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황진환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취재한 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당시 조문을 갔던 재계 총수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거나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며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방역 당국의 '10월 26일 장례식장 방문자 검사 요망' 안내 재난 문자를 받고 곧바로 코로나 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방역 지침에 따르기 위해 일찌감치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날 오전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다행히 이날 오후에 별다른 공식 일정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사장단도 이날 코로나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오후에 코로나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도 곧 검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언론사 기자가 지난달 26일 고 이건희 회장 빈소가 차려졌던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취재했고, 당시 현장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코로나를 전파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이날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지난달 26일은 전날 별세한 이 회장을 애도하기 위해 재계는 물론 정·관계, 문화·예술·체육계 인사들의 조문이 잇따랐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정 회장은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조문을 와 10여 분간 빈소에 머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을 위로하고 고인을 애도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전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 등도 이날 일제히 발걸음했다.
다만 방역당국의 재난 문자가 포괄적 권고 사항인 데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은 아니어서 일부는 코로나 검사를 받을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확진자가 장시간 장례식장 근처에 머물기는 했지만, 이 확진자와 접촉했더라도 밀접 접촉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전파 가능성 역시 크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