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베카', 영화보다 강렬한 서스펜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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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레베카'

뮤지컬 '레베카' 공연모습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아름답지만 음산하고, 웅장하지만 기괴한 분위기의 맨덜리 저택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뮤지컬 '레베카'는 한 편의 서스펜스 영화를 보는 듯한 압도적인 긴장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동명 영화를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생생한 연출과 넘버, 그리고 확실한 캐릭터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스릴러 로맨스의 묘미를 오롯이 전달한다.

작품은 '나(I)'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된다. 귀부인의 비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나(I)'는 몬테카를로에서 처음 만난 '막심 드 윈터'와 사랑에 빠진다. 이후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나(I)'는 맨덜리 저택의 새로운 안주인이 된다.

맨덜리에 도착한 '나(I)'는 저택 곳곳 물들어 있는 전 부인 '레베카'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 속에서 '나(I)'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레베카'에 집착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과 갈등을 겪는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레베카'는 극 중 단 한 장면도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레베카'를 둘러싸고 '트라우마'와 '집착'으로 대변되는 인물들과 이들이 간직하고 있는 비밀 등을 통해 그녀는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레베카'를 대변하며 작품에 중심에 있는 인물은 바로 '댄버스 부인'이다. '댄버스 부인'은 압도적인 포스와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극의 분위기를 좌지우지 한다.

'댄버스 부인'의 확고한 캐릭터는 작품에서 주춧돌 역할을 한다. 확실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바로 세워진 '댄버스 부인'을 통해 다른 배역들 역시 각자의 캐릭터를 잘 발현해 나가며 조화롭게 극에 녹아든다.

'댄버스 부인'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나(I)'는 착하고 겸손하기만 한 유약한 성품에서 당차고 강한 내면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레베카'에 대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막심 드 윈터' 역시 변화된 '나(I)'를 통해 용기를 얻고 극복하는 캐릭터의 특징이 잘 발현됐다.

이들 캐릭터를 통해 작품은 레베카라는 서사의 건축을 완벽하게 지어 올린다.

뮤지컬 '레베카' 공연모습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각자 캐릭터의 색깔에 맞는 넘버 역시 인상 깊다.

'댄버스 부인'이 부르는 넘버는 한 없이 날카롭다. '레베카'를 부르짖으며 자신의 한(恨)을 담아내는 넘버는 관객의 가슴과 뇌리에 강렬하게 파고든다.

극 초반 사랑스러운 느낌의 넘버에서 강인하고 주체적인 모습을 담은 곡으로 '나(I)'의 넘버가 변해가는 과정은 이채롭고, '막심 드 윈터'의 넘버 '칼날 같은 그 미소' 속 가사인 "잊을 수 있어도 지울 수 없는 그녀의 미소"는 그의 고뇌와 트라우마를 완벽하게 드러낸다.

뮤지컬 '레베카'는 이 세명의 주요 배역이 극을 이끌어가지만 이들에 의지하지만은 않는다.

'반 호퍼 부인', '잭 파벨', '베아트리체', '가일스' 등의 배역 역시 각자의 뚜렷한 캐릭터를 통해 극에 없어서는 안될 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를 능숙한 연기와 코믹한 대사를 통해 극의 치우침을 잡아준다.

뮤지컬 '레베카' 공연모습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무대장치 역시 극과 조화를 이루며 몰입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스케치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장면은 무대 전환을 자연스럽게 도와줬고, 발코니 회전 신이나, 성난 바다, 불타오르는 장면 등은 확실한 임팩트를 남겼다.

뮤지컬 '레베카'는 2020년 3월 15일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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