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차기 지도부 체제와 당 혁신안을 놓고 5시간 넘게 격론을 벌였지만,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의총은 오후 2시부터 5시간 넘게 이어졌다. 김 위원장의 임기와 전당대회 개최 시기, 당내 탄핵 반대 당론 철회 문제 등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많은 의원들이 각자 의견을 충분히 얘기했고, 내일 다시 의총을 열어 결론을 내야 할 부분은 마무리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를 전당원 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한 데 대해 "많은 의원들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임기를 6월 말까지로 결의했기 때문에 전당원 투표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본인이 사퇴하지 않겠다고 하면 (임기는) 6월 30일까지"라며 "이후에는 비대위원장을 새로 선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겸임할 수 있지만, 비대위 체제로 전당대회를 준비하게 되면 다시 비대위원장을 선임해야 한다"며 "상임전국위 절차가 진행돼야 하고, 김 위원장을 다시 지명하든 다른 분을 지명하든 후임 원내대표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관련해서는 "한두 명을 제외한 대부분 의원이 9월 이전 또는 8월 안에 빨리 개최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당론 철회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결론은 나지 않았다. 박 원내수석은 "사후 당론 변경 전례가 있는지, 실익이 있는지, 3분의 2 이상 찬성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등 현실적 지적이 있었다"며 "다른 방안이 있는지 내일 함께 검토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습적인 대선 후보 교체 시도 관련 당무감사 실시안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의원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두 분 정도가 당원들이 궁금해할 수는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당무 감사라는 형식은 적절치 않다는데 대부분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기습 후보 교체 관련 당무감사 실시 △원내·외 당협위원회 통한 당론 형성 과정 제도화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9월 전당대회 개최 등 5대 당 개혁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의총에 참석한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문수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역할을 마쳐야 하는데, 혁신형 비대위를 다시 한다고 하니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김 위원장을 지지하는 발언은 일부 의원에 그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전날 김 위원장의 개혁안 발표를 두고 "'언제까지 개혁하려고 하고, 얼마의 시간이 더 필요하니 임기를 연장해달라고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고, 반대로 '절차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어도 방향은 옳으니 힘을 시러주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의총을 마친 뒤 본청을 나서며 "쇄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당내 반발 기류를 암시했다. 이대로 혁신안이 무산된다면, 그의 임기는 예정대로 이달 30일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오는 10일 의총을 다시 열고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 여부와 차기 지도 체제 구축 방안 등을 중심으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