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책 그 이후…전세‧매매 집값 '동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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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못 이긴 수요자들, '차라리 매매'로 전환하면 또 난제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책에 이어 규제지역 추가 지정을 곧바로 제시한 것은 전세‧매매시장이 '동시에' 위기에 놓인 현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일 오전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8900호, 수도권 2만 4천 호, 전국 4만 9천 호의 전세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일 오후에는 경기 김포(통진읍, 월곶‧하성‧대곶면 제외)와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대구 수성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등을 더했다.

◇ 전셋값 폭등하는데 거래량은 는다?…열악한 현실 더 잘 보여줘

같은 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달 주택 전세 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전세 거래는 전국에서 10만 3638건이 발생해 전년 동월보다 1.9% 줄었지만 전월보다는 0.3% 늘어났다.

특히 서울은 3만 4537건으로 전월에 비해서는 6.0% 증가했고 전년 동월에 비해서도 0.3%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탄력적' 수요자들이 결국 비싼 값에도 '울며 겨자 먹기' 전세 계약을 계속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달 셋째 주 기준 전국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수도권이 0.26%, 서울이 0.15%, 지방이 0.33%를 기록했다. 전 주의 상승세를 이어나가면서 그 폭을 확대한 모양새다. 서울은 73주, 전국은 63주 연속 상승이다.

주택산업연구원 노희순 연구위원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매매시장으로 이동할 수 없는 세입자들은 그대로 남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차시장 수요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정부는 가격이 올랐지만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아직 수요자들의 부담 여력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불붙은 전세시장…못 잡으면 다음은 매매시장

문제는 이렇게 불붙은 전세시장을 잡지 못하면 불씨가 결국 매매시장으로 옮겨간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러한 추세가 감지된다.

감정원에 따르면, 전세가격이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간 이번 달 셋째 주 전국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25% 상승을 기록했다.

감정원이 해당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수도권은 0.18%, 지방은 0.32%로 직전 주보다 상승폭도 커졌다. 서울의 상승폭은 0.02%로 전 주와 동일하면서 수도권 전체와 지방보다 폭은 작지만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 "전세시장은 실수요 중심이기 때문에 오르면 오를수록 매매시장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서울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은 55% 수준이지만 실제 시장에서 신규 계약에서는 그 이상이고, 이러한 점이 매매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른 전셋값이 매매시장에서의 대출 규제 기능을 일부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영끌'도 위험 신호…"매매시장 규제 강해 당장 위험은 유예될 수"

30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구매가 늘고 있다는 암시가 나오는 것 역시 불안 요소다.

감정원의 월별 주택 매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수 4320건 중 30대가 매수한 사례가 1663건으로 비중이 38.5%에 달했다. 전국을 기준으로는 40대의 매수가 27.7%(전체 6만 6174건 중 1만 8346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과도 사뭇 다르다.

감정원의 아파트 매입자 연령별 통계(월 기준)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해 1월부터 전국을 기준으로는 40대의 비중이 언제나 30대를 넘어 최대였다. 하지만 서울만을 보면, 같은 기간 22개월 중 대부분인 15개월 동안 30대의 매수 건이 40대보다 많았다.

정부가 '영끌'로 공공전세주택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이미 집값이 비싼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자는 '영끌'로 매매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각종 규제와 조세 정책으로 진정시키려 한 집값 상승 기대감을 그대로 반영하는 동시에 받쳐주는 셈이기도 하다.

노 연구위원은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에 대한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게 큰 흐름인 만큼, 결국 주택 수요자들이 전·월세 시장 안에서 쌓여 가격은 점점 오를 것"이라며 "이것이 심화하다 보면 작아진 '갭'으로 매매 리스크가 줄어드니 결국은 매매시장으로 수요가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매시장에서의 규제가 강화하고, '집값 상투' 등 전과 같은 상승 기대감이 크게 줄어든 것도 사실인 만큼, 이러한 전환이 당장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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