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스토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왜 매일 생겨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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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日 원전 진실②]
해발 10m 높이 부지에 원전 지어
쓰나미 대비는 5m에 불과…피해 확산
산에서 바다로 내려가는 지하수 유입
동토벽 휘고…오염수 상당수 정화 안돼
일본 시민들도 정부 못 믿어
※ 이 기사는 그린피스 수석 연구원 숀 버니(Shaun Burnie) 인터뷰와 도쿄전력 자료, 일본 시민원자력정보센터(CNIC) 조사, 후쿠시마 원전 설계 관계자 언론 보도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습니다.

토네이도를 고려한 미국의 원전 설계를 받아들인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를 지을 당시 지하에 원자로를 설치하면 지진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쓰나미는 고려되지 않았다. (사진=그린피스 홈페이지 캡처)

비극의 시작은 '25m'에 있다.

해발 35m가 아닌 해발 10m에 제1원자력 발전소(원전)를 건설한 것이 후쿠시마의 운명을 결정했다.

제1원전은 당초 해수면으로 부터 35m 높이 부지에 지을 계획이었지만, 도쿄전력(TEPCO)은 해발 10m 높이로 밀어붙였다.

바로 '돈' 때문이었다.

원전을 계획보다 낮게 지을 경우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끌어올리는 바닷물 펌프 운영비가 적게 든다는 이유에서다.

그렇게 1967년 9월 29일에 착공한 후쿠시마 제1원전은 1971년 3월 26일에 첫 운영에 들어갔다.

지하수는 산이 있는 서쪽에서 바다가 있는 동쪽으로 흘렀다. 지하수 유입이 많은 지역이었기에 원전 사고 전에도 지하수를 퍼내는 우물(drain) 57 기를 지하 10m에 설치해 매일 약 750 톤의 지하수를 퍼냈다. (사진=원자력안전과미래·김한정 의원실 제공)

비극은 본격화된다.

후쿠시마 지역의 지질은 다름 아닌 충적단구층. 모래나 자갈이 퇴적된 지질에는 하루 약 850톤의 지하수가 흘러내렸다.

도쿄전력은 이를 처리하기 위해 원자로·터빈 건물 주변에 우물을 만들었다. 그렇게 40여 년 동안 배수 시설과 펌프로 지하수를 퍼내야만 했다.

그러던 2011년 3월 11일 15m 높이의 쓰나미(지진해일)가 원전을 덮쳤다.

원전 설계 당시 대비했던 쓰나미의 높이는 5m. 수백 개의 연료봉이 녹아 내렸다.

지진으로 원자로 건물의 지하실이 손상되어 균열이 생겼다. 지하수는 이 균열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 일본 시민원자력정보센터(CNIC) 자료에 따르면 원자로 건물 내부의 오염수 수위를 지하수 수준보다 낮게 유지하면 건물 내부의 오염수가 새어 나오기가 어려워지지만, 동시에 주변 지하수가 건물로 유입되기가 쉬워진다. 사진은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연구원. (사진=김누리PD)

나는 17년 동안 그린피스 국제본부에 근무하면서 원전 반대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 이후에는 2013년부터 일본을 방문해 수습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지난 8년 동안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여 왔다.

'원전 오염수 문제'는 더 그랬다.

원자로 1~3호기를 식히기 위해 매일 사용되는 물과 유입되는 지하수는 고스란히 오염수로 변했다. 하루 약 150톤의 양이다


그렇게 100만 여톤의 오염수가 977개의 탱크에 저장돼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지하수 유입을 막기 위해 원자로와 항만 사이에 강철 파이프를 박아 '동토벽(바다 물받이형)'을 설치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동토벽이 휘어지는 현상이 2015년 11월에 나타났다.

원자력규제위원회(NRA)는 2016년 12월 동토벽에 대해 지하수 오염 감소 대책으로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사고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건물 외부 모습.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비극은 결국 절정으로 치닫는다.

다핵종제거설비 '알프스(ALPS)'로 안전하게 오염수를 정화하고 있다고 거듭 밝혀온 도쿄전력이 2018년 8월 주민 공청회에서 기존 입장을 뒤바꿨다.

삼중수소(트리튬, Tritium)만 있다던 정화수에 스트론튬(Sr)-90, 코발트(Co)-60 등과 같은 또 다른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내용이었다.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7년 만이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재정화하겠다고 재차 밝혔지만, 현지 시민들은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나미에, 이타테 등의 지역 인구수가 그 예다.

원전 사고 전 나미에의 인구 수는 84만 900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2만 1500명 수준이다. 이타테 인구 수도 6500명에서 현재는 1000여 명에 이른다.


일본 시민들도 이 지역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1원전에 지하수가 들어오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까?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

도쿄전력 측이 공개한 '다 핵종 제거 설비 등의 처리 수의 매장량'(왼쪽). 정화를 했음에도 상당수 오염수(오른쪽)는 배출 기준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와있다. 알프스로 정화된 오염수에서 검출된 스트론튬 물질의 농도는 규제치의 100배에 달했다. 일부 탱크에는 규제치의 2만배에 달하기도 했다. (사진=도쿄전력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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