 대단한 득점 퍼포먼스를 보였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리그 최고의 수비팀 중 하나로 평가받는 유타는 수비에서 흔들리자 대안을 찾기 어려웠다.

에이스 도노반 미첼이 2경기에서 평균 15.0득점, 야투성공률 32.6%에 머문 것이 뼈아팠다. 또 스크린과 핸드오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회를 노리는 유타의 공격은 스위치로 일관하는 휴스턴의 수비를 상대로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스위치 수비는 미스매치를 피할 수 없다. 고베어에게 여러 차례 미스매치 기회가 발생했지만 유타는 이를 잘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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