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1대 의원은 자질·책임·역량, 기대 이하…누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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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칼럼]
그나마 두루 경험하고
단계 밟은 대선 주자급 있어 다행

국회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지난 4월 총선을 통해 여의도에 입성한 국회의원들의 자질이 역대 급으로 낮다는 평가가 누구에게서 나올까?

다름 중진 의원들이나 자의든 타의든 선거에 불출마한 전직 의원들과 정치 평론가들, 중견 언론인들이다.

정당 담당을 2~3년만 한 기자들조차도 눈에 띄는 초선 의원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민주당 공천은 이해찬 대표와 인재영입에 앞장섰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이 주도한 시스템 공천 결과다.

정치인으로서의 자질보다는 내편과 유력 정치인들과의 친분관계 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윤미향, 양정숙, 김홍걸 의원과 이상직 의원의 살아온 형태는 연금술사의 자질을 요구하는 국회의원과는 동떨어진다.

이들이 무슨 기준을 근거로 촘촘히 걸렀다는 민주당 공천 기준을 통과했는지 베일에 쌓여있다.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책에서 설파한 책임 윤리와 정치적 책임, 균형감과는 거리가 먼 정도를 넘어 아예 없어 보인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김홍걸 의원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얼굴과 업적에 먹칠을 한 것도 부족해 개에 비유하는 '호부견자'(虎父犬子·아버지는 호랑이, 아들은 개)라는 비난을 듣고서도 자리를 지킨다.

김홍걸·이상직·양정숙 의원은 출당 이후에도 의원직은 유지하며 민주당 의원처럼 의정활동을 하고 있고, 윤미향 의원은 의원직을 보유한 채 재판에 응할 태세여서, 국민은 그들의 '위선'과 '뻔뻔함'에 혀를 내두를 것이다.

이들을 국민의 대표랍시고 금배지를 달게 한 이해찬 대표와 양정철 원장은 그들의 공천에 대한 책임감은 없는 것 같다.

이들을 발탁한데 대한 일언반구 없이 잊어지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이해찬 당시 대표와 이낙연 국난극복위원장이 21국회의원 당선자들과의 상견례에서 그토록 겸손을 부르짖은 이유가 작금의 민주당 의원들을 내다보고 한 얘기인 듯하다.

그토록 간곡하게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추미애 의원 아들의 휴가특혜의혹 건에서 보인 일부 의원들의 모습은 오만불손이다.

반칙과 특권, 공정이냐의 문제를 불법이냐의 문제로 등치시켜 세상 질서의 합리와 상식을 몰상식으로 몰아갔다.

여당인 민주당 초선 의원들 중 정책적 특장 또는 정치인으로서의 품위를 보여준 의원이 있으면 손을 들어보라고 하면 과연 '저요'라고 나설 의원이 있을까.

21대 국회가 출범한지 3개월 남짓이어서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은 설득력이 있으나 '될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는 속담처럼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은 정치권 입문 이전부터 쌓은 삶의 족적을 보면 안다.

아무 말이나 내뱉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닌 시정잡배들과 진배없다.

지난 총선에서도 익히 봤듯이 그런 정치인들은 거의 대부분 재선 문턱에서 퇴출되곤 했다.

정당이 제아무리 권력욕에 사로잡힌 끼리끼리의 집단 결사체라지만 20대와 21대만큼이나 정당 구분 없이 정책포럼을 결성하고 활성화하지 않은 국회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적대의식이 자심하다는 방증이다.

나와 우리 편은 늘 옳고 정당하며 공정한데, 너희는 항상 틀렸으며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동종교배'의 군상들이 모인 곳에 무슨 생산의 결실을 맺을 수 있겠는가.

그런 사람들이 '천사적 대의'(정치적 결실)를 실현할 수 있을까 심히 우려된다.

연목구어다. 대한민국 국민이 불쌍할 뿐이다.

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권력을 놓고 경쟁하던 시대엔 각계에서 명망 있는 인사를 정치권 수혈 대상으로 삼았다.

이낙연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진영 행안부장관 등이 새로운 인물의 수혜자들로서 현재까지 정치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 자료사진 (사진=박종민 기자)

 

국민의힘도 공천 실패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가 주도한 지난 4·15공천이 거의 '사(私)천'(?)에 가까웠다는 비판이 지금도 상당한 걸 보면 참패 책임이 여전히 무겁다고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에 큰 정치인으로 대성할 만한 의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선 예비 주자 지지율만으로 판단할 때 당내에 대선 주자가 없는 '불임정당'의 모습이다.

김종인 의원장의 판단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팩트를 근거로 대여 공격을 제대로 하는 의원들 중에는 조해진·윤희숙·추경호· 송언석 의원 정도가 돋보일 뿐이다.

야당의 가장 큰 힘은 일사분란한 단결력에서 나오는 것인데도 여전히 기득권 정당 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정세균 대표)이 지난 2008년 81석으로 이명박·박근혜의 범여권의 2백석에 맞섰다.

야당의 청와대 견제 여부는 의석수로 하는 것이 아닌 팩트와 논리, 단결력, 결기로 판가름 난다.

진보라는 가치를 지향하는 관변 시민단체와 이런저런 줄(조국 사태 등)로 연결된 사람들을 충원한 결과가 오늘의 여당 현주소이고, 국민의힘은 반문 정서와 친박의 테두리 내에서 찾아낸 인물들로 꾸린 당이니 크게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난망일 수 있다.

전문가 영입은 형식에 그쳤고, 이해찬 대표의 민주당에선 전례의 형식조차도 따르지 않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런 인적 구성으로 이뤄진 21대 국회가 복잡다단하고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폭증하는 국민적 요구를 정치로 담아내지 못할 것 같다.

그나마 한줄기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는 불현 듯 나타난 스타 정치인이 아닌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여러 분야를 경험한 거물 정치인들이 몇몇 남아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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