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北-美 이대로 두면 '스톰' 된다…내년 총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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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칼럼]

한-미는 북핵 포기가 아닌 관리 수준
최선희,비건 만남 거부하면 제갈길로
북미 대결 재연되면 내년 총선도
문 대통령, 만사 제쳐두고 북-미 관계 회복에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이 핵을 포기할까라는 여론조사를 한다면 ‘아니오’라는 응답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할 수 있다”는 말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쳐 해왔지만 북한의 행태를 볼 때 핵을 포기할 것 같은 징후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아니 정치 지도자들은 지금껏 마치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처럼 말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순간 죽는다는 것을 아는데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백 퍼센트 실현 가능성이 없는 말로 미국이든, 한국이든 지도자들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했고 막을 수 없을지 모른다.

북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중동 국가 등으로 확산시키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북한 또한 핵무기를 쏘거나 다른 나라로 확산시킬 경우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는 것쯤은알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사실 북한 핵을 현재 관리하는 국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일러스트=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 정계와 국민에게 북한 외교 실패라는 비판만 받지 않았으면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도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태도를 못마땅해 여긴 듯 이달 말까지 협상 시한으로 정해놓고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이 정한 협상 시한, 미국의 가시적인 조치를 기다리는 기간이 보름 남짓 남았다.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 한국을 향한 핵과 미사일 강공책을 펼 공산이 크다.

말을 타고 백두산에 오른 김 위원장의 결연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며 미국의 선택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오직 미국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달 하순에 소집되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미국과 한국 등이 원치 않은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핵과 미사일 모라토리엄(시험·발사유예) 약속을 폐기하면서 미국에 대한 결사항전을 선언할 개연성이 있다.

그리고 미국의 하와이를 넘겨 캘리포니아 해안에 가까운 곳에 떨어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 수도 있다.

미국과의 긴장 파고를 지난해 2월 동계올림픽 이전 단계로 끌어올리려 할 것이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래서 다음 주에 한국을 방한하는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가 판문점에서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을 만나는지가 관심사다.

최선희 부상이 비건 내정자와의 상면을 거부할 경우 연말 시한은 시한폭탄처럼 된다.

지금은 “유연하게 행동할 수 있다”(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고 한 미국의 인내도 한계에 달해 북한 반격에 나설 것이다.

만약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행동에 나선다면 30분 안에 평양을 때릴 수 있는 ICBM 시험 경고를 한 미국도 즉각 대응에 나설 것이고 다시 한반도 안보 불안이 일어날 것이다.

북-미 간의 극단 대결로 치달을 국면에서 우리 정부가 할 역할은 이렇다 할 게 없다.

조현 유엔 대사는 11일 오후(현지 시간) 열린 안전보장회의 북한 관련 회의에서 “북한이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유의미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힌데 그쳤다.

북한과 미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창의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북한의 연말 시한 설정에 따른 대결 국면 조성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의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듯이 보인다.

북한의 연말 공세는 지지부진한 북미 대화나 미국과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의식하고 있는 한국의 미온적인 태도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여당에겐 내년 4월 총선거에 악재가 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과 백두산 등정 등은 ‘한여름 밤의 쇼였다’는 비판이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갈 길의 결심을 내린 듯이 보이는 북한과 북한이 원하는 것을 결코 줄 것 같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세로 볼 때 북한과 미국은 벼랑 끝 대치 국면으로 흐를 우려가 매우 크다.

미국 대선이 끝나는 내년 11월까지.

가뜩이나 불안한 우리 경제에도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게 북한과 미국의 점증하는 대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국사'는 없다.

손 놓고 미국과 북한만을 바라보기엔 전개되는 국면이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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