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후임 검찰총장 보다 유임 서울지검장이 걱정스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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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스런 '말 잘 듣는 검찰총장 찾기'
김오수와 이성윤, 피할 수 없는 정치검사 꼬리표
더 큰 문제는 탈락한 이성윤 지검장의 유임설
진작에 사퇴하고 수사심의위도 취소해야
'정치하는 검사' 윤석열을 비난하려면 '정치검사'부터 배제해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박종민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 검찰총장 임명이 임박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이다. 그런데 임명 과정이 걱정스럽다.

이를 주도하는 법무부 장관의 말이 예고편이었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지난달 23일 "차기 검찰총장 인선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상관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무 장관이 검찰총장의 자격조건으로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노골적으로 밝힌 경우는 전례없는 일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윤창원 기자

 

여당 소속 조응천 의원은 "말 잘 듣는 검찰총장을 원한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의 감정은 '당황' 정도지만 국민들의 감정은 우려스럽다.

지금 거론되는 검찰총장 후보 4명 중에 이른바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부합되는' 인물이 있기 때문이다.

김오수 전 법무차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기관장 후보에만 6차례나 올라 코드인사 꼬리표를 떼기 어렵다.

게다가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 등과 관련해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윤창원·황진환 기자

 

그런데, 더 걱정스런 일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모양으로 볼 때 김오수 전 차관(사법연수원 20기)이 검찰총장이 되면 후배인 이성윤(23기) 중앙지검장이 굳이 사표를 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성윤 지검장은 현 정부 내내 검찰 분란의 한 축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특수통 검사들을 방패삼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진 것 만큼이나 검찰조직 형해화에 큰 책임이 있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친문검사' '친정권 검사'라는 주홍글씨가 붙어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이성윤 지검장의 유임 얘기가 나오는 것은 현 정부의 검찰 중립성과 독립성이 얼마나 구두선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오수 전 차관이 검찰총장이 되고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유임된다면 검찰조직의 1, 2인자가 '셀프수사'를 하는 기상천외한 모양새가 벌어진다.

후보군에 들지못한 검찰 간부를 유임시키려 한다는 것은 아직도 현 정권이 검찰통제에 대한 미련이 있다는 반증이다.

말로는 '검찰개혁에 적합한 인물을 찾겠다'고 하지만 속내는 '말 잘 듣는 친 정권 검사'를 임명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황진환 기자

 

따라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총장 후보군에서 탈락한 순간 바로 지검장직에서 사퇴하는게 옳았다.

통상 검찰총장직을 노리다 탈락한 검찰 간부는 차기 총장과 후배들의 앞길을 터주기 위해 검찰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성윤 중앙지검장에게 오는 10일 수사심위원회 조차 거추장스럽다.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유임되거나 대검 차장으로 승진한다면 이는 검찰농단의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치하는 검사'라고 비난하면서 '정치검사'의 오명이 붙은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는 것은 걱정스러운 정도를 넘어 인사폭력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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