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은행 한밤중 환율 개입 선언 "위안화 평가절하 경계해야"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2019-05-20 18:01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 19일밤 홈페이지에 성명 올리고 위안화 환율 안정 선언, 달러당 6위안 선 지키기 총력전 나설 듯

(사진=연합뉴스 제공/자료사진)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위안화 환율이 요동치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한밤중 성명을 통한 구두 개입까지 불사하며 환율 안정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강조했다.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부행장 겸 외환관리국장은 19일 밤 인민은행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우리는 중국 외환 시장의 안정을 유지할 기반, 믿음,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위안화 환율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판 부행장의 발언은 중국 외환 당국이 최근 급속한 위안화 환율 상승 움직임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며 적극 개입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중국 금융당국은 우선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포치'(破七)를 막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것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17일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한때 6.9416위안까지 오르면서 달러 당 7위안 선을 위협했다. 위안화 환율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최고 25%로 대폭 올리고 화웨이와 미국 기업들간의 거래를 중단시키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미국 일각에서는 중국이 자국 제품에 관세가 붙어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 환율의 급등을 방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적극 개입으로 이런 우려는 일단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롼젠훙(阮健弘) 인민은행 조사통계사(司·한국의 국 해당) 사장은 "중미 무역 마찰의 불확실성이 가중돼 위안화 환율 압력 요인이 되고 있지만 위안화 환율이 심하게 평가절하 방향으로 가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며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선'을 넘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판 부행장은 더 나아가 "우리는 기존에 정해진 방침에 따라 굳건하게 금융 시장을 개방하고 금융 개혁개방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며 "외국 투자자들의 합법적인 권리를 철저히 보호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더욱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금융개방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일대일로 정상포럼에서 "위안화를 합리적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이웃 나라를 가난하게 만드는 환율 절하에 나서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급속한 위안화 평가절하를 용인하기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가 급락할 경우 대규모 자본유출과 증시 폭락 등을 유발해 중국 경제 전반에 큰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수입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오르게 돼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인민은행이 환율 개입 의지를 표명하자 20일 오전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0.2% 가량 급락한(위안화 평가절상) 6.92위안대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역내시장에서는 달러당 6.91위안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이날 인민은행이 고시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9% 오른 6.898위안이었다. 이로써 달러당 위안화 중간 고시 환율은 8거래일 연속 올랐다.

인민은행의 적극 개입 의사 표명으로 당분간 위안화 환율 급등세는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무역전쟁으로 인한 변수가 많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