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신20세기 두목 결혼식장. 연합뉴스200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친구'가 현실이 됐다. 실제로 부산 양대 폭력조직인 칠성파와 신20세기파 간의 보복 폭행이 최근까지 이어지며 조직폭력의 그림자가 여전히 지역 사회를 드리우고 있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정순열 판사는 신20세기파 조직원 A(20대)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2년, 2년 2개월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부산 수영구의 한 도로에서 라이벌 조직 칠성파의 C씨와 마주치자 서로 흉기를 꺼내 들고 대치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B씨는 A씨 등과 함께 C씨를 찾아가 얼굴과 몸통을 여러 차례 때려 늑골을 부러뜨리는 등 중상을 입혔다.
또한 이들은 같은 달 22일 북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보복에 대비한다'며 32㎝ 길이의 흉기를 소지한 혐의도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두 조직의 갈등은 지난해 11월 칠성파 조직원이 신20세기파 조직원을 노래방에서 폭행한 사건으로 촉발됐다.
당시 피해자는 뇌출혈이 생길 정도로 맞았고, 이후 상호 보복이 이어졌다.
올해 4월에는 칠성파 측이 신20세기파 조직원을 흉기로 찌르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A씨 등은 법정에서 "우연히 다툰 것일 뿐 조직폭력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지만,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큰형님이 도피자금 내려준다', '식구 위상을 위해 싸운다' 등 조직적 연루 정황이 드러났다.
정 판사는 "보복 폭력이 반복되면 시민 불안이 커진다"며 "범행 경위와 수법, 상해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칠성파와 신20세기파는 1970년대부터 부산 유흥업소와 오락실을 중심으로 세력을 키운 대표 폭력조직으로, 1993년 발생한 살인사건은 영화 '친구'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비록 세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2006년 60명이 가담한 집단 폭력과 2021년 장례식장 난투극 등 크고 작은 충돌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