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진한 '의리' 향기…뮤지컬 '영웅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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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영웅본색'

뮤지컬 '영웅본색' 공연 모습 (사진=빅픽쳐프러덕션 제공)

 

1980~90년대 뭇 청년의 마음을 설레게 한 진한 남성들의 이야기가 뮤지컬 무대로 옮겨왔다.

국산 창작 뮤지컬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 영화의 효시로 영화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오우삼 감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영화 속에 담긴 굵직하고 진한 서사는 뮤지컬로 재현되어 보다 압축적이고 직관적으로 구성됐다.

1980년대 '불야성'(不夜城)의 홍콩, 그 속의 어둡디 어두운 뒷골목을 배경으로 송자호와 송자걸, 그리고 송자호의 의형제 마크가 펼치는 이야기를 통해 형제애와 우정, 그리고 의리 등의 가치를 담아냈다.

작품은 '영웅본색' 1편을 큰 줄거리로 삼고 2편의 이야기를 적절히 섞어 신선함을 가미했다.

이 과정에서 1편에서 등장하는 자걸의 아내 '재키'는 사라지고 2편에 나오는 '페기'가 여주인공으로 비중이 커진다.

또 원작 영화에서 마크(주윤발)와 자걸(장국영)이 매력적인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자호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며 자호와 자걸, 마크 모두 각자의 매력을 뽐낸다.

뮤지컬 '영웅본색' 공연 모습 (사진=빅픽쳐프러덕션 제공)

 

특히 불 붙은 위조지폐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성냥개비를 입에 문 채 쌍권총을 들고 자호의 복수를 하는 마크의 모습 등 주옥같은 명장면은 무대 위에서 오롯하게 재현돼 관객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아성과 견숙, 호반장 등 조연 배역이 각자의 솔로 넘버(노래)를 통해 자신만의 드라마를 드러내는 점도 인상깊다.

뮤지컬 '영웅본색' 공연 모습 (사진=빅픽쳐프러덕션 제공)

 

작품은 압도적인 영상미와 속도감 있는 전개를 매력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무대 삼면에 설치된 1천장의 LED 패널은 배우의 동선과 시점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영상을 송출하는데, 이러한 영상은 조명과 적절히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더군다나 무대 세트와 함께 입체적으로 사용되는 영상은 긴장감과 화려함 등 각각 장면이 품고 있는 매력을 잘 살려냈고, 캐릭터가 갖고 있는 내면의 서사 역시 이 같은 영상으로 잘 드러난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스토리 또한 매끄럽게 전해지며 몰입감을 더한다. 여기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무대장치는 오래된 작품의 드라마를 현대 감성에 어울리는 세련미로 풀어냈다.

또 명곡으로 꼽히는 '당년정(當年情)'과 '분향미래일자(奔向未來日子)'는 감미롭게 편곡돼 감성을 아련하게 자극한다. 이를 통해 중장년층 관객들은 과거의 향수를 느끼며 빠져들고, 어린 관객층은 레트로 감성의 매력을 흠씬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남성의 진한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의 특성상 여성 관객이 관심을 끌만한 장치가 다소 부족하다. 멜로 씬 역시 자걸과 페기의 수족관 장면이 유일하고 웃음을 자아내는 대사 등이 적어 다소 아쉽다는 느낌이 남는다.

뮤지컬 '영웅본색' 공연 모습 (사진=빅픽쳐프러덕션 제공)

 

그럼에도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리'의 메시지는 그 무엇보다 강렬하게 다가온다. 이는 특히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치인 '우정'과 맞물려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한 울림을 남긴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3월 22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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