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하기로 한 결정이 사실상 백지화되자 "조직개편에 대해 몰두하거나 집중하고 있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5일 이같이 밝히며 "저희 머릿속 그리고 눈 앞에는 오로지 코로나19만 지금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국립보건연구원장을 역임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 개편의 직접적인 당사자이기도 하다.
앞서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의 독립청 승격과 함께 국립보건연을 복지부 산하로 이관하기로 한 내용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제6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국립보건연을 복지부 밑으로 옮기려는 이유는 연구소가 코로나19 등 감염병과 관련된 연구만 실시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문재인 정부의 3대 신산업 중 하나인 바이오헬스 관련 연구를 포함해 국내 보건의료 전반의 연구를 담당하는 데, 이번 이관 조치로 연구소를 보건의료 연구의 컨트롤 타워로 세워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동시에 연구소는 현재 질병관리본부의 방역정책 수립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대응을 위한 기초 연구를 실시하고 있는데, 연구소가 복지부 산하로 옮겨지면 신설 질병관리청의 대응역량이 약해져 '무늬만 승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문 대통령이 나서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며, 연구소의 복지부 이관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권준욱 부본부장 (사진=연합뉴스)
권 부본부장은 재검토 결정에 대해 "향후에 관계부처 간의 협의를 통해서 최종적인 정부안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외국과 비교했을 때, 국립보건연구원의 혁신·탈바꿈이 필요한 게 사실이므로 연구원의 역할을 증대하고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권 부본부장은 "외국의 경우 질병관리청은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즉시적 업무가 주를 이루고, 국립보건연구원은 연구개발을 통해 국민들의 수명을 연장하는 등 호흡이 긴 업무를 맡는다"며 두 조직이 분명한 차이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치료제·백신 외에도 만성질환 연구, 유전체·빅데이터 연구, 인공지능·빅데이터 분야, 연구 인프라 구축 등을 국립보건연구원이 먼저 헤치고 준비하고,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이 증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사례나 국립보건연구원의 목표 등을 설명하며 질병관리본부와의 분리를 애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이다.
아울러, 권 부본부장은 방대본에 참여하고 있는 보건연구원이 복지부로 이관될 경우, 방대본 체제에 변화가 생기는지를 묻는 질문에 "조직과 같은 부분은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연구개발 수준을 높이기 위한 것이므로 조직과 관련해서 집중하고 있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