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대표와 첫 영수회담.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추진 과정에서 비선 라인을 통한 '총리 추천 제안설'이 있었다는 언론 보도에 여권 일각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에서 윤 대통령과 날을 세웠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듯한 글들도 당원 게시판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조 심판론'을 내세우며 이 대표를 맹비판했던 한 전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입장이 대비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7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경기대 함성득 정치전문대학원장과 고려대 임혁백 명예교수의 언론 인터뷰를 놓고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함 원장과 임 교수는 해당 인터뷰에서 각각 윤 대통령, 이 대표와 친분을 바탕으로 이번 영수회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원들이 격분한 데에는 영수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민주당 측에 총리 인사 추천권을 주고, 이 대표와의 '핫라인' 구축은 물론 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 3가지 조건을 먼저 제시했다는 부분에 있다.
이를 두고 "이게 소통이라고 보시느냐. 야당 대표에게 굴욕을 당한 것", 윤 대통령은 국민께 사과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이재명에게 약자가 된 것"이라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연합뉴스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함 원장과 임 교수의 역할을 부인하며, 영수회담은 공식 라인을 통해 조율됐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당원들은 대통령실의 입장과는 별개로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던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이 아무 직책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결과론적인 해석을 하면서 거친 반응을 보였다. 앞선 언론 인터뷰에서는 윤 대통령이 추후 부부 동반 회동을 제안하면서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만한 인사는 대통령실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당원 게시판은 "그렇게 한동훈을 죽이려고 용 쓴 게 이재명 대선을 위해 한 짓", "이재명을 위해 한동훈과 원희룡을 버렸다" 등 원색적인 비난으로 도배된 상태다.
특히 한 전 비대위원장의 지지자로 보이는 상당수는 비난을 넘어 윤 대통령의 탈당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일부러 총선 망친 대통령을 탈당시켜라", "이재명을 차기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대통령을 탈당시키라"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