콴델라 제공프랑스 양자기업 콴델라(Quandela)가 서울에 R&D센터 설립에 나선다. 초고가 양자컴퓨터를 생산하는 이 회사가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한 해외 확장 차원을 넘어 '개발 중심지'로서의 잠재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12일 시청에서 콴델라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콴델라는 서울 강남에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양자컴퓨터 제조까지 검토한다. 콴델라가 한국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5700만 달러, 우리 돈 8백억 원 규모다.
콴델라는 광자(Photon)를 이용한 양자컴퓨터 제조 기업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에 4대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고성능컴퓨팅공동추진기구(EuroHPC) 프로젝트에 선정돼 공급한 '루시(Lucy)' 시스템은 가격이 150억 원대에 이른다. 양자컴퓨터 가운데서도 상용화 단계에 가까운 고급 장비라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회사 측은 서울 투자의 핵심 이유로 "우수한 개발 인재 풀"을 지목했다. 콴델라 CEO 니콜로 소마스키는 "서울시와의 협력은 콴델라의 글로벌 전략에서 핵심적인 이정표"라고 말했다. 연구개발센터를 세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서울을 양자컴퓨터 제조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상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콴델라와 지난달 중성원자 기반 양자컴퓨터 기업 파스칼(Pasqal)에 이어 두 번째로 프랑스 양자기업을 유치하게 됐다. 광자·중성원자 양자기술을 모두 확보하며 글로벌 '양자 허브'로 도약한다는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양자 인재 양성, 연구 인프라 구축, 기업 기술 지원 등 서울시의 '양자산업 생태계' 정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울시는 외국인 투자 인센티브를 포함한 추가 지원책도 검토 중이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서울을 아시아 양자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