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예울마루 10년이 만들어 낸 문화예술의 너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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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GS칼텍스의 대표 사회공헌사업인 여수 예울마루가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문화 소외 지역인 전남 동부권의 문화예술 지형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 예울마루는 이제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전남CBS는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의 상생의 모델이 된 예울마루의 지난 10년의 성과,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하는 특별기획 '여수 예울마루 상생 10년, 과제와 전망'을 마련했다.

여수 예울마루 상생 10년, 과제와 전망①

망마산 위에서 내려다본 여수 예울마루와 장도. 예울마루 제공망마산 위에서 내려다본 여수 예울마루와 장도. 예울마루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여수 예울마루 10년이 만들어 낸 문화예술의 너울
(계속)

전남 여수국가산단 최대 입주기업인 GS칼텍스는 2006년부터 10년 동안 매년 100억 원씩 모두 1천억 원의 출연을 통한 사회공헌을 약속했다. 여수 지역 사상 최대 규모의 사회공헌을 받게 된 지역사회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에 발맞춰 세계적인 문화예술공간 '예울마루'를 구상했다. 이렇게 시작된 여수 예울마루는 10년이 지난 지금 지역과 기업의 상생 모델로 회자되고 있다.
 

자연 지형과 바다, 관객이 어우러진 '꿈의 무대'

 
해발 142m의 여수 망마산. 산 정상에서 하천으로 흐르는 물줄기처럼 커다란 유리 지붕으로 덮힌 하얀 계단이 바다를 향해 흘러내린다. 이 계단 밑으로는 2만5천여㎡ 규모, 7층 높이의 공연장과 전시장, 주차장이 자리를 잡았다. '문화예술이 너울처럼 넘치고 한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쉰다'는 의미에서 '예울마루'라는 이름이 정해졌다.
 
자연 그대로의 산, 섬 지형과 어우러진 친환경 건축물은 현대건축의 거장이자 친환경 건축 설계로 명성이 높은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했다. 1021석 5200㎡ 규모의 대극장, 302석 규모의 소극장에는 최고급 음향 조명 시설이 설치됐고 1600㎡의 기획전시장, 1만여㎡의 공용시설, 186대 규모의 주차장이 완비됐다.

대극장 무대와 1층 객석 맨 뒷자리까지의 거리는 불과 21m. 어느 자리에 앉아도 차별 없는 음향을 감상할 수 있다. 예울마루의 자랑거리다. 이 모든 시설은 페로의 구상에 따라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응용해 땅속으로 들어갔다.
 
망마산 산자락과 바다 건너로 연결된 예술의 섬 장도에는 자연채광의 미학을 살린 장도 전시관,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창작 스튜디오 4개 동, 사계절 꽃이 피는 다도해 정원이 마련되어 있다. 장도의 해안 경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여수의 인기 관광명소 중 하나가 됐다.
 
여수 예울마루 이승필 관장이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최초로 제시했던 컨셉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 최창민 기자여수 예울마루 이승필 관장이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최초로 제시했던 컨셉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 최창민 기자이승필 예울마루 관장은 "세계 3대 환경건축가인 도미니크 페로와 함께 망마산과 장도 일대를 둘러봤고 당시 컨셉 설계를 가져왔는데 그게 현재의 예울마루가 됐다"면서 "산에 높은 건축물을 지어서 땅을 억누르거나 하지 않고 자연과 어우러진 설계로 땅속에 공연장이 설치되면서 지금도 20~30%의 에너지 절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예울마루는 페로의 설계로 에너지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GS칼텍스의 지향점과 잘 어우려졌다"고 덧붙였다.
 
예울마루에서 장도로 연결되는 진섬다리는 하루 2번 물에 잠기는 장관이 연출된다. 만조시간을 피해 도보로 이동하면 마치 바다 위를 걸어가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사전에 출입시간 확인 없이 입도했다 바닷물에 막혀 나오지 못한 경험을 한 시민들은 '아 이곳이 섬이었지'하고 뒤늦게 깨닫곤 한다.
 

예울마루와 예술의 섬 장도, 사회공헌의 연속

 
문화 소외지역과 다름없던 이 지역 주민들은 예울마루 조성 계획에 환호했다. GS칼텍스는 1천억원 사회공헌을 약속하면서 "시민이 원하는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GS칼텍스 사회공헌재단은 정치권과 시민사회, 학계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거버넌스를 꾸렸다. 30여 개의 시민 제안이 접수됐고 수차례 회의와 의견수렴을 거쳐 문화예술공간 예울마루의 조성이 결정됐다. 예울마루의 탄생은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갈급함이 반영된 결과였다.
 
이 관장은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거버넌스를 구성해서 의견을 좁혀가던 중에 2012여수세계박람회 유치 소식이 전해졌다"면서 "엑스포라는 세계적인 문화행사를 하는데 변변한 공연장이나 전시장도 없어 당시 위원들의 의견이 문화예술공원으로 모아졌다"고 말했다.
 
여수 예울마루 개관 후 10년은 조성에서부터 현재까지 사회공헌의 연속이었다. 여수시와 GS칼텍스는 협약을 통해 2012년 5월 8일 예울마루를 준공한 뒤 여수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하고 예울마루 운영을 3년 동안 GS칼텍스 사회공헌재단이 맡았다.
 
2015년 5월 기부채납 시점이 도래했으나 여수시는 1년간 연장을 요청했고 2016년 5월에는 기부채납이 불가피한 상태였다. 당시 GS칼텍스는 연간 4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예울마루를 운영해왔는데, 여수시가 매년 이를 시민 혈세로 부담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여수시 안팎에서는 GS칼텍스와 운영비를 50%씩 나눠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여수 예울마루와 연결된 예술의 섬 장도 항공사진. 예울마루 제공여수 예울마루와 연결된 예술의 섬 장도 항공사진. 예울마루 제공
이 같은 지역 사정을 고려한 GS칼텍스는 전체 연간 운영비 45억여원 가운데 62%를 부담하고, 여수시는 38%를 부담하는데 합의했다. 여수시는 시설 유지관리비와 인건비 등을 부담하고 GS칼텍스는 공연·전시 등 운영과 관련한 사업비와 인건비를 맡기로 했다. GS칼텍스가 사회공헌 차원에서 운영비를 더 부담하는 쪽으로 결론을 낸 것이다.
 
GS칼텍스는 지금도 매년 예울마루 수십억 원의 운영비를 부담하고 있다. 문화예술공간 조성 후 기부채납으로 끝나지 않고 지금도 사회공헌의 약속 이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과 기업의 상생 모델로


GS칼텍스는 여수국가산단 입주기업 중 유일하게 지역의 빈곤 노인들의 결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등동에 무료급식소 '사랑나눔터'를 마련해 운영중이다. 2008년 첫 급식을 시작한 이후 올해까지 약 100만명이 배식을 받았다. 누적 봉사자만도 4만 2600여 명에 달한다.
 
GS칼텍스 사랑나눔터는 무료 급식뿐 아니라 생일잔치, 추억의 영화상영회, 요리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동내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코로나 기간에는 지역의 홀몸 어르신 400세대에 긴급 구호식품 상자 '에너지박스'를 만들어 전달하기도 했다. 이곳을 찾는 어른신들에게 몸의 허기뿐아니라 마음의 허기도 채워주고 있다.
 
GS칼텍스 오문현 대외협력부문장(왼쪽)과 여수시 관계자가 여수지역 홀몸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떡국과 밑반찬을 전달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GS칼텍스 오문현 대외협력부문장(왼쪽)과 여수시 관계자가 여수지역 홀몸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떡국과 밑반찬을 전달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2010년부터는 여수 지역아동센터 초·중학생들의 꿈과 비전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희망에너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환경보호, 직업체험, 역사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이 교실에 참여한 학생들의 수기를 모아 '잡(job)아라! 나의 꿈'을 발간해 각급 학교에 배포하는 등 어린이 직업체험 활동의 길잡이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4900여 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위원 전남동부지역협의회와 함께 진행하는 '위기청소년 마음톡톡'은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에게 작사와 작곡, 악기 연주 등 음악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긍정적인 자아 형성을 도와 재범 위험을 낮추고 바람직한 가치관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위기청소년 373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전남 동부 문화예술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예울마루. 개관 2년차에 실시된 2014년 기업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지역 사회공헌을 가장 잘 수행하고 있는 기업'으로 여수시민 75%가 GS칼텍스를 꼽았다.
 
GS칼텍스 여수 예울마루는 문화예술 향유 기회 제공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지역과 기업의 상생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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