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퇴' 염경엽, 제갈량처럼 비운의 인물로 남나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내년까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진 사퇴한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자료사진=이한형 기자)

 

'염갈량'이 끝내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SK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SK는 30일 "염경엽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염 감독이 최근 손차훈 단장과 면담을 갖고 올 시즌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면서 "이후 민경삼 대표이사가 만난 염 감독이 재차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설명이다.

이에 SK는 내부 논의를 거쳐 염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 당초 염 감독은 2019시즌부터 3년 동안 팀을 맡기로 했으나 임기 1년을 남기고 물러나게 됐다. SK는 다양한 후보군을 추려 조만간 차기 감독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염 감독은 "SK 와이번스를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즐거움을 드리지 못하고 실망감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면서 "특히 시즌 중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해 구단과 팬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사과했다. 이어 "이제는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지난해 팀을 맡아 정규 시즌 2위를 이끈 염 감독은 올해 팀 성적 부진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로 지난 6월 25일 두산과 경기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이후 두 달 정도 입원 등 치료를 받다 복귀했지만 5일 만에 다시 건강 문제로 지휘봉을 박경완 수석코치에게 맡겼다.

염 감독은 최근까지도 복귀 의지를 다졌지만 끝내 다시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앙헬 산체스(요미우리)의 해외 진출 등 전력 누수를 이기지 못하고 9위로 시즌을 마감한다.

넥센(현 키움) 시절의 염경엽 감독.(사진=히어로즈)

 

넥센(현 키움)에서 첫 사령탑에 오른 염 감독은 부임 첫 시즌부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2014년에는 한국시리즈(KS)에도 진출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아 '염갈량'으로 불렸다.

그러나 삼성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고, 염 감독은 2016시즌 4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음에도 자진 사퇴했다. 이장석 전 구단 대표와 갈등이 주된 원인이었다.

2017년 SK 단장을 맡은 염 감독은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했고, 이듬해 KS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해는 사령탑에 올라 2년 연속 우승을 노렸지만 염 감독의 비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막판까지 1위를 달렸지만 극심한 타격 침체로 두산에 KS 직행 티켓을 내준 뒤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도 지면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외국인 투수의 부진까지 겹쳤다. 결국 염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우승을 또 다시 이루지 못한 채 당분간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북벌을 이루지 못한 삼국시대의 제갈량처럼 비운의 인물로 남게 된 염 감독이 재기에 도전할지 지켜볼 일이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