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고유정 現 남편 “나도 고유정에 당해…철저히 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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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에 희생된 전 남편 사건에 충격…석달 전 잃은 아들 생각”
“전처 자살‧면회 횟수 등 악의적 루머 두고 못 봐”

지난 7일 공개된 고유정의 얼굴. (사진=자료사진)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관련 고유정(36)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석달 전 아들을 잃은 현재 남편(38)이 “나도 고유정에 당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고유정과 재혼한 현 남편은 지난 3월 2일 전처와 사이에서 낳은 아들(6)이 잠을 자던 중 숨을 거두자, 현재 고향인 제주도 모처에 머물고 있다.

현 남편은 14일 CBS노컷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석달 전 아들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현재 심경을 털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유정 제주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13일이 지났는데 왜 이제야 모습을 드러냈냐는 여론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히 지금도 충격이 너무 커서 정신과 약을 복용하며 고향에서 지내고 있다. 고유정이 살인죄로 긴급체포된 지난 1일까지도 이런 존재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나 역시 연락 두절된 고유정을 찾고 있는 중이었고, 고유정이 체포되는 순간까지도 무슨 일인지 전혀 몰랐다.

그 이후에는 전 남편의 사망으로 인해 유족들의 슬픔을 공감하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기 힘들었다. 전 남편의 유족들이 심적으론 누구보다 힘든 것에 애도를 표한다. 나 또한 아들을 잃은 당사자로서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섣불리 나서기 힘들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3개월 전 죽은 우리 아들도 고유정이 죽였을 수 있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에 검찰에 고발장을 내고 나서기로 결심했다.

▶고유정과 재혼 과정과 아들의 사망 경위를 간략히 설명해달라.

=지금 언론에서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전 부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 사실이지만, 고유정과의 연관성은 절대 없다. 고인에 대한 명예가 달려있고, 전혀 상관이 없기에 거론되는 걸 원치 않는다.

고유정과 저는 각각 전 배우자 사이에서 얻은 6살짜리 동갑내기 아들이 1명씩 있었다. 2017년 11월 결혼을 하고 나서 직장 때문에 기러기 부부 생활을 했다. 작년 상반기부터 네 가족이 같이 살 것을 약속했지만, 고유정이 약속을 계속 뒤로 미루면서 결국 올해 3월에 모이기로 한 상태였다.

두 아들의 유치원까지 2월에 미리 등록해놨다. 갑자기 약속 날짜 직전에 고유정이 재차 미루면서 나와 전처 사이에 낳은 아들만 2월 28일 집에 왔다. 그리고 사흘 만에 변을 당한 거다.

▲아들의 사망 과정에 어떤 의문점이 있나?

=그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고, 지금은 고유정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더 힘든 상황이다. 돌이켜보니 당시 아들이 집에 오기 며칠 전부터 감기기운 이유로 다른 방에서 자겠다고 했다.

그 당시 나는 고유정의 아들이 아직 합류하지 않아서 섭섭한 마음에 그런가 싶었다. 아들의 사망 전날, 그날 따라 내가 깊이 잠이 든 것이나 의문점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경찰의 초동 수사가 이해가 안됐다. 같은 방에서 아들 옆에 잔 저를 조사한건 이해가 된다. 그런데 방만 달랐지 같은 공간에서 잤던 고유정에 대해선 지금까지 딱 한번, 5월 2일 1차 부검 후 참고인으로 조사한 15분이 전부다.

6살 된 아이가 자는 도중 질식사를 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되고, 발견 당시 아이는 엎드린 상태였고 얼굴 주변이 피가 묻었었다. 깨어났을 때 내 다리가 아이의 배 위에 있었다고 하는 보도들은 오보다.

▶구체적으로 경찰의 수사 과정에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나?

=제 직업이 소방관으로 응급구조대만 10년 경력이다. 3월 2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이가 나와 나란히 잤었는데, 아래 쪽으로 내려가서 엎드려 있는거다. 각혈처럼 얼굴 주위엔 피가 흘렀다.

솔직히 응급구조를 많이 해본 경험으로 본능적으로 알았다. 희망이 없는 걸 알면서도 119를 부르고 심폐소생술을 했다. 아이를 잃었다. 청주에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시반(사람이 죽은 후에 피부에 생기는 반점) 현상’ 있었다고 말하니까 오히려 경찰들은 그걸 근거로 어떻게 아이가 죽은 줄 알았냐고 의심했다. 응급구조 전문 직업인으로서 모르면 더 이상한 것 아닌가.

5월 28일엔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실시했고, 6월 3일 ‘거짓 통보’를 받았다. 통상 검사 결과는 3일 이내 받을 수 있다고 안내 받았지만 고유정 사건이 발생한 1일 이후인 3일에서야 통보를 받았고 바로 그날 압수수색을 당했다. 당시 아이를 잃고 슬픔을 극복하지 못했을 뿐더러, 고유정과 연락 두절로 인해 불안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검사 후 결과 통보 시기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남는다. 검사 결과 여부를 떠나, 이 사건에 대해 누구보다 이 세상 하나 밖에 없는 아이 아빠로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언제든 검사에 응할 용의가 있다.

제주 경찰서에선 고유정 전 남편 살인 사건 발표를 하면서 대뜸 제가 고유정이 체포된 이후 여러번 면회를 갔다고 발표했다. 여러번이 아니라 정확히 2번이다. 한번은 체포 직후, 또 한번은 고유정의 요구로 경찰이 오라고 하길래 간 거다. 면회는 단 2회 뿐이었다.

▶경찰의 수사 불만에 따로 대응하지 않았나?

=대응했다. 그 전에도 청주 경찰서 측에 적극적인 수사를 요청했지만, 수사 포커스가 내게만 맞춰져 있어 6월 11일 아들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보냈다. 그걸 보내도 소용이 없어서 어제 제주지검에 고유정 살인혐의 고발장을 낸 거다. 내가 원하는 건 오직 하나다.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거다. 그래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될 줄 알면서도 고발장을 접수했다.

초동 수사에 아쉬움이 크다. 나는 물증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아내인 고유정을 의심할 수 없었지만,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현재 심경은 어떤가?

=가족을 다 잃었다. 그 슬픔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고유정의 전 남편 살인 사건과 아들 사건에 대한 의혹이 최근에 연이어 발생했다. 한 순간에 사랑하는 아들과 아내를 잃은 셈이다. 가족을 잃고 대인기피증으로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아들 사건과 관련해 수차례 조사를 받았는데도, 또 다시 내가 아이 몸에 다리를 올려놨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계속 수사만 하자고 한다. 그 사이에 고유정은 한번도 안 부르더니 살인사건 발생 이후 이제야 수사를 한다고 한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에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철저한 수사에서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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