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영구채 5천억원어치 매입…영구채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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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3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영구채 매입 5000억원, 신용한도 8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 방안을 내놨다. 이 가운데 영구채를 매입하는 방식의 지원은 아시아나의 경영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 지원책으로 이해된다.

영구채는 말 그대로 만기가 없는 채권, 채권 매입자에게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계속 지급하는 채권이다. 실상은 각 기업체가 '신종자본증권'이란 이름으로 30년 등 명목상 만기를 정해 발행되는 회사채이나, 발행 회사가 만기를 자율적으로 연장할 수 있어 영구채로 통한다. 발행회사는 반대로 콜옵션을 설정해 일정기간 뒤 원금을 갚아 털어버릴 수도 있다.

현재 아시아나가 발행한 영구채 잔액은 지난달 15일 발행분 850억원어치뿐이다. 경쟁사인 대한항공은 2013년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5차례에 걸쳐 1조2508억원여어치를 발행해, 일부를 상환하고 7054억여원어치만 남겼다.

만기가 없다는 특성상 영구채는 국제회계기준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 아시아나 영구채 5000억원어치를 채권단이 사주면 아시아나는 자본을 5000억 늘리는 효과를 얻어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된다. 아시아나의 자본은 지난해말 연결기준으로 1조931억여원이다. 50% 가까운 대규모 자본 확충이 가능하다.

아시아나의 지난달 영구채 발행 공시를 보면 이 방식의 효용성이 확인된다. 이때 발행분에는 '30년+a'의 만기와, '국제회계기준에 변경이 생겨 자본으로 분류되지 않는 경우' 등 필요시 아시아나가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설정됐다.

최근 영구채의 회계를 '자본'이 아닌 '부채'로 바꾸자는 국제적 논의가 있긴 하나, 이론적으로 아시아나는 콜옵션 행사로 부채리스크를 덜 수 있다.

다만 이자부담은 가중된다. 지난달 발행 영구채의 이자율은 발행일로부터 2년간 연 8.5%, 이후 3년까지 연 2.5% 가산, 3년 이후 연 0.5% 가산 등으로 정해졌다. 5000억원어치가 같은 조건으로 발행되면 채권단에 지급할 이자는 첫해 425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늘게 된다. 아시아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82억원에 그쳤다.

한편 영구채 매입 이외의 다른 유동성지원 방안은 흔히 마이너스통장 제공으로 비유되는 방식이다. 채권단은 한도대출(크레딧 라인) 8000억원, 보증신용장(Stand-by L/C) 3000억원을 아시아나에 지원한다. 이같은 마이너스통장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금수요를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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