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여당발 공포정치 3제…단독개원·한명숙·금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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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완 칼럼]
독재시대를 떠올리는 단독개원 강행 의지
사법체계를 흔드는 한명숙 재심 논란
소신발언 금태섭에 대한 징계까지 공포정치를 연상케
문재인 대통령 "칼은 칼집 속에서 더 강한 법"
'정관의 치'는 옳은소리를 허용한 포용의 정치 덕분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장 진급자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군 중장 진급자 신고식에서 "칼은 칼집 속에서 더 강한 법"이라고 말했다.

강자가 어떻게 힘을 행사해야하는지를 철학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여당인 민주당의 행보를 보면 문 대통령의 말과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4.15총선에서 압승하자마자 칼집에서 칼부터 꺼내든 것을 넘어 칼집마저 휘두르려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민주당은 5일 21대 국회 단독개원을 끝내 강행하려는 심산으로 보인다.

민주당 177석에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등을 모아 범여 188석의 힘으로 밀어부칠 태세다.

이는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해 미래통합당과의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핵심 상임위인 법사위원회와 예결위원회를 양보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원내대표 오찬 회동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끝내 협상이 안될 경우, 18개 상임위를 범여 정당이 모두 가져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역대 어느 국회도 상임위를 여당이 독점한 경우는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만나 협치를 하자고 약속한지 아직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여당의 단독개원은 사실상 협상의 정치를 포기하는 것으로 독재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15년 8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은 한명숙 전 총리.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한명숙 재심 논란은 오만의 극치다.

총선승리의 여세를 몰아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난 사안을 다시 재판하겠다는 것이다.

재심은 명백한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을 때나 가능하다.

새로운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억울하다는 이유로 사법체계를 뒤흔드는 것은 여당의 집권 정당성에 스스로 먹칠하는 일이다.

검찰조사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진상조사 정도면 국민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법치체계에 공포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재심논란은 유전무죄.무전유죄의 또 다른 버전이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왼쪽).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징계는 공포스럽기 짝이 없다.

민주당은 금 전 의원이 당론인 공수처 설치에 반대 표결했다는 이유로 징계의 칼을 휘두르는 뒤끝을 보여줬다.

개별 국회의원은 그 자체가 헌법기관이다. 당과 소신이 다르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아야 한다면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이 아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지역구 경선에서 낙천하는 것으로 자신의 소신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진 것으로 봐야한다.

이해찬 대표는 윤미향 사태와 관련해 "딴 소리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

조국 사태와 윤미향 사태를 거치면서 여당의 자유로운 언로는 막혀버렸다.

(사진=네이버 갈무리)

 

정관의 치(貞觀之治)로 중국 역사에 가장 태평성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당 태종(이세민)에게는 위징이라는 신하가 있었다.

위징은 원래 이세민의 사람이 아니었다. 장남인 형 이건성의 측근이었지만 이세민은 형을 죽이고 황제가 된 뒤 위징의 사람됨을 알고 그를 재상으로 등용했다.

위징은 당 태종에게 무려 2백 번을 넘게 직언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 태종은 이로 인해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한번도 그를 벌하거나 내치지 않았다.

위징의 조언이 항상 옳았기 때문이다. 정관의 치는 그래서 가능했던 것이다.

국민이 4.15총선에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것은 미래통합당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덕분이다.

그런데,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며 밥상을 독차지하고 옳은소리하는 입을 틀어막는다면 그 힘은 이미 칼집을 나온 칼이나 다름없다.

최근 여당의 행태를 보면 독재시대에나 볼 수 있는 공포정치를 연상케한다.

여당이 휘두르는 칼에 공포를 느끼는 것은 야당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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