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은 주어진 데 갇히는 걸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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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정우성이 말하는 '배우' '사람' '정우성'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한경재 대통령 역 정우성-②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비트'(1997)나 '태양은 없다'(1998) 속 정우성은 강렬했다. 민이나 도철은 젊은 정우성과 꼭 맞아떨어졌고, 어느새 청춘의 아이콘이 됐다. 잘생긴 배우라는 수식어가 당연시 여겨졌고, 당대 남성들의 워너비가 됐다.

그러나 정우성은 거기서 안주하지 않고 '똥개'(2003) '아수라'(2016) '증인'(2019) 등 여러 장르 속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며 배우로서 조금씩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혀갔다. 그렇게 어느덧 25년차 '배우 정우성'이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우성은 지금도 연기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배우 정우성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봤다.

영화 '비트'(사진 위)와 '태양은 없다' 중 한 장면.

 

"지금도 연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예요. 지금은 '조금은 알겠다?' 이런 느낌이죠. 쉽지는 않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와 연기하는 인물을 향한 내 안의 질문이 늘어갔다. 그는 "인간을 표현하는 데 있어 어떤 기저에 깔린 작용 등에 관해 왜 이 표현을 해야 할까? 이 캐릭터는 왜 이 말을 했지? 자꾸 질문하고 파고들게 된다"며 "그 안에서 아무 생각 없이 낸 표정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 표정이 나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을 살면 살수록 어려워지지 않나"라고 물으며 "인간을 알면 알수록 더 어렵다. 그런 맥락인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왜?'가 더 중요해졌어요. 심리적 상태나 상황을 더 고민하고, 그래야 배우가 대사할 때 계속해서 다른 배우의 호흡에 맞춰서 다른 연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똑같은 심리상황도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표현이 계속 바뀌죠. 연기도 똑같은 거예요."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게 질문을 던지며 그는 배우로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애써야 한다.

정우성은 "주어진 것에 갇히지 않고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려 한다. 주어진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세상이 주는 사랑으로 존재하는 사람인 만큼 내가 세상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우성'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그의 단짝, 이정재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태양은 없다'에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 모습을 많은 이가 기억하고 있다. 현실의 그들이 지금까지도 우정을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도 많다. 정우성은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문을 받고 돌이켜 보면, 정재씨나 저나 서로의 입장을 강조하거나 우선시하려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온전히 상대를 바라봤고, 서로의 선택을 응원했죠. 관계를 이어가려면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거리감을 줄인다면서 우정, 의리를 강조하는 탓에 질척거리는 관계가 되면 안 되죠. 정말 건강한 우정이 되려면, 거리를 두고 나랑 다른 사람이라는 걸 인정해야 해요.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어떤 선택을 했을 때 그 의미에 대해서 누구보다 더 크게 응원해주는 게 좋은 친구 아닐까요."(웃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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