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택배기사도 노조설립 가능"…특수고용직 판결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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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고용직도 '노동3권 보장' 판결 일반화 추세
전속성·감독권 등 기준…여전히 '정규직 시각' 비판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대리운전 기사와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판단한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골프장 캐디와 학습지 교사, 방송연기자 등을 시작으로 인정된 여러 특수고용 형태에 대한 최소한의 노동3권 보장이 사법 영역에서는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4일과 15일 잇따라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판결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는 대리운전 기사들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서는 택배기사들에 대해 노동3권 보장이 필요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법원에서 이들 대리운전·택배 기사에 대해 근로자성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근로자와 사용자간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정한 '근로기준법'에서는 여전히 이들 특수 형태 노동자를 법 적용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보다 폭넓은 노동자의 권리를 규정한 노동조합법에 따르면 당연히 근로자로서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들 재판부는 각각 대리운전 서비스업체에서 고객에게 기사를 배정할 때 쓰는 프로그램의 작동 방식이나 택배 물량의 하달 방식 등을 살폈다. 기사들이 실질적으로 업체에 얼마나 종속돼 일하는 지, 해당 노무가 주요 소득원인지 등도 판단 요소였다.

대리운전 기사 사건의 재판부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독자적으로 대리운전 업무 영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고객이 아닌) 업체로부터 대리운전비를 지급받는 형태이며 겸업도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 사건의 재판부 역시 "다소 이질적인 요소가 있지만 대체로 택배기사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는 지난해 대법원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여부는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내용에 따른 것이다. 이미 2014년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사건에서도 인정된 부분이지만 개별 사건에서 확고히 지켜지지 않던 법리를 학습지교사 노조를 인정하면서 설시했다.

이번 판결들을 계기로 골프장 캐디, 학습지교사, 방송연예인에 이어 택배·대리운전 기사까지 노동조합 설립 권리를 보장받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해당 판결에 한계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들에서도 △기사들의 겸업이 가능했는지 △계약을 맺고 상당한 기간 동안 전속되어 업무를 수행했는지 △지휘·감독이 확실히 존재했는지 등이 근로자 판단의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지휘·감독의 체계조차 불명확한 고용 형태에서 단기로 여러 일자리를 떠도는 비정규직이 점점 늘고 있는 현실과 부딪힌다는 것이다.

고등법원에서 노동사건을 심리하는 한 부장판사는 "고용의 형태는 계속 변화하고 있는데 법원의 판단은 '정규직' 관점에서의 노동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있다"며 "법리적으로 이를 어떻게 확대 적용해나갈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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