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방송가에 부는 '여풍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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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변화의 시선과 관객의 각성이 변화된 여성 캐릭터의 등장으로 나타나"

영화 '알라딘'의 자스민(왼쪽),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4'의 보핍 (사진=스틸컷 캡처)

 

최근 극장가부터 방송가까지 주도적인 여성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 연이어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침묵하지 않는 '자스민'과 자유를 갈망하는 '보핍'

지난 5월 23일 개봉한 영화 '알라딘'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더욱이 개봉한 지 두달이 지났음에도 'N차 관람' 및 '역주행' 등에 힘 입어 1100만 관객도 뛰어 넘으며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알라딘의 흥행 배경으로는 다양한 분석이 있다.

실사화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들의 활력넘치는 연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감미로운 음악과 신나는 노래, 화려한 영상미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더불어 여성 주인공인 자스민의 활약 또한 도드라진다.

자스민은 원작과 달리 극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술탄'의 지위에 오르는 등 변화된 캐릭터로 화제를 모으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자스민의 강렬한 메시지가 담긴 음악은 관객들에 강한 울림으로 작용했다.

자스민은 그간 순종적인 역할이 강조됐던 공주의 역할을 확대하며 악에 맞서 진취적인 리더의 모습을 강렬하게 드러냈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픽사의 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4' 역시 진취적인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변화된 시대상을 대변했다.

그간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장난감은 주인에게 행복을 주는 존재라는 서사를 바탕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이번 '토이 스토리4'는 진정한 행복은 수동적인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이 찾아가는 것이라는 자유에 대한 주체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특히 등장인물 중 여성 캐릭터인 '보핍'은 바깥에서 경험한 삶을 바탕으로 '주인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라는 장난감의 사명감에 물음을 던진다.

과거 입고있던 풍성한 드레스를 벗고 망토를 두르며 시종일관 당당한 포즈를 선보이는 보핍의 변신은 다소 생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신이 어색하지 않게 보핍은 극에 잘 녹아들며 우디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핵심 역할로 거듭난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닥터 탐정'

 

◇ 걸크러시 '검블유'와 주도적 케미, 워맨스의 '닥터 탐정'

종영을 앞두고 있는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는 국내 최초로 포털 업계를 조명한 신선한 소재와 배우들의 시원한 걸크러시 행보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타미(임수정 분), 송가경(전혜진 분), 차현(이다희 분)의 관계를 바탕으로 일과 사랑에서 당당한 여성들의 스토리를 그렸다.

승부사적 기질을 바탕으로 일과 사랑 모두 주도적으로 이끄는 배타미와 강인한 성격으로 극중 남성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자처하는 차현의 모습은 솔직·당당하고 진화된 여성 캐릭터에 대한 모습과 매력을 한 껏 뽐내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이끌어냈다.

17일 첫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닥터 탐정' 역시 주도적인 여성 캐릭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닥터 탐정'은 가상의 기관인 미확진질환센터(UDC)를 중심으로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다루며 이를 해결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드라마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산업재해 사건을 영리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구의역 김군 사건'을 모티브로 한 첫 에피소드는 이 사회에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재조명하고 기리며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이혼을 당하고 딸까지 빼앗긴 도중은(박진희 분)과 그의 멘토이자 UDC센터장인 공일순(박지영 분), 그리고 UDC 동료인 변정호(이영진 분), 석진이(후지이 미나) 등의 여성 캐릭터는 산업 현장의 부조리라는 주제를 주도적으로 유려하게 풀어낸다.

특히 이들 여성 닥터 탐정들의 케미와 워맨스(woman+romance)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박진희 역시 지난 16일 열린 '닥터 탐정' 제작발표회에서 "저희 드라마에서는 워맨스를 제대로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배우들의 케미 맛집이 맞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2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러한 변화는 사실 굉장히 당연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황 평론가는 "그동안 사실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 콘텐츠가 마치 보편적인양 있었던 것"이라면서 "이런 콘텐츠가 다시 쓰여져야 한다는 시선과 관객들의 각성이 주도적인 여성 캐릭터의 등장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관객이나 시청자가 그동안 많은 장르나 콘텐츠를 섭렵해와 내용이나 서사를 뻔히 알게 된 상태에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라며 "그 변화에 발 맞춘 것이 바로 젠더 이슈"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큰 줄거리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그동안 남성이 했던 것을 여성 캐릭터가 했을때 다른 이야기로 나올 수 있다"라며 "성적 관계의 자리바꿈을 통해서 색다름을 추구하는 이런 식의 변주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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