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리뷰] '관광국가' 북한의 잠재력…'새로운 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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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대담 : 홍제표 기자

◆ 김덕기 >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살펴보는 <한반도 리뷰> 시간입니다. 홍제표 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나왔나요?

◇ 홍제표 > 북한의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요구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최종 파탄 날 위기에 놓였습니다. 북한의 조치가 처음에는 좀 뜬금없게 여겨졌지만, 금강산 관광이 11년간 방치돼온 점을 감안하면 그럴 만도 했다는 역지사지의 관점도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 가지 더 관심을 끈 것은 북한의 관광산업입니다. 사회주의 폐쇄국가에 무슨 관광이냐 하는 분도 적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북한이 관광에 매진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오늘은 관광국가 북한의 잠재력, 그리고 현 한반도 정세에 던지는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 김덕기 > 북한이 관광산업을 키운다는 것은 잘 모르고 있던 사실인데요, 아무래도 제재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고육책이겠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 홍제표 > 북한 관광산업 개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0년대 초부터 본격화됐습니다. 김 위원장이 스위스에서 유학한 경험과 연관 짓는 해석도 있지만 제재에 따른 경제난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아시다시피 관광은 유엔제재의 예외 사항입니다. 거의 모든 외화 벌이 수단이 막혀있는 북한에게 관광은 유일한 생명선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필사적으로 관광 개발에 열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아리랑축전을 비롯해 주체사상 관광, 노동체험관광 등 사회주의 폐쇄국가 특색을 역이용한 이색 관광상품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최근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요구도 중앙급 사업으로 추진 중인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와 관련이 있습니다. 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북한의 특징은 그러한 가운데도 헬기관광이나 도보관광이나 굉장히 여러 가지를 거의 사력을 다해서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보고 있고..."

◆ 김덕기 >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만 120만명에 이른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이게 믿을 만한 숫자인지, 그리고 이 정도면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될 만한 규모인지도 궁금합니다.

◇ 홍제표 > 우리 국민들에 의한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이 정점에 이를 때는 북한이 연간 약 50만명의 외국 관광객을 유치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로는 대폭 줄어들었다가 2016년부터 중국 관광객이 수십만명 규모로 갑자기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일부 기관의 조사에선 120만명 규모로 추산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북한 국가관광총국의 발표로는 같은 기간 외국인의 평양 관광은 20만명이었습니다. 이런 차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20만명은 비자 발급이 필요한 평양 관광이고, 나머지 100만명은 주로 중국인들에 의한 무비자 당일치기 접경 관광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통행증만으로도 북중 접경지역 방문이 가능합니다. 만약 이들이 300달러씩만 쓰고 간다고 해도 100만명이면 3억 달러(약 3500억원)를 지출하는 셈이어서 북한으로선 무시 못 할 규모가 됩니다.

◆ 김덕기 > 하지만 북한의 폐쇄적인 특성상 한계가 분명할 것 같은데요. 잠재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 홍제표 > 지구상 최고의 폐쇄국가가 개방을 필수조건으로 하는 관광업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합니다. 제가 사회자에게 여쭈고 싶은 게 '북한 개별관광이 가능한가'입니다. 최근 금강산 문제가 불거지면서 유엔제재에도 불구하고 개별관광은 가능하니 허용하자는 주장이 나와서 묻는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정답은 '불가능하다'입니다. 북한은 단체관광만 허용됩니다. 안내원 또는 가이드, 나쁘게 표현하면 감시원이 동행해야 가능하지 혼자서 자유롭게 나다닐 수는 없습니다. 북한 관광의 최대 단점입니다. 이밖에도 전반적 관광인프라가 너무 미흡하고 중국 의존도가 심해서 전망도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장점도 적지 않습니다. 거의 마지막 남은 사회주의 폐쇄국가로서의 신비감과 차별성, 비교적 잘 보존된 자연, 중국 등 인접국가의 거대한 잠재시장, 비핵화·개방 이후의 기대감 등은 매력입니다.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는 최근 북한 방문 소감에 대해 "이번에 평양에서 서방 관광객을 많이 봤다"며 "인프라만 잘 되고 기념품 같은 것을 잘 개발하면 중국 관광객들만 해도 엄청 많이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김덕기 > 우리로서도 협력할 분야가 많은데, 문제는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미국은 여전히 요지부동인 상태죠?

김연철 통일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제공)
◇ 홍제표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금 미국을 방문해서 금강산 문제라도 풀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습니다. 관광은 유엔제재에 저촉되지 않으니 풀어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생각할 수 있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국내법상 북한 방문을 금지하고 있는 판에 동맹국 한국은 허용해달라는 요구를 하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이는 한미 간에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근본적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사실상 '제재 만능론'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고 우리는 뭐라도 '당근'을 줘야 북한을 움직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예컨대 북미 간 협상이 끝내 결렬돼 북한이 이른바 '새로운 길'을 가더라도 어느 정도 숨통은 열어줘야 과거의 군사모험주의로 퇴행하는 것은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죠.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의 말입니다.

"나름대로 관광자원의 수입이 어느 정도 이뤄져서 중요한 지렛대가 된다면 그렇게 원점으로 돌아가서 모든 것을 폐쇄하고 강경하게 가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러한 변화를 촉진시키는 것이 한반도의 안정이나 남북관계 진전 차원에선 우리 측면에서 대한민국은 해석을 달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덕기 > 그런데 만약 북한이 관광으로 제재를 회피하려 한다면 미국이 이것도 막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홍제표 > 충분히 예상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아무리 초강대국이라도 이것까지 막지는 못할 것으로 같습니다. 법률적으로 볼 때 유엔제재가 불허하는 것은 관광이 아니라 여행이나 입국이고, 이는 전쟁 직전 상황이 아닌 한 막을 수 없는 권리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김광길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미국도 위헌소지 때문에 개인여행과 그에 따른 통상 비용은 원칙적으로 예외로 하면서도 자국민의 북한 방문은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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