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공동 예술감독을 맡은 츠요시 츠츠미(왼쪽)와 양성원. 롯데문화재단 제공 야노스 슈타커(1924~2013)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제자들과 후배 첼리스트들이 서울 롯데콘서트홀(7월 3~5일)과 도쿄 산토리홀(7월 5~7일)에서 첼로 페스티벌을 연다.
첼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출연진은 슈타커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양성원, 츠요시 츠츠미, 게리 호프만부터 차세대 첼리스트인 한재민, 미치아키 우에노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다. 한재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객원교수인 츠요시에게 배웠고 미치아키는 호프만의 제자다.
이번 페스티벌은 양성원(57·연세대 음대 교수)과 츠요시(82·산토리홀 대표)가 공동 예술감독을 맡았다. 양성원은 14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스승의 생일인 5일은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에 공연을 연다. 서울에서는 하이든, 슈만,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도쿄에서는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를 연주한다"고 말했다.
1924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슈타커는 1948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댈러스 교향악단,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시카고 교향악단 등에서 첼로수석으로 활동했다. 1958년부터는 인디애나 대학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츠요시는 "최고의 첼리스트이면서 교육에도 헌신적이었다"며 "첫 수업 때 '그렇게 바쁜데 학생들을 가르칠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연주와 교육은 자동차의 두 바퀴 축과 같다. 하나라도 없으면 자동차는 나아갈 수 없다고 했다"고 스승을 회상했다.
"횃불을 계속 들고 가라." 양성원은 한예종 교수로 임용된 후 작별 인사를 나눌 때 스승이 해준 이 말을 언제나 디딤돌로 삼고 있다. "우리는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인류의 유산을 대표하는 예술가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어요."
이들은 또 "연주자 개개인의 장단점을 빨리 파악해 단점은 메워주고 장점은 키워줬다. 제자가 자신을 능가해 음악적 이상을 추구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고 입을 모았다.
스승 야노스 슈타커와 제자 양성원. 롯데문화재단 제공 슈타커는 1967년 KBS교향악단(지휘 임원식)과의 협연을 시작으로 1997년 독주회까지 여러 차례 내한공연을 가졌다.
양성원은 "스승은 예술가의 삶은 미션이라고 생각했다. 졸업할 때 커리어에 대해 조언을 구하면 펄쩍 뛰었다. 진심을 담아 인류의 유산을 표현하면 예술가로서 길이 열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츠요시는 "스승이 '한국의 음악 미래를 돌보라'는 예언 같은 말을 한 적 있다"며 "당시만 해도 한국이 클래식 음악으로 주목받기 전이지만 음악에 헌신하고 노력하는 아시아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클래식 강국이 될 거라고 직감한 것 같다"고 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베토벤 첼로 소나타, 코다이 무반주 첼로 소나타 등 슈타커가 즐겨 연주했던 곡을 선곡했다. 양성원, 이재은, 이현정 등 슈타커의 제자들로 구성된 슈타커 센테니얼 앙상블(4일), 최근 말코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한 이승원과 서울시향(5월) 등도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