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訪韓 비핵화 시계 초침 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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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워싱턴 정상회담과 판이하게 다른 성격
미국 내 북핵문제 '후순위'로 밀리면 안된다는 위기감
북미간 비핵화 방법론 異見 좁힐 문 대통령 역할 더 중요해져
4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북측 반응도 중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에서 취임 후 8번째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면서 꽉 막힌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특히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잇달아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올리는 등 무력시위에 나선 가운데,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전과 같은 비핵화 대화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을 지가 관전포인트다.

◇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접촉 실질적 성과 나와야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16일 새벽 서면브리핑을 통해 "양정상은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을 찾는다는 점에서 정상회담 의제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로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양국 정상은 국제 정상회의가 열릴 때마다 현장에서 약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일본에서 충분히 정상회담을 열 기회가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제를 '한반도 비핵화 방법론'으로 세팅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대화 의지를 다시 한 번 북한에 내비치는 대북 메시지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4월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줬다는 점, 그리고 김 위원장의 의중을 잘 파악해 알려달라고 요청한 점, 최근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6월 말 한미정상회담 전에 본격적인 남북접촉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방송 특별대담에 출연해 '4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는 아직은 북한을 재촉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외교가 아주 발달된 나라가 아니다"라며 "(북러 정상회담 후) 이제 북한이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지금부터 북한에 적극적으로 회담을 제안하고 또 대화로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답했다.

6월 한미정상회담 의제가 북한에 대한 제재 유지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촉구라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 하는 자리는 아니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다시 불러내기 위해 본격적인 '촉진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상황관리 차원에서 대북 특사를 보낼 필요성이 있냐'는 방송대담 진행자의 질문에도 "근본적인 해법은 역시 북미가 조속히 마주 앉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 북한으로 넘어간 공…비핵화 방법론 둘러싼 이견 조율이 관건

청와대가 6월 말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한 달 반 이상이나 앞두고 16일 새벽 발표한 배경에는 북한에 대한 메시지 성격도 짙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미간 협의를 통해 (발표) 시각을 정했다. 서로 편의를 봐가면서 발표하고 있다"며 과도한 의미 부여를 경계했지만, 올해 연말까지 비핵화 시한을 못박은 김 위원장에게 한미 양국 정상의 대화를 통한 비핵화 의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라 6월 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정부가 제안한 4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언제 나올지도 관전포인트다.

문 대통령이 "아직은 북한을 재촉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대목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지금부터 비핵화 대화를 본격적인 궤도에 올릴 4차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과의 현재 접촉은)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여러가지 사안들이 생기기도하고 여러 논의들이 오고가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중간에 지금 어디까지 진도가 나갔고, 어떤 문제만 풀리면 되는지를 확인해 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6월 한미정상회담은 지난 4월 한미정상회담과는 성격이 판이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4월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는 데 총력을 두고 서둘러 진행됐다면, 오는 6월 한미정상회담은 북미간 비핵화 방법론을 놓고 구체적인 중재안이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에게는 부담이다.

베네수엘라와 리비아 사태, 이란 핵문제, 그리고 미중 무역 갈등 등의 민감한 국제 이슈에 발목잡힌 미국 입장에서는 북핵 문제 해결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고, 이럴 경우 트럼프 임기 1기 내에 미 외교정책이 핵실험 중단 등의 상황 관리로 선회하고, 남북 모두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 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워낙 일이 많아서 북핵문제를 봉합만하고 핵실험 안 하는 정도로 관리만 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다음에 북한문제 풀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연구위원은 "그러면 북한 입장에서는 제재가 지속되고 남한은 남북관계가 대북 제재에 막혀 풀리지 않는 치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며 "결국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중재안이든 타협안이든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어떤 일정을 소화할 지도 관심거리다.

지난 2017년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국빈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외에 주한미군 기지 방문, 현충원 참배, 국회 연설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문 대통령과 비무장지대(DMZ)를 헬기로 동반 방문하기 위해 헬기에 탑승했다가 날씨 문제로 최종 무산된 바 있다.

또 지난해 6·12 1차 북미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리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까지 판문점 개회에 힘을 실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6월 방한 과정에 판문점을 전격 방문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럴 경우 판문점이 지난해 '분단의 그림자'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탈바꿈한 만큼, 향후 남북미 정상회담까지 염두한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결국 지금부터 6월 중순까지 한달 남짓한 사이에 김정은 위원장의 전향적인 대화 복귀 의지 표명이 한반도 비핵화 시계 초침을 작동시키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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