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3일 일본 나고야관광호텔에서 열린 한일외교장관 회담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이 26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을 둘러싼 일본측의 '사죄' 논란과 관련해 "일본 측에서 사죄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사죄를 받았다'는 한국 정부의 설명과 다른 것이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정무공사가 외무성 사무차관 명의로 사죄했다"는 한국 언론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한일 각각 언론의 보도에 약간 차이가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며 "일본 측에서 사죄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경산성은 지난 22일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무역관리를 위한 과장급 준비 회의를 거쳐 국장급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면서도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당장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대화 재개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대화 재개가 수출 규제를 풀기 위한 길을 열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음에도 일본 측이 사실을 왜곡했다"고 지적하며 지난 22일 저녁 주일 대사관 정무공사를 불러 항의했다.
이때 일본 정무공사는 경산성 발표에 대해 '죄송하다'는 표현과 함께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는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의 메시지라고 밝혔다"는 것이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4일 "일본 경산성 발표를 보면 한일 간 당초 각각 발표하기로 한 일본 측 합의 내용을 아주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부풀려서 발표했다"고 비판했었다.
하지만 외무성의 수장인 모테기 외무상이 "사죄 사실이 없다"며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나서면서 양국간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의 발언 하나하나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사죄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날 회견에서 "중요한 점은 수출관리를 놓고 앞으로 한일 당국 간에 협의를 시작하니까 이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며 "이 점을 강경화 외교장관에게 얘기했고, 강 장관도 동의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강 장관과의 만남에서 다음달 하순으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열기 위한 조정을 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