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비 "댓글은 그들의 '감정 쓰레기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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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위로되고자..용기 내
악플로 받은 상처, 미술로 극복
"가해자가 만나길 원해" 보호 필요
'재미 삼아' '작은 형량' 인식 변해야
12월, 토크 콘서트에서 만나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솔비(가수 겸 화가)

"10년 전과 지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변화될 수 없었다는 게 참 비통합니다. 더 이상 사랑하는 선배, 후배, 동료들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고 구하라 씨의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가수 솔비 씨가 SNS에 남긴 글입니다. 설리, 구하라 이런 스타들이 연달아 세상을 떠난 이유로 악플이 지목되면서 그 악플에 공격당하는 연예인들의 심경은 어떤지 허심탄회하게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오고 있는 대책들이 과연 적당한 대책이 되는지 그 의견도 듣고 싶었고요.

그런데 사실은 다들 방송에 나서기를 주저합니다. 그것도 이해가 충분히 됩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자기 목소리를 용기 내서 내고 있는 분.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가수이자 화가 솔비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솔비 씨, 안녕하세요?

가수 겸 화가 솔비. (사진제공=연합뉴스)

 

◆ 솔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왕성하게 화가로 가수로 활동하시는 분한테 이 악플에 대한 얘기를 좀 하자고 요청 드리면서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었어요. 이분이 나올 수 있을까. 그런데 용기 내서 오히려 흔쾌히 나 나가서 할 말 하겠다 하시더라고요.

◆ 솔비> 예전에는 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얘기하기가 어렵고 또 그런 분위기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좀 제 마음도 단단해진 것 같고 그리고 어딘가 또 고통을 받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서 지금이라도 이야기를 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구하라 씨 소식 전해 듣고 바로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10년 전과 지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변화될 수 없었다는 게 참 비통합니다. 그렇게 쓰셨어요. 솔비 씨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러니까 밝은 솔비 씨만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 뒤에 상당히 많은 상처들을 감내하셔야 했던 거예요?

25일 가수 고 구하라의 일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영정사진이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한형기자

 

고인이 된 가수 설리. 사진=연합뉴스

 

◆ 솔비> 그렇죠. 어렸을 때는 사실 저는 제 나이에 맞게 어쩌면 좀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좀 솔직하게 표현했었는데 그런 것들이 좀 무분별하게 악플러의 대상이 돼서 또 공격을 당했었거든요. 그래서 특히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어떤 인신공격성의 그런 말들도 되게 많았고요.

◇ 김현정> 여성 연예인이면 성적인 대상으로 삼는 악플이 남성 연예인보다 훨씬 많죠?

◆ 솔비> 훨씬 공격적으로 되게 많았고 그리고 또 제가 활동할 당시에 14년 전에는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그런 악플 문화에 대해서도 연예인이 감내해야 하고 당연히 또 그런 직업 특성상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이런 것들로 인해서 상처를 많이 받았고 또 실제로 마음에 병이 와서 심리 치료를 또 시작하면서 선생님이 미술을 권해 주셨었어요. 그래서 또 미술을 시작하게 됐고. 이제 저는 사실 개인의 치유를 넘어서 상처를 받은 누군가에게 공감이 좀 될 수 있게끔 그렇게 사회적 메시지를 또 전달하고 싶어요.

◇ 김현정> 지금까지는 그 악플 공격을 받은 개개인이 알아서 극복해야 하는 시스템이었어요. 솔비 씨는 그림 그리면서 그 상처를 치유했던 거고. 그런데 모든 연예인이 그렇게만은 할 수 없죠. 알아서 치유해라. 각자 방법 찾아서 치유해라. 이럴 수는 없는 거고 이 악플로부터 상처받는 많은 사람들이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뭔가 사회적으로 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대책도 고민해 보셨어요?

◆ 솔비> 이 부분에 대해서 사회 전반적인 관심을 좀 갖다 보니까 이게 그냥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좀 전체적인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고 피해자에 대한 어떤 좀 배려와 보호면에서 많이 부족한 부분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저도 당했던. 그러니까 제가 예전에 악성 루머 유포자를 고소를 하고 그 가해자들이 이제 잡혔는데 그들의 이유가 정말 너무나 황당하게 뭐, 재미 삼아 했다는 이야기들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재미 삼아 했대요? 일단 거기서부터 기가 막힌데.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솔비> 그냥 이게 너무 가벼운 거예요. 그들한테는 그냥 감정 쓰레기통처럼 그냥 자기의 감정들을 그냥 다... 나 이렇게 해도 되고 나 이렇게 해서 재미 있으니까라고. 그냥 어느 정도의 벌금을 감수하면서도 그냥 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서 그들을 잡았어요. 지금 솔비 씨는 굉장히 사실 어렵게 용기를 내서 법적 대응을 하고 그들이 잡혔다는 소식을 경찰로부터 들었는데 그런데요?

◆ 솔비> 그런데 범인들을 잡았던 곳이 대구였어요. 그래서 저한테 가해자들을 잡았다. 그런데 이들이 합의를 원하고 또 만나서 직접 선처를 원한다라는 이야기를 하셔서 제가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라고 물었더니 여기로 와주실 수 있냐고 하는 거예요.

◇ 김현정> 아니, 피해자한테 대구로 내려오라고요. 내려와서 선처를 해 주고 가라고요?

◆ 솔비> 네. 그래서 저는 그때는 그냥 제가 볼 용기도 안 나고 그리고 좀 무섭기도 하고 이래서 선처를 해 주고 합의를 해 줬어요.

◇ 김현정> 이런 문제들 말씀하시는 거죠?

◆ 솔비> 그렇죠. 그러니까 피해자에 대한 배려에 대한 부분도 조금 부족한 부분도 있는 것 같고 그리고 누군가가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고 있고 그리고 누군가가 상처를 입고 있다면 이건 작은 범죄가 아니라는 어떤 사회 전반적으로 인식이 좀 변화돼야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여러분, 잘 생각해 보세요. 혹시 내가 누군가한테 댓글을 달 때 그냥 무심코 달았던 그 댓글이 그 사람에게는 엄청난 상처가 될 수 있었던 그런 댓글을 나는 단 적은 없었는가? 혹은 보면서 고개 끄덕인 적은 없었는가. 그렇다면 우리도 반성해야 될 지점이 있는 거예요. 이렇게 전반적으로 다 돌아볼 때라는 말씀이에요.

◆ 솔비> 네, 맞아요. 그런데 저는 연예인 모두에게 칭찬을 해달라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비판과 비난을 구분해서 정확하게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고 또 무조건적인 댓글 문화를 차단시켜야 한다라는 이야기도 아니거든요. 저는 대중문화 예술인이라는 직업의 목적은 해학과 풍자를 통해서, 다양한 예술을 통해서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면서 사회적 문제를 또 인식하기도 하고 또 노래를 들으면서 또 위로를 받기도 하고 또 예능을 보면서 또 웃음으로 피로를 풀기도 하고 그렇게 또 공감을 느끼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좀 더 연예인을 사람보다는 상품으로만 치부되는 부분들이 좀 많이 아쉬웠고요. 대중문화 예술인의 가치를 좀 긍정적인 방향으로 더 많이 이야기해 주시면 더 좋겠다라는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 김현정> 대중문화 예술인의 가치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다시 고민해 달라.

◆ 솔비> 네, 맞아요.

◇ 김현정> 그나저나 권지안 씨. 사실은 예전에 예능 프로그램의 솔비 씨하고 느낌이 지금 많이 달라요. 사회 문제에 대해서 많이 요즘 관심을 가지고 계신 거 아니에요?

◆ 솔비> 예술이라는 걸 통해서 또 제가 느낀 이 상처를 좀 작업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2017년도에는 레드라는 작업을 했는데 그때는 여성 연예인으로서 받았던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또 작업해 봤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사회 전반적인 또 관심이 더 깊게 생기고 그런 용기가 생긴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림을 그리다가. 그러니까 본인을 치유하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다가 그 그림으로 이제는 사회를 치유하는 사람이 된 셈이네요.

◆ 솔비> 네, 그렇게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 김현정> 긍정의 에너지, 그 에너지를 이제는 정말 치유의 에너지를 사회에, 특히 힘들어하는 주변의 동료들, 후배들 있으면 좀 많이 전파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솔비> 저도 사실 그래서 많은 분들한테 그런 말씀을 좀 해 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꿈을 이루고 난 뒤에 또 저를 돌아보니까 직업이 연예인일 뿐이지 충분히 저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한명의 사람이었고 그리고 누군가의 딸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소중한 친구이기도 하잖아요. 스타를 꿈꾸는 많은 친구들이 이런 부분들을 꼭 느꼈으면 좋겠고요. 소소한 행복을 또 나 자신을 잃어버리면서 그런 꿈의 노예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요. 또 제 이야기가 문화 운동이 일어나는 작은 씨앗이 돼서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꼭 있기를 정말 소망합니다.

◇ 김현정> 후배들 스스로를 사랑해라라는 선배의 조언이었던 것 같아요. 권지안 씨, 솔비 씨. 화가로서의 활동도 응원하고 또 신곡도 응원하고요.

◆ 솔비>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또 연말에 콘서트 소식이 있거든요.

 

◇ 김현정> 콘서트도요?

◆ 솔비> 그런데 이건 음악만을 위한 콘서트가 아니라 음악과 스탠드업 코미디가 함께하는 좀 공감 토크 콘서트예요.

◇ 김현정> 스탠드업 코미디면 이게 서서 말로 재미있는 코미디, 토크쇼 하는 거?

◆ 솔비> 네. 그런데 이게 좀 여성들을 위해서 마련한 특별한 공연이에요. 그래서 이 공연으로 인한 수익금은 또 여성단체와 또 어린이들이 자라나는 보육원으로 또 기부할 예정이니까.

◇ 김현정> 너무 좋다.

◆ 솔비> 12월 27일 성수동에서 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같이 함께 또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솔비 씨, 그 공연도 응원하고 오늘 귀한 시간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솔비>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가수이자 화가 솔비 씨였습니다.(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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