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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결국 음모론…'송도 득표수' 착시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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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9천만분의 1" 앞세워 재선거 주장
선관위 "서로 다른 장비·인력 거쳐 집계"
전국 비교땐 '득표수 일치' 가능성 커져
통계 착시 앞세워 혼란만 부추길 우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관내사전투표 결과-전국 12곳 동일 득표' 패널을 보이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관내사전투표 결과-전국 12곳 동일 득표' 패널을 보이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인천 송도1동과 송도2동의 관내 사전투표 1·2위 득표수가 같다는 점을 들어 전국 재선거와 특검을 주장하고 나섰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관위 관리 부실이 드러나자 통계 착시에 가까운 사례를 내세워 불신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시장 선거 송도1동과 송도2동 관내 사전투표에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의 득표수가 완전히 일치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렇게 득표수가 완전히 일치할 확률이 5억 9천만분의 1"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구가 생겼다가 멸망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일어나기 힘든 우연한 사실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결국 특검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참정권 박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전국 재선거밖에 없다"며 사전투표 폐지까지 요구했다.

실제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상 인천시장 선거 관내 사전투표에서 송도1동과 송도2동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 득표수는 각각 3030표,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 득표수는 각각 1440표로 같았다.

그러나 두 동의 전체 투표 결과가 같았던 건 아니다. 송도1동과 송도2동의 선거인수는 각각 4548명과 4540명으로 달랐고, 개혁신당 이기붕 후보 득표수도 61표와 47표로 차이가 있었다. 무효표와 기권표 역시 각각 달랐다.

6·3지방선거 개표작업. 연합뉴스6·3지방선거 개표작업. 연합뉴스
개표 경로도 별도였다. 인천시선관위는 송도1동 관내사전투표함은 제11반 투표지분류기 및 심사·집계부를, 송도2동 관내사전투표함은 제4반 투표지분류기 및 심사·집계부를 거쳤다고 밝혔다. 두 투표함이 개표소 도착 이후 서로 다른 장비와 인력을 통해 독립적으로 집계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선관위가 공개한 개표상황표를 보면, 두 동의 1차 분류 결과도 차이가 있었다. 송도1동은 투표지분류기 1차 분류에서 박 후보 3016표, 유 후보 1427표였고, 송도2동은 박 후보 3011표, 유 후보 1429표였다.

이후 재확인 대상 투표지를 심사·집계부가 육안으로 확인하고 수작업으로 합산하는 과정에서 최종 득표수가 우연히 같아졌다는 게 선관위 설명이다.

장 대표 주장은 통계학에서 흔히 지적하는 '사후 선택의 오류'에 해당한다. 송도1동과 송도2동이라는 특정한 두 지역만 놓고 보면 이례적인 결과로 보일 수 있지만, 선거가 끝난 뒤 전국의 수많은 읍·면·동과 후보별 득표수, 사전투표·본투표 결과를 비교하면 어딘가에서 보기 드문 숫자 조합이 발견될 가능성은 커진다.

실제 송도1동 득표비율을 기준으로 송도2동 규모에서 박 후보 3030표, 유 후보 1440표가 동시에 나올 확률을 단순 계산하면 약 0.04%, 즉 2478분의 1 수준으로 추산된다.

낮은 확률이지만, 비교 대상을 전국으로 넓히면 의미는 달라진다. 전국 읍·면·동이 3500여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 인접 지역쌍을 3500쌍으로만 가정해도 기대되는 일치 사례는 약 1.4건이다. 비교쌍을 1만쌍으로 넓히면 기대값은 약 4건으로 늘어난다.

특정 지역에서 특정 숫자가 나올 확률만 떼어내 "극히 희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국 단위의 방대한 비교 대상 가운데 눈에 띄는 사례를 사후적으로 골라낸 효과를 반영하지 못한다. 비교 대상이 늘어날수록 희한한 일치 사례가 나올 기대값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5일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 과천=박종민 기자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5일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 과천=박종민 기자
투표용지 부족 사태 자체는 선관위의 중대한 관리 실패다. 실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가 지연되거나 중단됐고, 추가 투표용지 이송 과정의 적정성도 검증 대상이다. 참정권 침해 여부와 선거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 규명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 추궁과, 단순 득표수 일치를 근거로 한 재선거·사전투표 폐지 주장은 별개의 문제다. 선관위에 대한 불신을 틈타 공당 대표가 통계 착시에 가까운 사례를 선거 부정의 근거처럼 확산시키는 건 정치적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인천시선관위는 "확률적으로 희박하다는 이유만으로 각기 다른 장비와 인력을 통해 집계된 투표 결과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확산하는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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