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공식오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2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브리핑실에서 웡 총리와 함께 나선 공동언론발표에서 "전 세계 성장과 번영을 지탱해 온 국제질서가 흔들리고, 기후변화, 초국가범죄와 같은 글로벌 도전과제 앞에서 양국 간에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이러한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오늘 저와 웡 총리는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로 한국과 싱가포르가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수교 이후,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은 협소한 국토와 한정된 자원의 어려움을 딛고 긴밀히 협력하며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며 "앞으로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기초해 변화하는 경제와 안보 환경에 대처하는 한편, 첨단기술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인적 교류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안보 분야 전략적 협력·공조 확대 △경제협력과 인적교류 강화·확장 △역내 평화·안정을 위한 협력에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의 방산물자 다변화 과정에서 한국이 적극 협력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말씀드렸다"며 "'온라인 스캠'과 같은 초국가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선진 디지털·금융 인프라를 갖춘 양국이 정책적 협력과 법 집행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개선과 한-싱가포르 FTA를 통해 역내 교역과 투자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이날 체결한 '디지털 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인공지능(AI) 첨단기술 공동연구와 기업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녹색‧디지털 해운 항로 구축 협력 MOU'에 기초해 친환경‧디지털 해운도 선도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날 이들 MOU 외에 '문화, 체육 협력에 관한 MOU'와 '인사행정 협력에 관한 MOU'까지 총 4건의 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는 최초로 제주도산 쇠고기·돼지고기의 싱가포르 수출도 합의했다"며 "싱가포르의 검역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수한 우리 농식품의 세계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지난 50년 동안 양국 간 인적 교류는 꾸준히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인 100만 명에 육박하는 교류가 있었다"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계기로 문화예술, 관광, 교육,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상호 교류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역내 평화·안정 협력에 대해서는 "웡 총리께서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전폭 지지해 주셨다.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은 싱가포르의 2027년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의장국 활동과 2030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 활동도 적극 지원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웡 총리는 "한-싱가포르 FTA는 동남아시아 국가와 대한민국이 처음 맺은 FTA이고, 이를 바탕으로 관계가 공고해져 지금은 서로에게 최고 교역국 중 하나가 됐다"며 "지난 5년 간 싱가포르의 대한민국 투자는 5배가 늘어났고, 한국의 싱가포르 수출도 크게 향상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날 △공공분야 협력 △경제협력과 연결성 향상 △녹색성장과 지속가능 성장 △연구·혁신·기술 분야 상호보완에 대한 협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웡 총리는 "특히 디지털 안보에 힘을 쓰면서 저희의 국민과 우리의 국가를 더 보호하게 될 것"이라며 "또 보건과 기타 다른 첨단기술 분야에서 공공서비스를 확충하는 데 서로 배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 확대를 위해서, 또 회복력을 위해 녹색 디지털 해운 항로 구축 협력에 합의했다. 암모니아와 수소, 기타 원자력 기술에 있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며 "디지털 협력에 대한 MOU를 바탕으로 첨단 분야에서의 공공 프로젝트, AI 프로젝트로도 이어질 것이며, AI의 안전과 거버넌스를 통해서 사람들이 AI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AI 기술이 우리 사회를 이롭게 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략적 파트너로서 이재명 대통령과 저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힘쓰기로 뜻을 모았고, 또 다자적인 규칙 기반의 무역체계에 대한 뜻을 재확인했다"며 "싱가포르 협력 프로그램, 아세안-한국 협력 펀드 하에서 아세안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웡 총리는 "불확실성이 크고, 급변하는 이 세상 속에서 한국과 싱가포르처럼 같은 마음을 가진 국가들 간의 협력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한-아세안 FTA와 관련된 발전도 내년에 있을 것이다. 이 관계에 있어서의 조정자로서 의미 있고, 또 결실 있는 한-아세안 관계가 더 만들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