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민주주의 분수령"이라던 황교안, 빈 손으로 광주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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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원래 "5·18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큰 진전을 이루는 분수령"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것은 황 대표가 직접 한 말이다. 황 대표가 총리 시절이었던 2016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36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한 발언이다.

황 대표는 당시 "우리는 고귀한 5·18정신을 밑거름으로 삼아 사회 각 부문에 민주주의를 꽃 피우며 자유롭고 정의로운 나라를 건설하는데 힘써왔다"며 "그 결과 우리는 산업화와 함께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주의와 산업화의 토대였다고 5·18민주화운동을 상찬한 셈이다.

5·18민주화운동을 이렇게 평가한다면 황 대표가 올해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국가보훈처의 초청이 있을 뿐 아니라 황 대표 자신이 "갈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가는 것이 맞다"고 할 만큼 5·18기념식 참석 의지가 분명하다. 다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적대로 "얻어 맞으려고 오는 것"이 아니라면 이미 제기된 의심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은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주장했고, 김순례 의원은 5·18유공자를 "괴물집단"이라고 비난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들 두 의원이 발언할 자리를 마련했고 위법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5·18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했다.

대표는 "민주주의의 분수령"이라는데 같은당 의원은 "괴물집단"의 "폭동"이라는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말처럼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라고 보기에는 인식의 간격이 지나치게 넓다.

이런 가운데 이종명 의원 제명 권고는 의원총회를 열 상황이 안된다는 이유 등으로 기약없이 미루어지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한 행사에 5·18에 "폭동적인 요소가 있을 수 있고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는 유튜버를 초청했다.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등 5·18 관련 법안은 국회가 공전하는 탓에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민주영령들께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며 "5·18민주영령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던 황 대표의 발언은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인 오일교씨는 16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에서 "5·18은 어떻게 보면 제삿날 아니지 않으냐"며 "추모하기 위해서 방문한다는데 폄하 발언을 한 그 의원들을 조치한 다음에 광주를 방문하면 광주 시민도 황교안 대표를 반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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