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T지니뮤직 "누구나 작곡가 된다"…국내 최초 AI 앨범 "1인 미디어 겨냥"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음악 플랫폼 업계 최초 AI 앨범 '신비와 노래해요' 24일 출시
AI 음악 '창작' 1인 미디어 BGM 등 AI 음원 사업 확장
"누구나 작곡, 전문가 대체하지 않아"…작곡 기간· 비용 대폭 절감
광고·게임·영화 등에도 진출…저작권 '사람'에 한정 "현실적 접근 필요"

24일 지니뮤직(대표 조훈)은 국내 음악플랫폼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동요앨범 '신비와 노래해요'를 출시했다고 밝혔다.(사진=지니뮤직 제공)

 

KT 음원 플랫폼 자회사 지니뮤직이 인공지능(AI)이 만든 곡들로만 수록된 AI 앨범을 출시한다. 국내 음악 플랫폼 기업들이 AI 추천 기반 음악 감상 서비스는 제공 중이지만, AI 음악 '창작'에 진출한 건 지니뮤직이 처음이다.

지니뮤직은 이번 AI 앨범 출시를 시작으로, 누구나 작곡가가 될 수 있는 AI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중에서도 1인 미디어 시장을 노린다.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BGM 등에 대한 니즈가 크고, 이들이 AI를 활용해 자신만의 곡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게임, 광고, 영화사 등과도 협업해 AI 음원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지니뮤직, 음악 플랫폼 업계 최초 AI 앨범 '신비와 노래해요' 출시

24일 KT 자회사 지니뮤직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니뮤직은 AI 작곡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동요 앨범 '신비와 노래해요'를 출시한다.

'신비와 노래해요' 앨범은 CJ ENM의 인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캐릭터가 노래하는 뮤직비디오 2편과 음악 5곡으로 구성됐다.

지니뮤직은 CJ ENM, 업보트 엔터테인먼트와 올해 초 사업제휴를 맺고 이번 AI 작곡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지니뮤직은 올해 초 AI창작영역 진출을 위해 CJ ENM, 업보트 엔터테인먼트와 사업제휴를 맺고 AI 작곡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사진=지니뮤직 제공)

 

지니뮤직은 AI 작곡 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싱과 MD 제작을 맡았다. 업보트 엔터테인먼트는 AI작곡 기술 개발과 시스템 제공, 앨범 수록곡을 만들었다. CJ ENM은 신비아파트 캐릭터 선정을 비롯한 제작에 공동 참여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은 모두 업보트의 AI 작곡 시스템 '아이즘'(Artficial Intelligence System of Music, 이하 AISM))의 작곡으로 탄생했다.

지니뮤직에 따르면 '아이즘'은, 음악 이론과 작곡 기법을 학습한 컴퓨터가 규칙화된 특정 조건에 부합한 수많은 빅데이터를 생성한다.

이후 전문 작곡가가 제공하는 '표기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준지도 학습(Semi- Supervised Learning)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의미 있는 음악', 즉 단순 음표와 박자의 나열이 아닌,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음악 데이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아이즘 프로듀서는 "아이즘으로 여러 개의 멜로디나 반주를 생성해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 편곡을 하거나, 생성된 곡의 일부를 차용해서 원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작곡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다. '컨셉 작곡' 모드와 '취향 작곡' 모드 중 선택하면 된다.

'컨셉 작곡'은 사용자가 원하는 장르, 분위기, 감정표현 키워드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한 곡당 단 '1분' 만에 AI가 만든 신곡이 탄생한다.

'취향 작곡' 모드는 좋아하는 취향의 노래를 입력하면 유사한 스타일의 음악이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아이유의 '밤편지'를 입력하면 비슷한 장르와 분위기의 곡이 탄생하는 식이다.

AI 동요앨범 '신비와 노래해요'에 수록된 '할로윈 성으로' 등 3곡은 AI 작곡 시스템의 '컨셉 작곡' 모드로, 나머지 2곡은 '취향 작곡' 방식으로 제작됐다.

(사진=지니뮤직 홈페이지 캡처)

 

지니뮤직은 어린이의 순수한 감성을 담은 완성도 높은 동요앨범을 만들기 위해 전문 편곡자가 AI 창작곡을 다시 한번 편곡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지니뮤직은 세계 음악 시장을 겨냥해 오는 12월 해외를 겨냥한 AI 동요 앨범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누구나 작곡가" AI 음원 사업 확장…"전문 작곡가 대체 아닌 AI 서포터 될 것"

AI가 인간의 영역이라 여겼던 '작곡'까지 침범했다는 건 아주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구글(Magenta)이나 소니(Flow Machines), 영국의 쥬크데크 등 비(非)음악 기업들도 AI를 작곡에 실험하는 등 예술 분야로 확장하면서 관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아마존은 PC에 연결하면 누구나 곡을 만들 수 있는 AI 키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영화음악 작곡가 출신이 만든 스타트업 '앰퍼뮤직(Amper Music)'도 콘텐츠에 들어갈 음악 제작이 가능한 툴을 제공, 누구나 작곡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니뮤직의 이번 AI 앨범은 단순히 "AI 기술력으로 곡을 만든다"는 것을 넘어 다른 분야나 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일종의 '테스트베드(testbed)'라고 설명했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지금까지 AI를 활용해 곡을 만들어내는 사례는 많지만, AI가 만든 음악이 실제로, 얼마나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많지 않았다"면서 "사람들이 AI 음악을 공유하고 공감하는지 반응을 살핀 다음, AI 음원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지니뮤직이 겨냥한 시장은 BGM 분야다. 1인 미디어 시장 크리에이터의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에 주목했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1인 크리에이터들이 쏟아지는 만큼, 자신의 영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BGM 서비스에 대한 니즈 역시 크다"면서 "AI 창작 음악을 쉽고 자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해 차별화된 AI 음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음악 창작을 하는 시대가 되는 것이 반드시 전문 작곡가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AI 만든 음악이 흥행한다는 보장도 없고, 이번 앨범도 AI가 곡을 내놓긴 했지만, 최종적으로 곡을 다듬은 건 편곡자"라고 말했다.

그는 "지니뮤직의 AI 창작 목표는 음악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가볍게 BGM으로 나만의 음악을 자유롭게 만들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전문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음악창작 수단을 제공하고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듀싱 업계 관계자도 "AI 작곡으로 음악의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음악 창작 도우미가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AI 역할이 작곡가 영역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인 미디어 BGM 등 AI 음악융합 추진…작곡에 소요되는 기간· 비용 절감

지니뮤직은 3사의 협업 AI 작곡 프로젝트가 앞으로 음악 분야 AI 창작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AI 창작이 활성화되면 AI 추천 음악 감상 서비스보다 이용자 취향을 맞출 수 있는데다 외부에 지급하는 저작권료 비중도 줄일 수 있다.

우선 '신비아파트' AI 앨범 출시를 시작으로 뒤 다른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AI 작곡이 필요한 다양한 시장에 진출, 사업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1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BGM 시장이 창출되면 B2B 사업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게임, 영화, 광고 등 미디어 융합콘텐츠로 AI 창작 활용 △전문 작곡가들에게 고도화된 AI 작곡 서비스툴 제공 등으로 보다 창의적인 AI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특히, 작곡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전문 작곡가에게 의뢰하려 해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지니뮤직의 AI 작곡 플랫폼이 개인이든 기업이든 적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필요한 음악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니뮤직 조훈 대표는 "음악창작에 대한 욕구가 있으나 음악을 만들 수 없었던 일반인들도 창작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 AI 창작영역 진출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창작영역 진출 뒤 1인 크리에이터들과 융합콘텐츠 제작에 협업하고, 음악 전문가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음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저작권이 걸림돌이다. 한국은 물론 주요 국가들은 저작권 소유를 '사람'으로 한정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AI가 만든 창작물은 저작권이 없어 복제 등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손승우 단국대 법학과 교수는 "AI 저작권의 독점 등 침해를 막는 것과 동시에 AI 산업의 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며 "법학적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경제학적, 사회학적 관점에서도 심도 있는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AI 창작 동요 앨범 <신비와 노래해요> 에는 △할로윈 성으로 △할로윈이야 △할로윈 목장 △층간소음송 △할로윈 파티 등 5곡이 담겼다. 이외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 가창을 포함해 총 20곡 음원이 수록됐다. 할로윈이야, 층간소음송은 뮤직비디오로 제작됐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