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학교만 최고? 국내 학교도 모범 사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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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인 학교건축, 심폐소생이 필요하다⑥]
주민과 시설 공유하는 동탄중앙초
어룡초, 아이들에게 공간 돌려줘
문성초는 3방향 수업…"자존감 높아져"

동탄중앙초등학교 학생들은 동탄중앙이음터에서 코딩, 체육활동 등의 수업을 받는다. 여기에 방송댄스, 바이올린 등과 같은 방과 후 동아리 활동도 이어진다. 사진은 중앙이음터 도서관 열람실을 이용하는 동탄중앙초등학생들(좌측). 이음터 내에서 코딩수업을 받는 학생들(가운데), 오락시설을 이용하는 학생들(우측). (사진=정재림 기자)
학교 수업 쉬는 시간에 주민들과 함께 책을 읽는 학생들. 수업 끝나도 주민들과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 놀랍게도 국내 학교에서 벌어지는 모습이다.

동탄중앙초등학교 학생들은 시간만 되면 주민들이 이용하는 동탄이음터를 찾는다. 이 가운데 누우며 책을 읽는 3층 도서관 열람실은 학생들의 선호 공간. 코딩 수업과 오락시설이 마련된 5층도 학생들이 자주 가는 장소다.

가는 길도 어렵지 않다. 학교 내에 설치된 계단만 오르면 도서관 열람실 앞에 닿는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동탄중앙초등학교와 동탄중앙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2015년 3월에 개교했다. 2016년에는 동탄중앙이음터가 준공됐다. 동탄중앙초등학교 인근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밀접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좌측부터 동탄중앙이음터, 동탄중앙초등학교. (사진=동탄중앙이음터 제공)
이처럼 동탄중앙초등학교와 동탄중앙이음터가 긴밀한 관계를 맺는 배경에는 '학교시설 복합화'가 자리한다.

학교 부지에 지역 주민의 문화·복지·체육시설이 들어서는 '학교시설 복합화'로 교육청은 학교시설 건축·운영 예산을 줄이고 지방자치단체는 공공문화체육시설 부지확보 비용과 노력을 낮췄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서로 '윈윈'하는 효과를 본 것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서울 금호초등학교가 2001년 주차장을 이용해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을 최초로 시작했다면 운동장 옆에 체육공원을 조성한 사례는 동탄중앙초등학교가 처음"이라며 "더 넓은 시설을 이용하도록 도와주니 주민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동탄중앙초등학교 운동장과 시청각실은 화성시에서 지원했다. 안영길 동탄중앙초 교장(좌측)은 "사람은 모이면 포용적이고 창의적인 시너지가 난다"라며 학교시설 복합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우측 사진은 쉬는 시간에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학생들. (사진=정재림 기자)
학생들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시설을 공유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학교 폭력을 낮추는 데도 효과를 봤다고 한다.

안영길 동탄중앙초등학교 교장은 "갈등이 일어나면 학생들 스스로 풀어가는 '또래 조정'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인근 중·고등학생들이 이음터에 와서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멘토가 돼주고 있다"라며 "인근 지역 주민들이 모이고 서로를 알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교 폭력 및 비행 또한 낮아지는 것"이라며 강조했다.

안 교장은 이어 "아이들이 이음터로 가게 되면 시설, 도구 등 환경적인 면에서 아무래도 학교 시설보다 낫다"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신선함 또한 학교를 즐거운 장소가 되도록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아이들에게 '공간' 되돌려준 학교

어룡초등학교 학생공간위원회는 학생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학교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또는 규칙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를 협의해 나간다. 사진은 학교 창고에서 꺼낸 책상과 의자를 가지고 공간을 조성한 모습. (사진=문수경 기자)
학생들이 학교에 머물려는 사례는 또 있다. 2004년에 개교한 광주 어룡초등학교의 이야기다.

공장에 둘러쌓인 어룡초등학교 주변에는 학생들을 위한 문화 시설이나 놀이 공간이 부족했다. 학교 창가 너머에 보이는 모습은 삭막한 공장 지붕 뿐.

이에 고심한 학교 측은 아이들에게 공간을 돌려주기로 한다. 창고에 쓰지 않은 책상과 의자를 꺼내 학교 곳곳에 배치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면서 학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공간을 연출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 결과, 이 학교 교실 한쪽에는 탁구, 배드민턴을 하는 곳이 생겼고 복도 중간에는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학교 안에 미끄럼틀을 타는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어룡초등학교 교실 공간은 당시 열린 교육 열풍으로 일반 학교보다 1.5배 크게 지어졌다. 쉬는 시간에 탁구를 치는 학생들. (사진=문수경 기자)
이같은 변화에 학교 분위기 또한 달라지게 된다. 수업이 끝나면 학교가 학생들의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오혜경 어룡초등학교 교장은 "아이들이 교실을 가장 좋아해 한다. 아이들이 집에 안 가서 선생님들이 오후에 일을 못 하겠다고 한다"라며 "공간 교실을 더 늘려달라는 요청이 있을 정도로 학부모 또한 만족해 한다"고 밝혔다.

◇ 교실 내 수업 3방향…발표에 아이들 자존감 '쑤욱'

학교환경 개선 사업 꿈담 교실은 초등학교 1~2학년 교실을 우선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문성초등학교도 공모에 당선돼 3학급을 리모델링했다. 아이들은 교실 내 3방향으로 수업 받는다. 좌측부터 화이트 보드 앞에서 연극 수업을 하는 아이들, 시청각 자료를 확인하는 TV, 학급회의가 이뤄지는 교실 풍경. (사진=정재림 기자)
서울 문성초등학교 2학년 3반. 이 교실 수업 방향은 시간마다 달라진다.

왼쪽 벽에 설치된 화이트보드 앞에서 연극 수업이 진행되는가 하면, 중앙 벽에 걸린 TV로 시청각 수업이 이뤄진다. 오륵쪽 벽에 놓인 사물함 위에서 토론을 하는 수업도 있다. 교실 수업이 3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서울특별시교육청 '꿈을 담은 교실'(꿈담교실)을 통해 달라진 교실 풍경이다.


리모델링된 교실에는 딱딱한 바닥 대신 푹신한 매트가 마련됐다. 학생들은 교실 안에서 실내화를 벗은 채 생활하며 바닥에 눕거나 뛰기도 한다.

"교실 안에서 언제든지 누울 수 있다", "공간이 넓어져서 사용하기 편하다" 등 학생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변화된 공간은 수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강은영 문성초등학교 교사는 "교실 3방향으로 수업을 하게 되면서 발표 수업을 많이 하게 된다"라며 "이 효과로 아이들의 자존감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의사표현도 적극적이다"고 설명했다.

교실 앞에도 앉는 공간이 있어 또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좌측) 교실 사물함 위는 평상처럼 돼 있어 학생들이 눕고 쉬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우측) (사진=정재림 기자)
※건국이래 대한민국 교육과정은 숱하게 바뀌었다. 사회변화와 시대요구에 부응한 결과다. 하지만 학교건축은 1940년대나 2019년이나 별로 변한 것이 없다. 네모 반듯한 교실, 바뀌지 않은 책걸상, 붉은색 계통의 외관 등 천편일률이다. 이유는 뭘까? 이로 인한 문제는 뭘까? 선진국과는 어떻게 다를까? 교육부는 앞으로 5년간 9조원을 학교공간 혁신에 투입한다. 학교건축 무엇이 문제인지 CBS노컷뉴스가 총 11회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편집자주]

글 게재 순서
①우리나라 학교건물은 왜 교도소를 닮았을까
②"학교 갇혀서 공부하는 곳 아냐" 지역과 함께하는 영국 학교
③'낙오자는 없다'…건물에 교육철학 반영한 독일 ASW
④ "학교가 오고 싶어요"…비결은 '사용자 참여 설계'
⑤ "보이지 않는 공간, 폭력 부른다"…몰랐던 학교 공간들
⑥ 해외 학교만 최고? 국내 학교도 모범 사례 있다
(계속)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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