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왼쪽), 조지호 경찰청장. 연합뉴스조지호 경찰청장이 12.3 내란사태 당일 비상계엄 선포가 이뤄지기 몇 시간 전에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계엄 관련 지시 사항을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언론을 통해 비상계엄을 접했다'는 조 청장의 기존 국회 진술과는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라 파장이 커지고 있다.
11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약 3시간 전에 대통령 안전가옥으로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호출했다. 이 회동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함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A4용지 1장 분량의 계엄 관련 지시사항을 조 청장에게 전달했으며, 해당 지시 내용에는 언론사를 포함한 계엄군 접수 대상 기관 등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계엄 선포 후 약 1시간 10분쯤 지난 당일 오후 11시37분쯤 일선에 국회 전면 통제 지시를 내렸는데,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조 청장 본인에게 수차례 전화해 국회의원을 체포하라는 취지의 명령를 내렸다는 진술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한 것으로 전해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조 청장 조사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안전가옥 호출 정황을 파악했다. 이는 앞선 조 청장의 대국민 상황 설명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다.
앞서 조 청장은 계엄사태 직후 5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이 "계엄을 언제 알았느냐"고 묻자,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고 답했다.
채 의원이 이어 "계엄 선포 이후 김봉식 서울청장에게 전화했느냐"고 질문하자 조 청장은 "바로 전화한 건 아니고, 저도 당황스러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 특수단은 조 청장과 김 청장을 소환 조사한 뒤 이날 새벽 내란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며, 오후에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 최고위직 2명이 동시에 체포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