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고발건 영장도 가로막아…檢 '제식구 감싸기'에 갑갑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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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부산지검 압수수색 영장, 중앙지검서 기각
검찰, '고소장 바꿔치기' 사건 자료 요청도 거부
전형적 '제식구 감싸기'에 경찰 내부 '부글부글'
임은정 "이중 잣대 적용…검찰권 행사 자격 없다"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사진=연합뉴스)
임은정 부장검사의 고발로 전·현직 검찰 수뇌부들을 수사중인 경찰이 검찰의 비협조적인 자료 제출에 이어 압수수색 영장까지 가로막히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고소장 바꿔치기' 사건의 당사자 검사가 이미 유죄를 선고받았음에도 검찰이 경찰 수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고소장 바꿔치기' 당사자인 전직 검사 윤모씨가 재직했던 부산지검에 대해 최근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를 기각당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공문서 위조가 경징계 사안이라 사표를 수리해도 직무유기가 안 된다"는 취지로 영장을 꺾었다고 전해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기각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법원에서 윤씨의 고소장 바꿔치기를 이미 유죄로 판단했는데, 아무런 징계도 없이 사표를 수리한 검찰 수뇌부에게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게 합당하냐는 반박이다.

고발인인 임 부장검사도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를 겨냥한 검찰 수사와 비교해 공정성과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임 검사는 검찰의 이번 영장 기각을 두고 "중앙지검 특수부가 민간인 사립대 교수의 사문서 위조 등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수십명을 동원해 샅샅이 뒤진 후 피의자 조사 없이 기소해버린 게 불과 며칠 전"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넉달에 걸친 경찰의 줄기찬 자료 요청에도 검찰은 번번이 비협조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자료사진)
윤씨가 바꿔치기한 고소 사건의 처리 기록과 부산지검에서 윤씨를 감찰한 내용 등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달라고 수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끝내 받지 못한 것이다. 경찰이 고심 끝에 이례적으로 검찰청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이유다.

자료 제출 비협조에 압수수색 시도까지 무산시키자 경찰 안팎에서는 검찰의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자료도 주지 않고, 압수수색도 불허하면 사실상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도 "검찰에서 자료를 제대로 주지 않아 (경찰이) 부득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며 "검찰 스스로에게는 관대하게, 검찰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엄격하게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면 그런 검찰은 검찰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조만간 임 부장검사를 한번 더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보강 조사를 토대로 다시 한번 검찰에 자료를 요청하고, 그때도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압수수색 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직 검사 윤씨는 부산지검에 재직하던 지난 2015년 12월 민원인이 제출한 고소장을 분실하자 해당 민원인의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해 임의로 바꿔치기했다.


고소장을 분실하면 고소인에게 알리는 게 원칙이지만 윤씨는 바꿔치기한 고소장 사본에 표지를 붙인 뒤 사건과장과 차장검사의 도장까지 몰래 찍어 공문서를 위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명백한 위법이지만 당시 부산지검은 징계위원회도 열지 않은 채 윤씨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뒤늦게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일자 검찰은 사건 발생 2년만인 지난해 10월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윤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부산지법은 지난 6월 윤씨에게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법원은 "법을 수호하는 검사로서 자신의 실수를 감추려 한 죄질을 가볍게 볼 수 없다"며 "상당히 이례적인 고소장 분실에 어떠한 보고도 이뤄지지 않아 유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윤씨의 고소장 위조 사실을 알고도 징계를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했다며 전·현직 검찰 수뇌부들을 지난 4월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피고발인은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검사(사건 당시 대검찰청 감찰1과장) 등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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